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밀렵꾼에게 부모를 잃고 불법 거래로 팔려졌던 고아 침팬지가 자신을 구조해 준 사람을 보자 뜨거운 포옹을 했다고 2일(현지 시각) 미국동물매체 더도도가 보도했다.
'시트론(Citron)'이라는 이름의 침팬지는 아프리카 숲에서 갓 태어났을 무렵, 밀렵꾼들에게 부모를 잃었다. 그것도 모자라 밀렵꾼들은 시트론을 잡아 불법 야생동물 거래로 팔아넘겼다.

하지만 시트론은 그 슬픈 운명을 피해 살아남은 운 좋은 동물 중 하나였다. 카메론에 기반을 둔 고아 침팬지 보호 단체인 파파예 인터내셔널(Papaye International)에서 녀석을 구조했기 때문이다.
파파예 인터내셔널은 카메룬 해안 지방에 있는 두알라 에데아 자연공원 내 섬 보호구역에서 침팬지들을 보호하는 단체이다.

단체의 회장인 메릴린 폰스 리펫은 더도도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저희는 34마리의 침팬지를 돌보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시트론은 다른 침팬지들처럼 슬픈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라며 "녀석은 다치고 겁에 질린 채 슬픈 모습으로 보호구역에 도착했습니다"고 설명했다.
시트론이 처음 도착했을 때, 녀석은 피스턴이라는 보호사로부터 보살핌을 받게 됐다. 그리고 그의 애정 덕분에 조금씩 상처를 극복해 가며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리펫은 "피스턴은 우리 중 가장 나이 많은 보호사"라며 "침팬지들이 처음 도착한 날부터 오늘날까지 모든 침팬지들을 다 알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트론은 자신을 보살펴주고 존엄한 삶과 평온한 미래를 찾을 수 있게 해준 피스턴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시트론은 섬 보호구역에서 다른 침팬지들과 어울려 살며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피스턴과 녀석의 인연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피스턴은 침팬지들이 건강하고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가끔 섬에 와 먹이를 챙겨준다고. 하지만 시트론에게 이 순간은 단지 간식을 받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데.


단체가 최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한 영상 속에는 섬을 방문한 피스턴을 반갑게 맞아주는 시트론의 모습이 담겼다.
바나나를 들고 있는 피스턴을 보자 가까이 다가온 시트론. 그가 주는 바나나를 하나 챙기더니 그를 와락 끌어안는데.


한 번으로는 부족했던지 몇 번이고 진한 포옹을 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리펫은 "시트론의 미소는 복종의 미소가 아니라 인간 친구를 껴안는 진정한 기쁨의 미소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모가 없는 아기 침팬지가 홀로 살아남는 건 몹시 어려운 일이라고. 시트론은 그런 자신을 피스턴의 구해줬다는 아는 것 같다는데.

리펫은 "침팬지는 인간과 DNA의 98%를 공유하며, 이 영상에서 우리는 침팬지의 행동이 인간과 얼마나 유사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라며 "지능, 감수성, 공감 능력은 인류의 특권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밀렵, 거래, 살생을 일삼는 인류의 한 부분이 침팬지의 가족과 자유를 빼앗아 갔습니다"라며 "그리고 같은 인류의 또 다른 부분은 침팬지들을 구해내고, 보호하고, 사랑하며 우리의 안식처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줍니다"라고 덧붙였다.
회원 댓글 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