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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치료비 벌려고 포켓몬카드 판 8살 소년, 크게 `돈쭐`났다!

8살 브라이슨 클리맨과 강아지 브루스. [출처: 킴벌리 우드러프(Kimberly Woodruff)]

8살 브라이슨 클리맨과 강아지 브루스.

[출처: 킴벌리 우드러프(Kimberly Woodruff)]

 

[노트펫] 아픈 강아지 치료비를 마련하려고 수집한 포켓몬 카드를 판 소년이 크게 ‘돈쭐’났다. 강아지를 위해 포켓몬 카드를 판 소년의 사연에 엄청난 기부가 시작됐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버지니아 주(州) 레바논 마을에 사는 8살 소년 브라이슨 클리맨은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에 푹 빠져서, 포켓몬 카드 수집에 용돈을 다 썼다. 소년은 4살 때부터 생일선물, 크리스마스 선물로 포켓몬 카드를 달라고 졸라서 카드 수백 장을 모았다. 8살 소년에게 포켓몬 카드는 보물과 같았다.

 

그런데 생후 4개월령 강아지 ‘브루스’가 치사율이 높은 파보바이러스에 감염되자, 소년은 지난 5월 4일 엄마 몰래 도로가에 플라스틱 의자와 간이탁자를 놓고 그동안 수집한 포켓몬 카드를 팔기 시작했다. 브루스는 포켓몬 카드보다 더 소중한 보물이었던 셈이다.

 

파보바이러스에 걸려서 기운 없는 강아지 브루스. 소년은 슬펐다.
파보바이러스에 걸려서 기운 없는 강아지 브루스. 

 

소년의 엄마 킴벌리 우드러프는 26세 학생이고, 다섯 식구 중 유일하게 돈을 버는 아빠는 국내에서 수목보호기술자라고 일컫는 수목의(arborist)라서, 80만원 안팎의 치료비를 감당할 사정이 아니었다. 사흘 입원비만 655달러(약 73만원)에, 추가 비용까지 대야하는 상황이었다. 부부는 치료비를 어떻게 댈지 걱정했는데, 소년이 부모님의 대화를 몰래 듣고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한 것이다.

 

남편은 앞마당에서 포켓몬 가판대를 연 아들을 보고 사진을 찍어서 아내에게 보냈다. 아내는 사진을 보고 울었다.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고펀드미 모금 사이트에 브루스와 아들의 사연을 올렸다.

 

엄마 킴벌리 우드러프가 휴대폰 문자로 받은 아들의 사진. 아들이 길가에서 포켓몬 카드를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엄마 킴벌리 우드러프가 휴대폰 문자로 받은 아들의 사진. 아들이 길가에서 포켓몬 카드를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소년의 사연이 지난 5월 미국 지역방송을 통해 알려지자, 소년의 마음을 기특하게 여긴 레바논 마을 주민들이 제일 먼저 소년을 ‘돈쭐’내기 시작했다. 소년의 가판대 앞에 포켓몬 카드가 전혀 필요치 않은 어른들이 길게 줄을 섰다.

 

소년은 카드 한 장당 5~10달러에 판매했는데, 어른들은 카드를 사지 않고 20달러(2만2000원)만 주고 돌아갔다. 소년은 이틀간 판매수익 400달러(45만원)를 벌었다.

 

소년은 장사 첫날 7만원 넘게 벌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다.
소년은 장사 첫날 7만원 넘게 벌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다.

 

어린 이웃들도 그동안 모은 포켓몬 카드를 선물하기도 했다. 또 이웃 진저 킹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믹스견 브루스가 먹는 사료를 물어보고, 사료와 간식을 사서 소년에게 줬다. 킹은 “애견인으로서 할 수 있는 만큼 돕겠다고 결정했다,”며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주점 ‘론섬 파인 브루잉’ 주인인 브렌튼 모슬리도 “반려견 3마리를 키우는데, (소년의 사연이) 나에게 큰 충격을 줬다.”며 가게에서 사흘간 행사를 열어 450달러(50만원)를 모금해서 전달했다.

 

포켓몬 회사가 소년에게 희귀 카드를 선물했다. [출처: 미국 WSLS 지역방송 갈무리]

포켓몬 회사가 소년에게 희귀 카드를 선물했다.

[출처: 미국 WSLS 지역방송 갈무리]

 

감동은 레바논 마을 밖으로 퍼져 나갔다. 포켓몬 회사 직원들이 희귀 카드 소포를 소년에게 선물했다. 소포를 받은 소년은 “나는 믿을 수 없었어요.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신났어요.”라고 기뻐했다.

 

포켓몬 직원들은 소포에 다음과 같은 편지도 동봉했다. “이봐 브라이슨. 너의 강아지 회복을 위해서 카드를 판 너의 이야기에 깊이 감동했어. 네가 팔아야만 했던 카드들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조금 보냈어.”

 

미국 밖에서 얼굴도 모르는 타인들이 돈을 기부했고, 돕겠다는 의사를 알려왔다. 브루스의 치료비는 모두 마련된 뒤에도 기부금이 차고 넘쳤다. 8일 현재 고펀드미 기부 목표액 800달러(89만원)보다 많은 1만4398달러(1600만원)가 모였다.

 

소년의 가족은 브루스를 치료한 사우스웨스트 버지니아 동물병원과 지역 동물보호소에 남은 기부금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소년의 엄마는 “만약 누군가 와서 치료비 후원이 필요하면 알려달라고 동물병원에 말했다,”며 세 가족이 후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레바논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강아지가 된 브루스는 이제 집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아직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지만,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엄마는 “내 8살 아이가 작은 지역사회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죽었다 깨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얼떨떨해 했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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