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한 동물단체가 강아지를 해외로 입양 보내기 위해 나이를 많게 속인 것이 적발돼 검역본부가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SBS 프로그램 TV동물농장 '리트리버 바다의 캐나다 입양기'에는 A동물단체가 강아지 '바다'를 해외로 입양 보내는 과정이 소개됐다. 그런데 바다의 나이가 3개월 미만이었던 것이 뒤늦게 밝혀져 문제가 됐다.
A단체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단체는 지난 3월 20일 임신한 래브라도 리트리버 '다다'를 구조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바다를 비롯해 총 10마리의 새끼 강아지가 태어났다.

지난 5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바다의 출국일은 6월 2일이다. 보통 항공사는 생후 3개월 미만 강아지를 화물칸에 태울 수 없으므로, 단체가 일부러 바다의 나이를 많게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단체는 SNS에 해명문을 올려 "입양자가 바다를 가능한 한 빨리 만나게 하려고 서류상 바다의 출생일을 실제보다 앞당겨 기재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바다의 예방접종 및 건강증명서를 발급한 동물병원은 증명서 발급 당시 강아지를 직접 진료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예방접종 및 건강증명서를 발급한 동물병원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고, 직접 진료하지 않고 증명서를 발급한 것에 대해 수의사법 위반을 확인했다"며 "관할 기관인 이천시청에 행정처분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역본부는 곧 A단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바다는 생후 3개월이 지나고 받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받지 않고 해외로 출국했거나, 너무 이른 시기에 예방접종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 여파로 유기견 해외 입양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희태 동물보호활동가는 "동물이 해외에서 입국할 때 예방접종이나 나이, 서류와 관련된 문제가 있으면 별도의 장소에서 계류 검역을 받게 된다. 특히 동물 입국이 까다로운 나라는 서류에 의심스러운 점이 보이면 동물을 계류 시설에 계속 머물게 하기도 한다"며 "주변에서도 '이러다 해외 입양 심사가 더 까다로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후 3개월 미만 강아지의 해외 입양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직접 해외 입양을 보낸 동물 중 80% 이상이 국내에서 입양되기 어려운 대형견, 진도믹스견이었다"며 상대적으로 국내 입양 확률이 높은 어린 동물을 굳이 해외로 입양 보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3개월 미만 강아지의 출입국이 제한되는 주된 이유는 광견병 예방 접종과 면역력 문제 때문이다. 이 시기의 강아지는 아직 광견병 백신을 접종할 수 없고, 면역 체계도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각종 전염병에 취약하며 감염병을 전파할 위험도 크다. 특히 광견병은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광견병 예방 접종을 완료하고 일정 기간이 경과된 반려동물의 출입국을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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