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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고양이의 마을로 구경 오세요

동반북스 ‘그레이스 J’ 작가 전시회

 

'고양이 도서관' ⓒ그레이스  J

 

[노트펫] 일전에 어느 일러스트레이터로부터 고양이는 그리기 좋은 피사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쫑긋한 귀 두 개와 코 양 옆으로 뻗은 긴 수염, 그리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매력적인 꼬리만 달려 있어도 고양이의 특징이 명료하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양이를 자세히 지켜보면 고양이 특유의 유연한 움직임이나 독특한 자세 같은 것들이야말로 ‘고양이다움’을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레이스 J’ 작가의 그림은 그래서 애묘인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것이 아닐까? 그림 속 고양이들은 사람처럼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무엇보다 고양이답게 살아 있다.

 

반려동물 전문서점 동반북스에서 오는 30일까지 그레이스J 작가의 전시회가 진행된다. 신간 <색칠해보라냥> 출간과 동시에 진행되는 전시회다.

 

삼촌과 책읽기 ⓒ그레이스 J


<색칠해보라냥>은 고양이 마을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컬러링북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마치 여행하듯 고양이들의 일상 구석구석을 엿볼 수 있다. 선선한 가을바람 맞으며 발걸음 가볍게 동화 속으로 걸어가, 고양이들의 공간을 슬쩍 엿보고 오면 어떨까.

 

그레이스 J를 만나봤다.


Q: 언제부터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하셨나요?

 

A: '수인콜라보' 라는 곳에서 컬러링 도안을 그리게 되면서부터였어요. 그때 처음 ‘Grace J’라는 이름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발라당 누워서 놀고 있는 저희 집 고양이를 떠올리며 그리게 된 것이 지금까지 쭈욱 이어졌죠.


Q: 고양이들이 사람처럼 다양한 공간에서 활동하는 그림이 많아요.

 

A: ‘고양이의 공간’ 시리즈는 사실 정말 울적한 기분에서 시작되었어요. 그때는 저에게 작가로서 특별한 개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시기이기도 했어요.

 

어느 날은 책상 앞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아무런 생각도 말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보자!’라는 생각이 스쳤고, 말이 안 되더라도 그냥 그려보자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완성한 그림이 ‘고양이 도서관’이에요.

 

목재로 둘러싸인 편안한 공간, 초록 식물들, 그리고 맘껏 책을 꺼내 읽는 고양이들을 그리면서 마음이 너무 편하고 즐거웠어요.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두 번째, 세 번째 공간을 그리고 그 안에 채워지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그리는 재미에 빠졌지요.

 

사람이 없는 공간에서 고양이들만 남겨져 있고, 그들이 마치 사람인 듯 사람흉내를 내고 있다면 얼마나 귀엽고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리던 것이 ‘고양이의 공간’ 시리즈가 되었어요.

 

'숲속의 고양이들' ⓒ그레이스 J

 

Q: 그림 속에서 고양이의 삼촌으로 호랑이가 등장하기도 해요. 이 콘셉트는 어떻게 나오게 된 건가요?

 

A: 아마 고양잇과 동물을 보면 큰 고양이 같다는 생각이 드는 점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어느 날 고양이 집에 사촌 형이 놀러왔는데 그 형이 호랑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나름 설득력도 있고 재미있는 관계가 될 것 같았죠. 특히 무서운 맹수 호랑이가 고양이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약한 삼촌이라면 더 따뜻하고 재미있는 캐릭터가 될 것 같아서, 사촌 형에서 삼촌으로 캐릭터가 바뀌게 되었어요.


Q: 고양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A: 고양이는 정말 사람을 홀릴 만큼 예쁜 얼굴이지만, 사실 몸통의 모양이나 몸짓 하나하나도 놓치기 아까울 만큼 정말 사랑스러워요. 가끔 고양이들이 사람처럼 움직일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그 순간을 그림으로 그려서라도 꼭 소유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그 모습에 빵 터질 때도 있고, 또 감질맛이 나서 더 자꾸자꾸 보고 싶고요.

 

그래서 제 그림 속에는 사람처럼 과자를 먹으며 빈둥거리거나, 두 발로 서 있거나, 앉아서 책 읽는 모습이 자주 등장해요. 다만 완전히 의인화하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의 특징을 살리려고 해요. 사람과 고양이 사이에서 적절하게 ‘고양이다움’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Q: 작가님의 그림은 수채화가 많은 것 같아요. 수채 색감의 매력이 뭔가요?

 

A: 수채 물감은 물의 양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맑은 색감을 낼 수도, 중후한 색감을 낼 수도 있어요. 다양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고, 현재로서는 제가 가장 다루기 쉽고 친숙한 재료이기도 해요. 하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수채화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해보고 싶어요.

 

Q: 작가님의 고양이 그림의 모델이 되기도 했을 반려묘들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남매 고양이 두 녀석이 있어요. 이름은 마오와 미오예요. 새끼 고양이일 적부터 2년 정도 살붙이고 정붙이며 살다가 제가 결혼하면서 부모님 집을 떠나오게 됐어요. 결혼생활이 즐겁고 재밌었지만 마오미오앓이도 컸어요, 너무 보고 싶었거든요.

 

고양이 그림을 처음 시작한 것도 요 녀석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어요. 만약 마오와 미오가 없었다면 고양이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원래 고양이를 무서워했거든요.

 

마오, 미오를 만나며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180도 바뀌었고 고양이에 별로 관심 없어 하던 저희 신랑도 전염(?)이 되었는지 그만 고양이에 흠뻑 빠져버렸답니다.

 

고양이들이 저보다 저희 부모님을 더 좋아해서 지금은 함께 사는 걸 미루고 있지만, 요즘엔 주말마다 마오미오를 만나러 가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Q: 이번에 반려동물 서점 ‘동반북스’에서 전시회가 열리잖아요. 혹 작품 중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것이 있다면요?

 

A: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고르지 못할 만큼 다 너무 좋아하는 그림들이에요. 그림 속의 고양이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이지만, 제 고양이들과 보냈던 추억 중 가장 빛나는 시간들을 담았거든요.

 

그래도 하나를 굳이 말하자면 <숲 속의 고양이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연 속에서 편히 쉬는 모습 때문에요.

 

실제로는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지만 푸른 자연 속에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볼 때면 고양이들이 더 빛나는 것 같아요. 안전이 보장만 된다면 고양이들과 같이 숲속에서 뛰어 놀고 싶어요.

 

Q: 이번에 신간 <색칠해보라냥>이 나오기도 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A: 컬러링북 <색칠해보라냥>에는 고양이들만의 천국을 담고 싶었어요. 괴롭히는 사람도, 배고픔도, 아픔도, 슬픔도 없는 곳이요. 평화로운 일상을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에 함께 공감하며 나만의 ‘고양이 마을’을 만들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출간과 함께 앞으로도 ‘별글’ 출판사와 다양한 작업을 계획하고 있어요. 그림을 그리면서 가장 행복할 때는 저의 만족감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계실 때예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박은지 객원기자sogon_ab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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