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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이건 누가 봐도 퍼그잖아!

"강아지, 고양이 엑스레이만? MRI도 있어요"

 

[노트펫] 한 분야를 공부해서 어느정도 깊이 있는 지식을 갖게 되면, 그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어떤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단어나 표현을 잘못 사용하는 것을 봤을 때 바로잡아주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마치 집사님들은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은 누군가가 고양이의 분변을 '감자'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 "음, 엄밀히 말해 감자란 화장실 모래에 뭉쳐진 고양이의 소변을 뜻하는 거고 분변은 감자가 아니라 맛동산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라고 말해주고 싶은 욕구가 샘솟을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전에도 설명드린적이 있지만, 우리가 너굴맨으로 알고 있는 이 친구도 사실 너구리가 아니라 라쿤이랍니다

 

물론 이런 개념의 오류를 지적하는 발언은 뉘앙스에 따라 재수없다(?)고 느껴질 위험도 큽니다. 그래서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과의 관계나 엄밀한 커뮤니케이션을 나눠야 하는 필요에 따라 서로 표현하고자 하는 목적(의도)만 이해할 수만 있다면 굳이 이런 부분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갈 때도 많습니다.

 

사실 주제가 되는 물체가 '고양이 똥'이라는 것만 서로 알 수 있다면, 그걸 감자라고 하든 고구마라고 하든 일상 대화속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요.

 

그런 케이스라고나 할까요? 얼마 전 트위터에서 화제가 된 강아지 사진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이자 작가이며, 코난 쇼의 출연자이기도 한 앤디 리처(Andy Richter)는 아는 사람의 반려견 퍼그가 동물병원에서 찍은 엑스레이(X-ray)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징그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수의학적 가치가 있는 이미지인 것 만큼은 사실입니다. (출처 : Buzzfeed)

 

이 사진은 의료이미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누가 봐도 퍼그처럼 생겨서'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 13만 좋아요를 받으며 바이럴 컨텐츠가 되는데요.

 

그런데 사실 이 이미지는 '엑스레이'가 아니라 'MRI' 사진입니다. 얼핏 보면 다 비슷하게 생긴 흑백영상들이지만, 엑스레이(혹은 CT)는 방사선, MRI는 자기장을 생성해 물체를 투과한 이미지를 생성한다는 차이가 있고 실제 수의학적인 영역에서도 서로 활용하는 목적이 다릅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들도 CT나 MRI를 촬영한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웃음의 한편으로 강아지가 괜찮은 것인지 물었고, 그는 퍼그의 사진을 올리며 다행히 '완전 건강한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사진이 CT나 MRI냐는 그렇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긴 합니다. 또 앞서 언급한 대로 엑스레이(CT) 사진과 MRI 사진은 얼핏 비슷하게 보여서 을 한 눈에 구별하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늘상 진단영상이미지를 보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검고 흰 물체들의 나열로 보이게 됩니다. 마치 아래 그림처럼요. 같은 사람의 같은 부위를 비교해서 촬영하더라도, 일반인으로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수 밖에 없죠.

 

출처 www.uhealth.ca

 

하지만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보호자분이라면 '검고 희게 생긴 투과영상이 모두 엑스레이 사진인 것은 아니다'는 잡학상식을 하나 얻어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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