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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하다 기진맥진한 집사에 다가와 땀 식혀준 고양이

 

[노트펫] 밭일하다 힘이 빠져 지쳐있을 때 다가와 잠시 휴식 시간을 갖도록 응원해준 고양이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별나 씨는 얼마 전 이웃 어르신의 고구마 밭에서 지인과 함께 고구마 캐기에 나섰다. 어르신이 지난 5월 같은 날 심은 고구마를 이미 캔 뒤여서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밭에 나갔더랬다.

 

고구마 캐기에 앞서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는데 줄기가 잔뜩 엉켜 있는데다 양까지 많아서 고구마는 보기도 전에 힘이 쭉빠졌다. 가까스로 고구마 줄기를 모두 옆으로 걷어내고 고구마 밭에 자리를 잡은 순간 고양이 소리가 났다.

 

고개를 들어보니 수다쟁이 넉살이가 앵앵거리면서 다가왔다. 아는 척하니 앞으로 쏙 들어와서 쓰다듬어 달라고 다시 앵앵거리는 녀석. 엉덩이를 팡팡해주다가 아예 잠시 쉬었다 하기로 했다. 그렇게 넉살이를 품에 안고 땀을 식히고 고구마를 캘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모습을 넉살이 덕분에 함께 쉬게 된 지인이 사진으로 남겨줬다. 넉살이는 지인에게도 이렇게 필살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답해줬단다.

 

지난 2019년 전라북도 완주 고산면에 귀촌한 별나 씨. 이전까지 고양이는 전혀 몰랐단다. 귀촌하고 보니 고양이들이 하나둘 마당에 찾아오기 시작했고, 어느새 고양이들 아침밥을 챙겨주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 됐다.

 

 

3년 여가 지난 흐름 별나 씨의 마당에서 아침 식사를 기다리는 고양이들은 6마리. 이 녀석들은 마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앞집과 뒷집, 건너편 밭을 자유롭게 다니며 살고 있다. 밥을 먹으러 찾아오는 두 녀석도 있다.

 

넉살이는 아침을 기다리는 6마리 중 한 녀석인데 유독 이렇게 밭까지 찾아온단다. '넉살 좋은' 수다쟁이라서 그러는 것일까.

 

어느 날 고양이 사료를 보관하던 창고에 들어갔더니 포장이 뜯겨 있었다. 창고 여기저기 살펴보고 있는데 앵글 꼭대기에 고양이 한 마리가 별나 씨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처음 보는 녀석이었고 밖으로 내보낼 생각으로 다가갔는데 도망을 가지 않았다. 내려오려는 듯 주춤주춤하는데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다. 혹시나 하면서 양팔을 벌렸더니 앵앵거리면서 품에 안겨왔다. 넉살이와의 첫 만남이었다.

 

ㄴㄴㄴ
중성화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넉살이. 병원에서 쉬지않고 앵앵댔다고 수의사님도 인정한 수다쟁이 고양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넉살이는 이집저집 다니면서 밥을 먹고 있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지은 이름이기도 하지만 넉살이 참 좋은 녀석이랄까.

 

별나 씨는 "첫 만남 이후 넉살이는 창고가 아니라 마당 밥자리로 오기 시작했다"며 "아침에 사료를 주러 나가면 다른 냥이들과 달리 '앵앵~' '앵앵~'거리는 게 빨리 밥 달라는 것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또 "마주치기만 하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다가와서 앵앵~ 앵앵~거린다"고 웃었다.

 

별나 씨는 인스타그램(@annam_meow)을 통해 시골 냥이들의 일상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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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차지한 고양이들의 철따라 다른 일상이 한가득이다. 밥을 먹거나 따스한 볕을 쬐며 낮잠을 즐기고, 집에 돌아오면 반겨주며, 넉살이처럼 이렇게 밭일을 따라 나서는 등등. 귀촌 생활의 소소한 일상을 느끼게 한다.

 

 

귀촌 초기 힘든 시기를 마당에 출몰하는 고양이들 덕분에 잘 보냈다는 별나 씨. 조용히 관찰하고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잔잔해졌단다. 별나 씨는 "지인들과 함께 고양이 사진을 같이 보고 싶어서 SNS를 하게 됐다"며 "고양이 사진으로 시골살이 잘 하고 있다고 내 안부를 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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