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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표범이 선택한 2인자의 행동

[노트펫] 고양잇과동물들은 식육목(食肉目)에 속한 동물들 중에서도 절대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냥능력이나 힘에서 고양잇과동물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사냥꾼들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최초의 고양잇과동물은 4천만 년 전에 등장하였다. 현재 39개 종(species, 種)에 이를 정도로 고양잇과동물들은 다양하게 분화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하게 분화된 고양잇과동물들은 아직도 많은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부인할 수 없는 혈연적 연대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고양잇과동물들의 외모는 하나같이 도도하며 차갑다. 마치 자기주장이 강한 깍쟁이 같다. 고양이의 얼굴을 보아도 그런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둘째, 고양잇과동물의 털가죽은 다른 동물에 비해 아름답다. 무늬, 색상에서 그 아름다움은 다른 동물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그래서 고양잇과동물들은 오래 전부터 사냥꾼들의 타겟이 되었다.

 

많은 고양잇과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도 털가죽이 가진 매력 때문이다. 아름다움이 생명체의 존재에 위협 요인이 된 것이다. 묘한 역설이다.

 

생태계에서 2인자인 표범은 사냥에 성공한 후 나무 위에 먹이를 올려놓는다. 무엇이든 조심하는 표범의 전형적 태도다. 2018년 5월 빈 라이프 사이언스 뮤지엄에서 촬영

 

셋째, 고양잇과동물들은 소변을 보는 자세가 거의 비슷하다. 그들의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꼬리를 직각에 가까운 각도로 위로 세운 상태에서 소변을 본다. 그리고 소변 줄기는 정면을 향하지 않고 뒷면을 향한다. 이런 자세는 200kg의 호랑이나 4~5kg의 고양이나 차이가 없다.

 

하지만 고양잇과동물들은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따라 행동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는 그 동물들이 지배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호랑이나 사자 같이 해당 생태계에서 지존을 위협할 존재가 없는 경우에도 자신의 존재를 숨기지 않고 활동한다. 지배자들은 몇 km에서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쩌렁쩌렁하게 포효(roar, 咆哮)한다. 마치 엄청난 소리로 영역 표시를 한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미국에서 제일 인기 있는 스포츠는 풋볼(football)이라고 불리는 미식축구다. 풋볼의 인기는 다른 스포츠를 압도한다. 미국 야구경기장은 한국과 달리 조용하다. 하지만 풋볼 경기장은 다르다. 경기 내내 시끄럽다.

 

전광판에는 원정팀의 기를 죽이기 위해 로어(roar)라는 표시가 수시로 나온다. 그러면 관중들은 마치 사자, 호랑이 수만 마리가 포효를 하듯이 소리를 크게 지른다. 군대용어로 하면 함성 발사와 비슷한 소리를 낸다.

 

물소를 사냥하고 있는 사자 무리. 2018년 3월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촬영

 

하지만 표범 같이 어중간한 생태적 지위를 가진 고양잇과동물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들은 늘 조심한다. 생존을 위해 사자, 호랑이, 그리즐리, 늑대 무리 등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절대 강자들은 자신의 패권에 도전하는 2인자를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만약 표범 같은 생태계에게 2인자에 해당되는 위치를 가진 동물들이 지배자인 사자나 호랑이 흉내를 내다가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그래서 평소 자신의 존재를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사냥할 때나 번식철이 아니면 다른 동물들의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철저히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사는 것이다. 이것이 2인자의 삶이기도 하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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