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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탑승거부 당하고 주인과 생이별한 고양이

임시보호가정에서 임종까지 보호키로

해외 거주 시 입양 사려깊게 생각해야

 

 

[노트펫] 인천공항에서 서류 부족으로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한 뒤 외국인 주인과 생이별하면서 안타까움을 샀던 고양이가 평생 가족을 찾았다.

 

국가간 이동 시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것이 생각지도 못한 슬픈 결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일시적으로 해외에서 거주하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는 국내에 살 때보다 더 사려깊게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SNS에 "너무 예쁜 아이 입양처 찾습니다. OOO으로 함께 귀국해야하는데 서류 부족으로 공항에서 탑승 거부를 당했대요"로 시작하는 고양이 입양처 구한다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10여 일이 지난 지금 이 고양이는 임시보호를 맡았던 가정에서 고양이가 마음을 여는 것을 보고, 큰 결심을 하면서 평생 가족을 찾는데 성공했다. 매우 운이 좋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연은 이랬다. 이달 초 서울의 한 고양이 호텔에 외국인 커플이 고양이를 데리고 찾아왔다. 커플은 지방에서 일하다 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며칠 간 서울을 여행하고 출국할 계획이었다.

 

고양이 호텔의 사장님은 커플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고양이가 너무 왜소해 보여 주저하다가 이들이 어려워보이는 형편 속에서도 호텔비 전체를 완납하길래 믿고 받아줬다. 며칠 뒤 커플이 고양이를 다시 데려가면서 혹시나 했던 우려도 사라지는가 싶었다.

 

그런데 지난 14일 아침 일찍 고양이를 데리고 갈 수 없게 됐다면서 호텔에서 맡아줄 수 없겠느냐는 연락이 왔다. 인천공항에서였다.

 

 

외국인 여성이 카카오톡으로 보낸 메시지에는 그들이 출국 서류를 준비했지만 인천공항 검역과정에서 서류 부족으로 데리고 나갈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고양이 호텔 사장님은 고양이가 길거리에 버려질 것같다는 예감에 고양이를 데려오라고 했다. 여성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직후 먼저 출국했고, 고양이를 곧장 호텔에 데려온 남성도 그날 저녁 비행기로 자기나라로 돌아갔다.

 

혹시나했지만 본국에 도착한 여성은 비자 문제로 다시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며 고양이를 포기했다고 못을 박았다. 그렇게 1년4개월령의 어린 고양이는 첫 주인들과 생이별하게 됐고 입양처를 구하게 된 것이었다. 

 

고양이 호텔에 다시 맡겨졌을 때의 모습
고양이 호텔에 다시 맡겨졌을 때의 모습

 

이들 커플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고양이 나이로 봐서 이들은 지방에서 일하면서 외로움을 달랠 목적으로 입양한 것으로 보였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고양이에게 데보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예뻐하면서 한국에서 일했다.

 

귀국할 때가 되자 데보라도 함께 데려가려 했지만 공항 검역 과정에서 필수 서류가 빠져 난처한 신세가 됐다. 이들이 준비한 고양이의 검역 서류에는 항체 검사 증명서가 빠져 있었다. 48시간 즉, 이틀 동안 공항에 있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사람은 지치고, 서류를 갖추려면 여러 날이 필요할 것이 뻔했기에 그만 손을 놔버린 것으로 보였다.

 

사연을 전해준 A씨는 "외국인 커플이 데보라를 예뻐하면서 키워왔지만 기본 지식이 너무나 없었다"고 추정했다. 커플이 고양이 호텔에 데려왔을 때 데보라는 체중은 2.5kg에 불과하고, 추후 병원 검사 결과 영양 상태도 정상보다 좋지 않았다.

 

A씨는 "그들 역시 본국에 빨리 들어가야 하는 사정이 있거나 서류를 추가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부담 등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며 "외로움을 달래자고 쉽게 분양받은 것이 쉽게 놔버리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일하던 한국인들이 귀국할 때도 반려동물을 버리거나 포기하고 오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해외 생활시 반려동물 입양에 대해 사려깊게 행동해줄 것을 당부했다.

 

평생 가족을 만난 데보라. 한결 편안해진 모습을 보인단다.
평생 가족을 만난 데보라. 한결 편안해진 모습을 보인단다.

 

호텔 사장님 지인의 주선으로 임시보호가정에 가게됐던 데보라는 10여 일 만에 새가족을 만나는데 성공했다. 데보라를 맡았던 임시보호가정에서 며칠 지나지 않아 데보라가 아빠에게 마음을 여는 곳을 보고, 엄마가 큰 결심을 했단다. 그렇게 데보라는 둘째 고양이로 살게 됐다. 

 

A씨는 "데보라가 다행스럽게도 새사족들 사이에서 너무 편하고 생기 넘치게 지내고 있다"며 "데보라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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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댓글 1건

  •  RachelP 2022/12/03 11:52:45
    대학가에서도 외국인 학생들이 귀국할 때 서류를 발급받기까지의 복잡한 과정과 비용을 이유로 반려동물을 유기하고 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일차적으로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다면 키우지 않는게 맞지만 하다못해 유학생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보호소같은 곳을 안내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ㅠㅠ

    답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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