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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산책하는 일상을 되찾길 원한다!

 

[노트펫] 작고하신 할아버지는 필자를 포함한 어린 손자들에게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늘 끊이지 않고, 아침이 되면 닭이 울며, 낮과 밤에는 개가 짖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 그런 마을을 상상하면 누구나 옅은 미소가 생길 것이다.

 

어릴 때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가진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는 대부분의 마을이 그랬기 때문이다. 골목마다 공을 차고 노는 아이들과 고무줄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넘쳤고, 개나 고양이도 많았다. 그래서 그런 현상을 마치 당연하다고 생각하였다.

 

할아버지의 말씀은 이미 40여 년 전의 일이다. 길다고 생각하면 꽤나 긴 시간이 흘렀다. 상당히 가난했던 대한민국은 그때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나라가 되었다.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를 넘겼고 경제규모는 당당히 10위권을 육박하고 있다. 이제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은 경제대국, 선진국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잘 살게 된 대한민국이지만 동네 골목과 학교 교실을 가득 채우던 아이들은 보기 힘들어졌다. 교실 하나에 70~80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앉고, 2부제 수업을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던 일은 이제 추억 속의 앨범이 되고 말았다. 필자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는 20명도 안 되는 학생들이 한 반을 이루고 있다. 그게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개나 고양이는 그때나 지금이나 꾸준히 많다. 그래서 거리에서 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것은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일상의 작은 행복과도 같다. 하지만 그런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도 최근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그 계기는 대한민국을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웃나라인 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동의 이란, 유럽의 이탈리아 등으로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한국 사회에서는 개인 간에 일정한 거리를 두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조용히 전개되고 있다. 최소 2미터 정도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회피하는 것이 사회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사람만이 대상이 되고 있는 게 아니다. 반려견과 같은 동물들도 포함되어가고 있다. 홍콩에서 반려견이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 이후 현상인 것 같다. 그 뉴스는 안 그래도 불안감이 커지던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충격을 주었다.

 

최근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여기에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즐겼던 사람들도 포함된다. 그 결과 주인과 함께 외출을 하는 개들을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간혹 주인과 함께 외출을 나온 개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예전과 같지 않다.

지난 주 동네에서 마주친 어느 행인은 주인과 함께 산책을 하는 개를 보며 자기 일행에게 “개도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견주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런 말을 하는 행인을 노려보기도 했다. 다행히 물리적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개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 확연히 느껴진 사건이었다.

 

특정 대상에 대해 이유 없는 혐오는 심각한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혐오는 경멸과 증오로 이어질 수 있고 자칫 심각한 차별로도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 국면에서 반려견이나 견주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하루 빨리 코로나19 유행이 종식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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