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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건강한 개 5마리 안락사한 수의사의 호소.."너희 자리 없는 세상이 미안해."

"너희를 위한 공간 없는 세상에 태어나서 미안해."

 

 

[노트펫] 수의사가 하루에 건강한 개 5마리를 안락사 시킨 충격 끝에 페이스북에 올린 호소가 확산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미러에 따르면, 익명의 수의사는 비극을 계기로 3년 가까이 머릿속에 있던 생각을 페이스북에서 공유할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최근 장문의 포스팅을 했다.

 

수의사는 “내가 오늘 안락사 시킨 개들은 아프지 않았고, 다치지도 않았고, 늙지도 않았다.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건강치 못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 개들은 길들여지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공격적이지도 않았다. 그들은 완벽했고, 건강했으며 평범한 개들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5마리를 안락사 시킨 유일한 이유는 그 개들이 “인간들에 의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의사는 영국에서 “반려동물 과밀 위기”가 있어서, 많은 동물복지단체들과 보호소들이 공간 부족 탓에 안락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동물단체의 안락사는 복잡 미묘한 문제라서 수의사들도 쉽사리 비판하지 못한다. 기부금이 끊기면, 보호하고 있는 동물들까지 위험에 처하게 된다. 동물 구조도 중단된다. 많은 동물을 구하면서 적은 동물을 안락사 시키는 단체를 비난하는 것은 철학적 난제다. 그래서 수의사들도 함구하는 것이다.

 

ⓒ노트펫
 

 

깊은 상실감을 느낀 수의사는 “내가 오늘 안락사 시킨 개들은 나를 보고 아주 신났다. 나는 개들에게 마지막 식사를 먹인 후 병원에서 그것을(안락사) 했다.”고 고백했다.

 

그 개들은 마지막 순간에 좁은 개집에서 나와서 관심을 받고, 산책을 해서 아주 행복해했다고 한다. 마지막 산책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5마리 모두 기뻐서 들뜬 나머지 펄쩍펄쩍 뛰었다고 한다.

 

반면에 5마리가 개집에서 나갈 때, 주위에 있던 개들은 이상하리만치 잠잠했다고 한다. 마치 안락사를 당하러 나가는 것을 아는 것처럼 느껴졌다.

 

수의사는 “그것을(안락사) 쉽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준 유일한 것은 개들에게 진정제 주사를 놓은 것이다. 개들이 나를 보고 더 이상 꼬리를 흔들지 않고, 생명이 다할 때 잠들어 있을 수 있도록 말이다.”라고 토로했다.

 

수의사가 5마리에게 마지막에 해줄 수 있는 것은 사과 대신에 약속 밖에 없었다. 수의사는 “그들의 마지막 순간에 나는 개 한 마리 한 마리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친구, 강아지 또는 형제를 남기고 떠나는 개들에게 나는 남은 개들을 돌봐주고, (보호해줄) 가정을 찾거나 적절하게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수의사는 “약속은 내가 그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에 비하면 사소한 말이다. 그들의 작은 몸에서 생명이 떠나는 짧은 시간에 그들이 받아 마땅한 사과를 나는 하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수의사는 “그들과 다른 많은 개들을 위한 공간이 없는 세상에 태어나서 내가 너무 미안하다. 그들이 선택받을 만큼 충분히 예쁘지 않아서, 인기 견종이 아니라서 미안하다. 몇 달을 또는 1년 가까이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케이지 앞을 지나쳐가서 미안하다. 사람들이 그들을 선택하지 않기로 결정하거나, 나와서 다른 곳에서 대신 강아지를 사기로 선택해서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다.

 

 

수의사도 안락사 대신 입양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수의사는 동물병원 직원들과 함께 총 8마리를 입양했다고 한다.

 

수의사는 사람들에게 행동해 달라고 호소했다. 우리가 모두 아는 것들이다. 가까운 동물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중성화 비용을 기부하고, 가장 중요한 “쇼핑하지 말고 입양하는 것”이다.

 

수의사는 “내 생애 중에 공간 부족 때문에, 입양할 가정이 없어서, 재원 부족으로 건강한 동물이 안락사 당하는 일이 없는 세상에 살길 희망한다. 그 희망이 실현되는 것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을지 확실치 않지만, 내가 결코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이제 우리 모두 안다고 생각한다.”고 끝을 맺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수의사의 고통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함께 슬퍼했다. 한 네티즌은 “이 글을 보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사육과 강아지 구입을 멈추길 바란다. 모든 반려동물들이 중성화돼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다른 네티즌은 “아름다운 글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 건강한 생물이 안락사를 당해서 슬프고, 당신이 안락사를 시켜야만 해서 슬프다. 너무 슬프고, 너무 미안하다.”고 댓글을 남겼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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