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휴가 나온 현역 군인 2명과 민간인 20대 남성이 새벽에 몰래 사유지에 들어가 반려견들에게 비비탄총을 쏘는 만행을 저질러 결국 1마리가 숨지고 말았다.
이 사건을 처음 제보받은 사단법인 한국동물구조복지협회의 박주현 이사는 본지와 통화를 통해 상황을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경남 거제의 한 식당이었다. 이곳의 1층 식당 앞 마당에는 반려견 4마리가 있었고, 주인 어머님은 2층에서 주무시고 계셨다.

박주현 이사는 "개들은 환경이 좋은 식당 마당에서 지내면서 손님들과 매우 사이가 좋았다. 일부러 개들을 보러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세 남성은 지난 8일 새벽 1시경 몰래 마당에 들어와 반려견들에게 비비탄 수백 발을 난사했다. 이들은 1시간 넘게 마당을 돌아다니며 돌을 던지고 비비탄을 발사했다.



주인 어머님의 자녀에 따르면 CCTV에는 가해자가 가까이서 발로 반려견을 차는 장면도 기록됐다.
또한 식당 옆 펜션에서 묵던 가해자 일행이 사건 전날 낮은 돌담 위에 올라 20~30초가량 개들을 유심히 쳐다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침이 돼서야 개들을 발견한 어머님은 급히 경비업체를 부르고 병원을 찾아봤지만, 지방에서 주말에 여는 동물병원은 거의 없었다. 겨우 24시간 병원을 찾아 상태가 심한 7살 잭 러셀 테리어 '솜솜이'를 이송했지만, 결국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다른 개들은 트라우마가 너무 심해 병원에서도 강제로 입원시키지 말자고 할 정도였다. 그나마 조금 진정이 돼서 지난 16일이 되어서야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개들의 상태는 심각했다. 뒷다리를 질질 끌며 잇몸이 붓고 이가 빠졌다. 목에는 피멍이 들어 있었고, 등에는 총상으로 인한 발적이 생겼다. 결막 궤양 진행도 의심됐다.


사람을 좋아하던 모습은 어디 가고, 지금은 사람이 가까이 가기만 해도 거부하는 모습이다. 특히, 선천적으로 청각장애가 있는 '매화'는 손을 대거나 약을 먹이려고 하면 물어댔다.

박주현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휴가를 나온 해병대 소속 군인 2명과 민간인 1명이다. 민간인은 군인 1명과 형제 관계라고 전했다.
한국동물구조복지협회는 학대 관련 사건에 대해 힘을 합치고 있는 비글구조네트워크와 연계해 언론사에 이 사건을 제보했다.
그런데 어제(17일) 수상한 일이 벌어졌다. 거제 식당 앞에 누군가 차를 타고 와 사진을 찍고 있다고 손님이 알려준 것이다.
자녀가 나가서 왜 사진을 찍느냐고 물어보니, 해당 인물은 무고죄로 고발하겠다며 "가만히 안 둔다. 너네들 다 죽었어. 죽여버릴 거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연락을 받은 협회 측은 급히 거제로 향했고, 경찰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경찰이 CCTV로 차적 조회를 해 연락해 보니 "해병대에 자꾸 전화를 해서 찾아갔다"는 답을 들었다.
가해자들은 술을 마신 뒤 개에게 다가갔다가 손을 물려 화가 나 위협사격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주현 이사는 "CCTV에 모두 기록된 상태"라며 현재 피해자 조사가 이뤄졌고, 내일(19일) 민간인 1명에 대해 경찰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해자들이 사용한 '비비탄총'이 어린이 완구인지, 모의총포에 해당하는 에어소프트건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법상 운동에너지 0.2J을 초과하는 발사체는 '모의총포'로 간주하며, 정당한 목적에 사용되도록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경찰은 동물보호법 위반,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현역 군인은 군형법에 따라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적용될 수 있다.
회원 댓글 1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