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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 침대 뺏은 냥아치들..`순둥이라 엄마만 바라볼 뿐`

고양이 브라이언에게 큰 침대를 뺏기고, 좁은 고양이 침대에 끼여 앉은 비글 반려견 베티. [출처: 어밀리아 카우번]
고양이 브라이언에게 큰 침대를 뺏기고, 좁은 고양이 침대에 끼여 앉은 비글 반려견 베티.
[출처: 어밀리아 카우번]

 

[노트펫] 순둥이 비글 개가 자신보다 작은 고양이들에게 침대를 뺏기고도 쫓아내지 못해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고 영국 일간지 맨체스터 이브닝뉴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고양이 ‘브라이언’과 ‘시빌’을 키우는 어밀리아 카우번(30세)은 4년 전에 영국 애견재단(Dogs Trust)이 구조한 비글 실험견 ‘베티’를 입양했다.

 

애견재단 맨체스터 지부가 안락사 위기에 처한 실험견 10마리를 맡았는데, 베티가 그 중 하나였다. 비글은 워낙 인내심이 강하고 순한 성격 탓에, 실험견으로 많이 쓰인다.

 

실험실 안에서만 살았던 베티는 5살 때부터 반려견으로 사는 법을 새로 배워야 했다. 카우번은 베티가 따뜻한 가정에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기 바랐다. 그래서 고양이들보다 덩치가 큰 베티를 위해서 큰 침대를 사줬는데,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고양이 브라이언에 이어 시빌까지 좁은 침대마저 뺏자, 비글 반려견 베티는 카펫 위에 서서 보호자를 바라보기만 했다.
   고양이 브라이언에 이어 시빌까지 좁은 침대마저 뺏자, 비글 반려견 베티는 카펫 위에 서서 보호자를 바라보기만 했다.

 

고양이들이 신참 베티에게 텃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우선 브라이언은 누가 이 집의 주인인지 가르쳐주겠다는 듯 베티의 넓은 침대에 떡 버티고 누워서, 비켜주지 않았다.

 

순둥이 베티는 할 수 없이 브라이언의 좁은 침대에 웅크리고 앉아야 했다. 머리를 얹은 데도 없어서 앉는 자세 밖에 할 수 없었다. 브라이언은 종종 베티를 괴롭히기도 했는데 베티는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저 한다는 게 보호자에게 눈빛으로 호소할 뿐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2번째 고양이 시빌이 가세했다. 시빌은 베티의 작은 침대마저 차지해버렸다. 결국 베티는 멀리서 지켜보다가 카펫이나 소파, 보호자의 침대에서 잠을 청했다.

 

침대 크기 차이가 이렇게 크다. 브라이언은 작은 침대로 충분하지만 누가 이 집의 주인인지 베티에게 가르쳐주려는 듯 큰 침대만 고집한다.
   침대 크기 차이가 이렇게 크다. 브라이언은 작은 침대로 충분하지만 누가 이 집의 주인인지 베티에게 가르쳐주려는 듯 큰 침대만 고집한다.

 

집사도 개입해봤지만, 항상 고양이들 뒤를 쫓아다닐 수 없는 노릇이라 집사가 뒤돌면 원상복귀였다. 카우번은 “브라이언이 작은 침대로 가도록 해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침대를 독차지해버렸다. 느긋한 베티는 바로 포기했고, 카펫에 앉았다.”고 털어놨다.

 

길고양이 출신 형님들의 거친 텃세에도 순둥이 베티는 큰 싸움 한 번 일으키지 않고 적응해갔다. 물론 베티도 욕심을 낼 때가 있다. 보호자는 “만약 베티가 누군가의 의자에 앉고 싶을지라도 베티는 단지 쳐다보거나 자리가 빌 때까지 기다린다.”고 귀띔했다.

 

베티와 고양이들은 4년간 함께 살면서 이제 가족이 됐다. 다만 고양이들은 상하관계를 확실히 하고 싶어한다.
   베티와 고양이들은 4년간 함께 살면서 이제 가족이 됐다. 다만 고양이들은 상하관계를 확실히 하고 싶어한다. 덩치 큰 베티는 순한 성격 탓에 고양이들 아랫자리를 받아들였다.

 

이제 9살이 된 베티는 보호자에게 다시없는 반려견이 됐다. 보호자는 “실험견들은 입양되지 않았다면 안락사를 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4년 후 우리는 이 훌륭하고 다정한 반려견을 얻게 됐다. 너무 순해서 자신의 침대에 있는 고양이를 내쫓지 못하는 녀석이다.”라고 칭찬했다.

 

보호자와 베티는 브라이언과 시빌이 베티의 침대를 양보해서 돌려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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