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레이나~"
오후 햇살이 따사롭던 지난 16일, 경기 일산의 한 카페 안은 고양이를 부르는 소리로 가득 차고 있었습니다.
바로 일산 캣맘들의 사랑방으로 통하는 '실버라이닝 커피로스터스'입니다.
이곳은 여느 캣카페처럼 고양이를 보러 오라는 의미로 만든 카페라기보다 카페를 연 후 고양이가 들어온 경우에 속합니다.
고양이가 머무는 공간과 커피를 마시는 테이블이 분리돼 있기도 하거니와 이곳의 고양이들은 주인장이 구조한 유기묘로 입양을 기다리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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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이 지금 테이블 공간으로 나와 있는데 괜찮으세요?"
고양이들이 고양이방에서 나와 있을 때면 주인 분이 이렇게 묻습니다. "좋죠"라고 외치며 눈을 반짝이면서 입장!
앗! 카페로 들어가자마자 환한 기분, 두 벽면이 큰 창이라 실제 공간보다 넓고 환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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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냥, 왔으면 앉으라냥" |
테이블 위에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녀석, '나비'입니다.
질투심이 많아서 다른 아이들 이름을 불러도 대신 대답을 하고, 다른 아이들을 쓰다듬으려고 하면 어디선가 쏜살같이 달려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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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만 긁으라고 했냥!! 더 하라냥" |
자리를 잡고 앉으니 의자 밑으로 스멀스멀 다가오는 녀석, '레이나'입니다.
다가와 부비부비를 하길래 여기저기 만지니 배까지 홀라당 보여줍니다. 만지기를 멈추니 자꾸 고개를 돌려 쳐다봅니다 "왜 더 안 긁냥?"
사실 음료를 시키면서 좀 놀랬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 2500원. 여느 펫카페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고양이를 구경하러 오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입장료'라는 개념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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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할 것이다" |
카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고양이방에 가 보았습니다. 입장 전 유의사항에 따라 손 세척 후 신발을 벗고요.
한가로이 낮잠을 자는 녀석, 인기척에 눈을 한 번 뜨더니 대수롭지 않게 다시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음, 여긴 한 마리만 있나 보네' 하고 나가려던 찰나,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찌릿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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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찾으셨나요? 네, 맨 위에 완벽한 위장술을 뽐내는 '라파엘'.
입양 후 입양자 분이 해외 출장을 가 잠시 이곳에 와 있는 녀석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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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닝 커피로스터스에서는 이달 말일까지 이건학 작가의 '고양이 피규어 전시회'가 열리는데요.
생생한 고양이 포즈를 그대로 포착한 아기자기한 피규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
피규어를 구입하거나 직접 만들 수도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카페(031-907-4927)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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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간지럽다냥, 긁적긁적" |
물론 우리의 고양이들은 이것이 피규어인지 알지 못한 채 목 긁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지만요^^;; (꼬리로 자꾸 쳐서 피규어들이 쓰러지기도 하지만 세워주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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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라냥, 난 식빵 굽고 있겠다" |
고양이들과 보내는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카페 실버라이닝 커피 로스터스.
유기묘에 관심이 있다면, 햇살 좋은 오후를 고양이처럼 보내고 싶다면 이곳에서의 한나절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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