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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귀와 개의 코

[노트펫]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런던, 뉴욕 같은 대도시에는 골치 아픈 환경문제가 있었다. 문제의 주인공은 매일 같이 엄청난 양이 새로 배출되는 말똥이었다. 당시 중산층 이상 시민들은 이동수단으로 편리한 마차를 타고 다녔는데, 그 마차는 도시 환경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줬다. 

 

말이라는 덩치 큰 초식동물은 매일 엄청난 양의 풀을 먹는다. 그리고 먹는 양에 비례하여 많은 분변을 배출한다. 이는 당연한 자연의 섭리다. 하지만 그런 이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붐비며 사는 대도시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초원에 적합한 현상이라는 뜻이다. 도시의 도로에 쌓인 말의 분변은 냄새가 역한 것도 문제지만, 그에 못지않게 위생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심각한 위협이었다.

 

마차의 전성시대에 혜성 같이 등장한 신제품 자동차가 있었다. 자동차는 시장에 등장할 때부터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초창기 자동차는 지금 자동차보다 많은 배기가스를 배출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게 대수가 아니었다. 골치 아픈 말똥의 시대가 종식된 게 더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동차는 마차의 시대를 끝내고 자신만의 시대를 연다.

 

ⓒ노트펫
18~19세기 미국인의 주요 이동수단은 사진과 같은 마차였다. 2017년 9월 미주리박물관(제퍼슨시티)에서 촬영

 

1970년대만 해도 유선전화는 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그런 유선전화도 카메라, 녹음기, MP3, 타자기 등 온갖 디지털 디바이스(digital device)를 합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봄바람 앞의 눈사람 신세가 된다. 스마트폰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시장에 등장하며 기존 강자인 유선전화의 존재 자체를 위협했다. 결국 유선전화는 집, 직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렇게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는 제품을 경영학에서는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라고 한다. 간단히 킬러 앱(killer app)이다. 시장의 질서를 재편하면서 다른 제품을 다 제거해버리니 그런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개와 고양이에게도 생존을 위한 킬러 앱이 있다. 물론 개나 고양이가 어떤 재화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없으니 그들이 가진 킬러 앱은 모두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것들이다.

 

개는 후각형 동물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개의 코에는 수많은 후각상피세포가 있고, 표면적도 사람은 물론 라이벌인 고양이보다 훨씬 넓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 후각상피세포의 표면적은 3~4cm², 개는 18~150cm²에 이른다. 그 결과, 개는 수 km 밖은 물론 수십 km 밖의 냄새도 맡을 수 있다. 이런 능력은 개의 생존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개의 야생 친척인 늑대나 코요테는 많은 먹잇감들을 탁월한 후각 능력으로 구한다.

 

ⓒ노트펫
꿩을 노리는 코요테, 2018년 7월 페로박물관(휴스턴)에서 촬영

 

고양이의 후각 능력은 다른 동물에 비해 월등하지 않다. 그래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는 뭔가 확실한 장점이 있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귀다. 고양이는 예민한 귀는 주변의 작은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는다. 바스락거리는 대부분의 소리를 인지하고 구별해낼 수 있다.

 

이런 뛰어난 청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고양이의 먹잇감이 소형 설치류 혹은 새임을 감안할 때 청각은 소중한 사냥 도우미가 된다. 또한 포식자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이 된다. 고양이에게 청각은 공수 양면에서 매우 유용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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