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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김원장] 검사 안하고 수술하면 착한 수의사?

< 현직 동물병원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수의사 김원장'의 영상을 노트펫에서 글로써 소개합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꼭 알고 있어야할 정보들을 챙겨 드립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 좋아요!는 필수입니다. ^^ > 

 

[노트펫] "저는 10년 동안 동물병원을 운영해왔는데요. 사실 수술이나 마취할 때 보호자들이 수술 전 검사 없이 싸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면 거절을 못했어요. 병원도 잘 되지 않고,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하기도 했고 그렇게 시작된 것이 몇 번 검사 없이 마취하고도 별일이 없다보니까 대충 눈으로 보고 건강해 보이면 보호자에게 수술 전 검사 없이 해도 된다고 말하곤 했어요."

 

그런데 보호자들이 검사하지 말자고 하니까 과잉 진료도 안 한다고 정직한 수의사라고 칭찬해주면서 여기저기 좋은 후기 글 올려주고 그러다보니까 로비에 수술이 밀려서 번호표까지 뽑아서 대기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최근에 한 아이에게서 문제가 생겼어요.

 

1살 된 고양이였는데 눈으로 대충 봤을 때 건강해 보이길래 역시나 검사 없이 마취하고 수술을 진행했어요. 그런데 이 아이가 어딘가 문제가 있었던 건지 수술 중에 마취하고 갑자기 어레스트(Arrest:심정지)가 와서 결국... 그 일 이후에 수술하려고만 하면... 하! 돈 벌 욕심에 제가 어리석었죠. 수술 전 검사를 꼭 했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이 사고는 2015년 모지역 수의사회 불법진료감시팀에 제보된 내용을 참고하여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수술 전 검사에 대해 반려동물 커뮤니티에서 검색을 해보면 수술 전 검사를 해야 하는지? 검사를 너무 과도하게 한 것은 아닌지? 이런 내용들의 글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10년 가까이 동물병원을 운영하면서 수술 전 검사에 대해 보호자에게 고지하면 “수술 전 검사 꼭 해야 하나요?” 라는 반문을 종종 받고는 했는데요.

 

그나마 최근 들어서는 보호자분들께서 수술 전 검사는 필수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늘어나고 이런 반문을 조금은 덜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여전히 수술 전 검사에 대해서는 왈가불가 말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수의사들은 이렇게 검사를 하자고 하고 이런 검사들이 과잉 검사는 아닌지 그에 대한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피 한잔씩 준비 하셨나요? 수술 전 검사! 그것이 알고 싶다. 지금 시작합니다.

 

수술 전 검사란?

 

수술 전 검사는 말 그대로 수술을 하기 위한 검사입니다. 환자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시행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검사를 진행하면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예측할 수 있고 사전에 개선을 해서 컨디션을 회복한 후에 수술을 진행하거나 아니면 문제가 발생 했을 때는 사전 정보가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이 빠른 대응을 할 수가 있습니다.


만약 이런 문제점들을 예측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 없이 수술을 진행한다면 이건 사람이 우리 반려동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죠. 최근 동물병원들은 각종 검사 장비를 보유하고 있죠. 과거처럼 장비가 없던 시절이라면 이런 검사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서 생략되었지만 지금은 ‘없어서 못한다.’ 이런 말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술 전 검사는 꼭 선행되어야 할 필수조건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보호자분들도 그 필요성을 대부분 공감하시죠. 하지만 이 필요성이 보편화 되고 나니 “아니 무슨 간단한 수술 하나 하는데, 무슨 검사를 이렇게 많이 하는 거야?” 이런 의문이 최근 트렌드인 것같습니다. 보호자분들의 불신은 “과연 이 검사 항목이 적절한 거야?”에 대한 의문으로 전향이 되었습니다.

 

수술 전 검사 많이하면 과잉진료?

 

이 동물병원은 혈액검사 몇 가지만 하고 저 동물병원은 혈액검사도 하고 심지어 검사 항목도 많고 엑스레이에 초음파 검사까지 해야 된다고 하고 혈액 응고 검사까지 해야 한다고 말하는 곳이 있습니다. 과연 후자 동물병원은 과잉 진료를 하는 동물병원일까요?

 

이것을 이해하려면 수술 전 검사는 어떤 검사가 있고 왜 하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수술은 피부를 절개해서 출혈을 유발하기 때문에 지혈이 잘 되는지 여부는 수술자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죠. 써전(외과의)의 경우 혈액 응고검사를 하고 싶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저의 경우는 채혈 후 주사기에 남아있는 혈액으로 다른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응고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확인을 하는데 일반적인 검사는 비용이 추가되는 관계로 이런 간접적인 방법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른 검사들은 대부분이 마취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데요.

 

저는 10년 동안 길고양이 중성화수술까지 포함하면 1,000 건 이상의 수술을 해왔는데 수술할 때마다 무서운 것이 바로 마취입니다. 대부분의 사고는 마취로 인한 것이 많고 의사나 수의사가 환자의 의식을 인위적으로 없애는 과정이라서 환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면 굉장히 두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좀 더 안전한 마취는 있어도 안전한 마취는 없다

 

“좀 더 안전한 마취는 있어도 안전한 마취는 없다” 이런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마취는 위험합니다. 보호자분들이 일반적으로 혈액검사를 하면 마취를 위한 모든 검사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검사는 반려동물들이 마취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이지 이 검사가 모든 안전을 대변해주지는 않습니다.

 

흔히 마취 전 검사 항목의 기본 항목은 간단한 간수치나 신장수치, 혈당정도를 체크하는 생화학 검사가 일반적이고 여기에 적혈구나 빈혈 수치, 혈소판 같은 CBC, 혈구 검사라고 하죠. 이런 것들을 추가적으로 평가하게 되는데 이 검사만으로는 안전을 보장받기에는 매우 미약합니다.

 

왜냐하면 앞서 얘기한 수치들은 대부분 기능적 지표가 아니라 손상에 대한 지표만을 검사하기 때문인데요. 장기에 손상이 없으면 일반적으로 기능적으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대부분은 더 이상의 검사를 진행하지 않죠. 하지만 반려동물 커뮤니티에서 보시면 혈액 검사 상 별 문제가 없었음에도 아이가 마취하고 수술 중에 사망했다는 글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장기에 대한 기능적 평가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간기능도 물론 마취제를 분해하기 때문에 중요하지만 신장, 콩팥은 우리가 흔히 배설하는 기능만 생각을 하시는데요. 우리 몸에서 필요한 물질들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 신장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그중에 전해질을 조절하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 전해질은 우리 몸에서 전기적인 성질을 가지고 신경 전달이나 근육의 운동을 조절하는 것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신장에 이상이 없으면 신장기능이 정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낮은 확률로 정상 상태에서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전해질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지 않으면 이 아이는 마취로 인해 심정지가 올수도 있어요. 얼마 전 제 아버지께서 간암 수술을 받으셨는데요. 혈액검사 상 간수치, 신장수치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5일 정도 수술이 연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전해질 수치 중에 칼륨 수치가 높게 나와서 이걸 정상화시키고 수술에 들어갔는데요. 흔히 고칼륨 상태는 심정지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전해질 검사 없이 수술에 들어갔다면, 어휴, 상상도 하기 싫네요.

 

 

또한 신장의 미세한 이상은 혈액학적으로 정상이더라도 소변을 통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뇨검사가 사람들에게서는 필수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혈액 검사나 뇨검사는 수치적으로 장기의 손상이나 기능에 대한 정보를 주지만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정보를 줄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간접적인 방법으로 장기의 사이즈나 구조적인 것을 평가를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엑스레이나 초음파 검사, 더 나아가서는 CT나 MRI 촬영을 할 수도 있게 되죠. 혈액학적 수치는 정상이더라도 장기가 위축 되어있는 경우에는 몸을 정상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위축된 장기가 너무 열심히 일을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과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마취를 하고 자율신경계가 마비되면 기능 저하가 오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죠.

 

일반적으로 보호자분들은 혈액검사를 받고 나면 그 검사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일단 검사만 하면 모든 검사를 다 했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검사에 따라 목적이 다르고 평가하는 내용이 다르다는 거 잘못된 상식은 이제부터 깨어버리면 좋겠습니다. 수의사에게는 안전한 마취를 하기 위해서는 이 검사들이 대부분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최소한의 검사가 안전을 보장해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비용이죠. 보호자분들은 최소한의 검사만으로 안전을 보장받길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안타깝게도 그건 불가능합니다. 보호자에게 이런 내용들을 설명하고 검사의 필요성을 설명하면 흔쾌히 해달라는 보호자가 있는 반면, 반감을 표현하는 분들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히려 과잉진료 하는 수의사라고 욕을 먹기도 하죠. 그래서 수의사들은 검사되지 않은 예측하지 못한 문제점에 대해 고지하고 이에 대한 동의서를 받게 되는 것이죠. 안전에 대비하는 것은 과해도 지나치진 않지만 비용이라는 현실적 문제와의 충돌은 아직은 해결하기 어려운 타협점이긴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호자 스스로가 대비하거나 사회적으로 타협이 이루어져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수술 전 검사가 필요 없다고 얘기하는 수의사는 가급적 피하시면 좋겠습니다.

 

수의사가 마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당장에는 보호자분들에게는 과잉 검사 하지 않고 정직하고 솔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에 대해 위험성을 고지하지 않는 수의사는 전문가로서 자격미달 입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마취해야 할 경우를 안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평소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 할 수 있는 질병들이 보호자의 무책임함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고 치료나 진단을 위해 마취를 해야 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비용이 부담되고 마취가 부담된다면 우리 아이들의 건강관리에 힘쓰고 예방(수)의학에 충실하시길 당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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