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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도 손사레 친 하수구 아기고양이, 따뜻한 마음들이 구했다

지난 8일 서울 관악구 장군봉 약수터 근처의 한 하수구.

 

하수구에 빠진 새끼고양이가 하루 종일 울어댄 게 벌써 나흘째.

 

몸집이 작은 새끼고양이가 하수구 덮개 사이로 빠진 뒤 하수구와 연결된 배수관 속으로 들어가 잘 보이지도 않았다.

 

시간이 꽤 흐른 탓에 우는 소리는 점점 가늘어져 갔다.

 

그 장소가 바로 집앞이라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을 지켜봐야 했던 A씨의 마음 역시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119구조대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대원들도 난색을 표시했다.

 

구조대원이 새끼고양이가 타고 올라올 수 있도록 1미터가 넘는 나뭇가지를 넣어 봤지만 나뭇가지는 뚝 떨어졌다. 그만큼 깊이가 깊었다.

 

119구조대원들 역시 새끼고양이를 구조하고 싶지만 입구가 좁아 들어갈 수도 없었고, 다른 구조 건이 있는데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었다.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하는 순간에 A씨는 SNS에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길고양이 구조 관련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었다.

 

모습은 보이지 않고, 끊임없이 야옹야옹 울어대는 새끼고양이의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게시했다. 게시하자마자 상황을 묻는 질문과 함께 구조 아이디어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바닥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수건을 여러 장 묶어 내려 보내 고양이가 타고 올라올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새끼고양이가 수건을 잡으면 끌어 올릴 수도 있는 아이디어였다.

 

A씨는 이 의견을 따라 샤워 수건 3장을 엮어 하수구 안에 매달아 놓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여기까지 불과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먹을 것을 내려 보내는 게 좋겠다' '하수구에 들어갈 수 있는 소형 통덫을 설치하는게 좋겠다' '포기하지 말아달라' 등 응원의 댓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새끼고양이가 수건을 타고 올라올지 확신할 수 없었던 상황. 2시간 여만에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인기척을 느끼면 움직이지 않을까봐 자리를 피해줬던 틈에 어느새 울음소리가 멈춰 있었다.

 

A씨는 그 현장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현장에서 새끼고양이를 함께 구조하려 애쓰던 아주머니로부터 근처에 살던, 새끼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던 고양이가 새끼고양이를 핥아주고 있는 것을 봤다는 소식을 들었다.

 

A씨는 기쁜 마음에 수건을 치우고, 또다시 빠지는 일이 없도록 철사로 배수구 덮개를 촘촘히 만들었다.

 

A씨는 "새끼고양이 사진을 올릴 수 있었음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며 "모두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구조에 힘을 더한 이들 역시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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