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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동물심장수술팀, 개 감염성 심내막염 수술 성공..."세계 최초 사례"

ⓒ노트펫
사진=넬동물의료재단 제공(이하)

 

[노트펫] 넬동물의료재단의 심장수술팀이 개 감염성 심내막염에 대한 수술적 치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15일 넬동물의료재단에 따르면, 수술을 집도한 심장수술팀은 기존 내과적 치료에도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중증 환자에게 심폐체외순환(CPB)을 이용한 판막 절제 및 재건 수술을 시행,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번 수술은 퇴행성 변화로 인해 손상된 승모판막을 재건하고, 이후 기회감염이 발생한 상태에서도 두 번째 수술을 통해 판막 기능을 회복시켰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례라는 게 넬동물의료재단의 설명이다.

 

감염성 심내막염은 심장 내막, 특히 판막에 세균이나 진균 등 미생물이 감염돼 염증과 함께 '베지테이션(Vegetation)'이라 불리는 덩어리가 형성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개에서는 드물게 발생하지만, 일단 발병하면 혈액 내 세균이 심장 판막에 정착해 판막을 손상시키고 심장 기능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넬동물의료재단
단백소실성장병증(PLE)을 앓고 있는 8세 스피츠

 

수술을 받은 환자(환견)는 8세 스피츠(6.2kg)로, 단백소실성장병증(PLE) 진단 이후 오랜 기간 투병해 왔다. 반복되는 위장관 증상으로 인해 타 병원에서 수년간 반복적인 항생제 치료를 받아온 이력도 있다.

 

ⓒ노트펫
란색 원 안에 빠른 속도로 심각하게 변성된 승모판막과 증식한 베지테이션을 확인. 혈액 배양과 심장초음파를 통해 감염성 심내막염을 확진했다.
 

이에 수술을 앞둔 의료진은 고민에 빠졌다. PLE는 혈전 위험성을 증가시켜 일반적으로 개심 수술의 금기사항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심부전이 진행된 상태였기에 수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1차 수술에서는 점액종성 변화로 변성된 판막을 재건해 역류를 현저히 개선했고, 이후 약물 없이 안정적인 회복을 보였다.

 

ⓒ넬동물의료재단
재수술 직전 감염으로 파괴돼 짧아진 판막과 심각한 승모판막 역류

 

하지만 수술 약 4주 후 판막에 세균 감염이 발생했다. 정밀 검사 결과 다제내성균인 엔테로코커스 페시움(Enterococcus faecium)에 의한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확인됐다.

 

원인으로는 장기 항생제 치료와 장염으로 인한 장벽 손상이 지목됐다. 의료진은 6주간 정맥 항생제 치료로 감염을 통제했지만, 판막 구조 손상이 심각해 재수술이 결정됐다.

 

2차 수술에서는 감염으로 짧아진 승모판막 전엽을 소 심낭 패치로 연장하고 재건하는 전엽 패치 증강술(anterior mitral valve leaflet patch augmentation)을 적용했다. 이는 사람의 심장 수술에서 활용되는 고난도 기법으로, 개에게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넬동물의료재단
재수술 후 기능이 복원된 판막의 모습

 

9시간에 걸친 수술 이후 환자는 모든 심장약과 이뇨제를 중단할 수 있었다. 재수술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기절 증상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감염성 심내막염을 앓은 개의 평균 생존 기간이 약 70일인 점을 고려할 때, 발병 후 10개월 이상 생존하며 호전 중인 이번 사례는 수술적 치료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는 게 넬동물의료재단의 평가다.

 

ⓒ넬동물의료재단
감염성 심내막염 수술을 집도한 엄태흠 수의사

 

수술을 집도한 엄태흠 넬동물의료재단 원장은 "이번 사례는 기존에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개 감염성 심내막염에 대해 외과적 치료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첫 사례"라며 "향후 경과를 계속 관찰하며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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