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자주 방문하는 배송 지역에서 무섭게 짖는 풍산개를 달랠 방법을 찾아낸 배달 기사의 사연이 훈훈함을 자아냅니다.
배송 업무를 하고 있는 오 씨는 지난달부터 담당 지역이 바뀌면서 특별한 일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오 씨가 새로 배정받은 곳은 주로 공장이나 전원주택이 많은 곳이었는데요. 아무것도 모르고 한 집에 배송하러 갔다가 오 씨는 '심장이 떨어지는' 일을 겪었습니다.

바로 그 집에는 풍산개 한 마리가 있었던 것인데요. 낯선 사람이 집 앞으로 다가오자, 귀청이 떨어지라 짖어댄 것입니다.
본지와 연락에서 오 씨는 "그 뒤로 너무 놀라서 귀를 막으며 다니기도 하고 살금살금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오 씨는 이 강아지가 언젠가 자신도 반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오 씨가 생각해 낸 방법은 바로 '맛있는 간식'이었습니다. 물론 모르는 강아지에게 간식을 줄 때는 건강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간식 훈련 중일 수도 있으니,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요. 오 씨도 사전에 주인에게 허락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오 씨가 가까이 오자 개집에서 나와 짖기 시작한 녀석. 그런데 오 씨가 손으로 간식을 꺼내자 예상치 못했다는 듯 강아지도 멈칫하는데요. 여전히 경계는 하지만 침이 고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간식을 던져주니 일단 받아먹는 모습이군요. 효과가 있었던 걸까요? 그 뒤로 오 씨가 방문할 때마다 간식을 줬더니 조금은 얌전해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주인아주머니와 이야기해 보니 녀석의 이름은 '짱이'였고, 10년째 함께 살면서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계신다고 합니다. 집 앞에 공중에 띄워져 있는 개집도 실내와 연결된 구조로, 짱이가 바깥 구경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둔 것이라고 하네요.
사실 짱이가 이렇게 오 씨를 보고 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요. 실제로 짱이는 오 씨가 멀리 있을 때는 보고만 있다가, 어느 정도 집 앞에 가까이 들어서면 경계하며 짖는 모습입니다. 주인과 함께 사는 이 집에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면 경고하는 기특한 녀석이었던 것이죠.

그렇게 간식 배달이 시작되다
이 일을 계기로 오 씨는 항상 강아지 간식을 가지고 다니게 됐다는데요. 짱이에게 하나를 주고 남은 간식들을 다른 배송지의 강아지들에게도 나눠주면서 오 씨의 '간식 배달'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물론 주인들의 허락도 받았는데요. 열이면 열 다들 간식을 줘도 괜찮다고 한답니다.

오 씨는 "지금까지 본 밖에서 지내는 강아지들이 약 스무 마리다. 이 중 70~80%는 공장 사람들이 퇴근하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목줄에 묶여 한정된 공간에서 지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제가 보는 것과 실제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다를 수 있어서 섣불리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아무래도 저녁과 주말 내내 혼자 지내는 녀석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는 오 씨.

퇴근 후 집으로 데려가거나, 산책을 시켜주는 공장도 있긴 했지만 극히 일부였다고 합니다. 일하는 공장인 만큼 강아지를 제대로 돌봐주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겠지만, 강아지라면 사람과 교감도 해보고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 마음이 클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오 씨가 배송하러 다니면서 간식이라도 하나씩 나눠줄 때면 반기고 뛰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는데요. 괜히 마음만 들쑤시나 싶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어 계속 챙겨주고 있다고 하네요.

오 씨는 "단순히 짱이가 안 짖었으면 해서 시작한 것인데 다른 개들에게도 잠시나마 달콤한 시간이 되는 것 같아 그 기쁨에 하고 있다"며 "요즘은 저를 알아봐 주는 강아지도 있고 참 재미있다"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짱이도 은근히 오 씨가 주는 달콤한 맛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언젠가 짱이도 오 씨를 보고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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