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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고양이학교' 논란...보호시설인가 관광지인가

통영 '고양이학교' 논란...보호시설인가 관광지인가
사진=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이하)

 

[노트펫] 경남 통영시 용호도에 위치한 '고양이보호분양센터'(이하 고양이학교)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년 가까이 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고양이탐정 옥탐정TV'(이하 옥탐정)와 통영시 농축산과 동물복지팀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내 최초의 공공형 고양이보호분양센터

 

2023년 9월 6일 개소한 고양이학교는 국내 최초로 섬마을 폐교를 활용해 지어진 공공형 길고양이 보호·입양 시설이다. 이곳은 2020년 경상남도 주민참여예산 공모사업에 선정돼 통영시 예산 2억5천만원과 주민 참여 예산 1억5천만원을 들여 리모델링됐다.

 

통영시 관계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자생할 수 없는 고양이들을 비롯해 길고양이들을 구조하고 입양 보낼 목적으로 설립됐다. 자체 운영 지침과 조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영 '고양이학교' 논란...보호시설인가 관광지인가

 

2년 가까이 이어진 문제 제기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고 고양이 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 옥탐정은 2024년 1월 처음으로 고양이학교에 방문했다. 방문 당시를 기록한 영상에는 고양이에게 소리를 지르며,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관리자의 모습이 논란을 낳았다.

 

 

옥탐정은 고양이학교가 고양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개체관리가 되지 않고, 전문적인 돌봄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통영시청 담당공무원들을 찾아 개선점을 전달하고 매월 2회씩 용호도에 봉사를 다니며 노력했지만, 고양이학교 관계자들은 심각한 문제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양이학교가 "일본, 대만 등의 고양이섬을 따라 해 용호도를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고양이를 이용한 시설"이라며 "오로지 관광을 위한 홍보, 축제, 행사, 콘서트에 주력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의 후기와 언론 보도

 

필자는 전부터 이 논란을 들은 바 있지만,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에는 실제 고양이학교를 방문한 사람들의 긍정적인 후기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옥탐정과 시민들의 지속적인 봉사활동이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통영 '고양이학교' 논란...보호시설인가 관광지인가

 

옥탐정의 영상은 1년이 넘게 지나서야 제대로 의혹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한국고양이수의사회가 고양이학교와 업무 협약을 맺은 것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월드 신문에서는 기자가 직접 고양이학교에 방문하기도 했다. (비전문가들이 고양이 죽였다?… 논란의 통영 ‘고양이학교’ 가보니) 지난 7월 말 고양이학교에서 사망한 '창동이'가 언급됐고, 기자가 "고양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전문성이 부족한 면도 곳곳에서 발견됐다"며 실태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고양이학교의 운영 방식

 

우선 고양이학교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알아야 했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는 고양이보호분양센터와 통영시동물보호센터가 통영시의 동물보호센터로 등록되어 있다. 즉, 지역의 유기동물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시보호소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통영 '고양이학교' 논란...보호시설인가 관광지인가

 

통영 '고양이학교' 논란...보호시설인가 관광지인가

 

시보호소에서 보호 개체가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면 센터 운영에 큰 결함이 있는 것이다. 이에 통영시 관계자에게 고양이학교의 입소 절차를 물어보았다.

 

설명에 따르면, 구조된 고양이는 우선 통영시 광도면에 위치한 통영시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해 고양이학교에 가도 될지 1~2개월간 수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관계자는 창동이가 "지난 6월 생후 2개월 시점에 구조됐고 수의사 판단 아래 고양이학교로 보내졌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창동이는 2층에 격리되고, 정기 점검을 온 수의사의 판단 하에 1층으로 합사가 이뤄졌다. 그리고 7월 말 창동이는 세상을 떠났다.

 

통영 '고양이학교' 논란...보호시설인가 관광지인가

 

관계자는 "수의사가 고양이가 어릴 때 아픈 것이 있었기 때문에 돌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며, 또한 전날 옥탐정이 창동이를 만지고 먹이를 준 것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창동이는 어떻게 죽었나

 

하지만 옥탐정의 이야기는 다르다. 옥탐정은 "방문 당시 2층에 창동이까지 7마리의 형제 고양이들이 격리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중 창동이는 유독 힘이 약하고 덩치가 작았는데, 관리자가 단 2개의 그릇에 사료를 부어주니 형제들 사이 먹이 경쟁에서 밀려 점점 말라갔다는 것이다.

 

또한 옥탐정은 당시 어린 고양이들을 위한 키튼 사료가 없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공무원이 '전 연령용' 사료를 먹여도 된다고 했지만 전 연령용 사료는 1살 이상 고양이를 뜻하는 성묘용 사료다. 고양이들이 배가 고프니 크고 딱딱한 성묘용 사료도 먹었겠지만 창동이는 더 먹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차례 방문 때마다 창동이는 몰라보게 말라갔다. 성장기 3~4개월령 고양이가 체중이 줄어간다는 것은 심각한 징후다. 옥탐정은 "마지막으로 창동이를 봤을 때 뼈만 남아 있는 수준이었다. 멋대로 구조해 갈 순 없으니, 관리자에게 주사기를 사용해 밥을 먹이는 방법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이학교는 제 기능을 하고 있는가

 

우선 몸이 약한 생후 2개월 고양이가 보호 시설을 옮기고 다른 성묘들과 합사가 가능하다고 수의사가 판단하기까지 단 2개월이 걸린 것은 의문이다. 또한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어린 고양이의 합사 결정이 그렇게 빠르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도 알 것이다.

 

옥탐정에 따르면, 식당에서 외부인들이 에어컨을 차갑게 틀어놓고 아픈 창동이에게 츄르를 줘서 관리자가 황급히 말리는 일도 발생했다.

 

동물보호소는 보호 동물들이 가족을 찾을 때까지 최대한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많은 보호소는 높은 유기동물 발생률과 부족한 인프라 때문에 제기능을 못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통영시는 작년 기준 연간 전체 구조동물수가 238마리(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기준) 수준으로 600㎡ 규모의 2층 직영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옥탐정은 "고양이학교는 일반 지자체 보호소와는 설립 목적부터 성격이 다르다. 길 위의 위태로운 고양이들을 구조해 치료, 보호해 제2의 행복한 묘생을 살 수 있도록 만든 곳이 고양이학교"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어떤 체계적인 돌봄시스템도 없고 가이드라인도 없이 무분별한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예민하고 소음에 취약한 고양이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전염병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통영 '고양이학교' 논란...보호시설인가 관광지인가

 

보호소도 관광지도 아닌 곳

 

고양이 집사들이 고양이학교의 설립을 긍정적으로 본 것은 '고양이만을 위한 보호시설'이었기 때문이다. 관광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의 목적이 있다고 해도, 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적절한 보호를 통해 고양이들이 입양 갈 기회가 생긴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제기되는 의혹들을 보면 고양이학교가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동물 보호의 가치가 훼손된다면, 지자체가 주장하는 "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는 섬 공동체"라는 지역 정체성도 희미해진다.

 

옥탐정은 "고양이학교라면 고양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지만, 관광객들은 그저 동물원의 귀여운 동물을 구경하러 오듯이 방문해 방송세트 같은 시설만 보고 그 안의 고통받는 고양이는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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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댓글 2건

  •  happy**** 2025/08/14 13:28:37
    통영 고양이학교의 참상과 비극은 기사에 제대로 실리지가 않았지만 이렇게 문제를 들여다보고 기사써주신 기자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2여년동안 옥탐정님이 그렇게 갖은 노력을 했지만 학교안의 고양이들은 굶주려 아프고 치료조차 안되어 별이 된 아이들이 수도없이 많습니다. 지자체 보호소의 가장 기본인 개체수관리가 안되고있다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애들이 별이 되었는지 실종되었는지는 솔직히 그들도 아무도 모를겁니다. 실종되어도 모르고있다 탐정님이 직접 찾아 데려다주었고 학교에서 아파도 치료조차 안되어 보호소로 쫓겨나 죽어가던 6아이들을 탐정님이 직접 구조하고 치료해 입양했지만 고마워하긴 커녕 여전히 그들은 잘못을 인정안합니다. 더군다나 지속적으로 민원인들과 섬주민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거짓을 얘기해서 탐정님과 섬주민들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며 자신들의 잘못은 뒤로 숨기기에 급급합니다. 그리고 어린 창동이의 죽음을 이제는 탐정님에게 덮혀씌우려하다니요. 그토록 창동이가 위험하다고 얘기를 할때는 들은체도 안하고 얼마전 스포츠월드기자의 취재에는 할만큼 했고 수의사도 잘모른다고 하더니 며칠동안 다시 머리를 맞대고 입을 맞췄나봅니다.

    답글 14

  •  happy**** 2025/08/14 13:28:55
    그들은 개선의 의지조차 없고 이젠 기대할만한 희망도 없습니다. 지금 이렇게라도 기사화되는때가 마지막 기회입니다. 고양이학교와 섬고양이들은 오늘도 고통받고 굶주리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제발 외면하지말아주세요

    답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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