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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고양이 입원한 동물병원 건물서 가스누출..'매뉴얼 대처 빛났다'

 

[노트펫] 강아지와 고양이가 입원해 있는 2차동물병원이 위치한 건물에서 최근 아찔한 가스누출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동물병원 직원들이 평소 마련해둔 매뉴얼에 따라 대처하면서 사람은 물론 강아지와 고양이 환자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23일 수의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토요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해마루2차진료동물병원이 입주해 있는 수의과학회관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수의과학회관 7층에 위치한 모 이동통신사의 중계소 소화 설비에서 다량의 하론가스가 새어 나와 건물 전체로 퍼졌다.

 

하론가스는 인체에는 거의 무해하지만 다량으로 흡입할 경우 산소 부족을 일으킬 수 있어 가스가 완전히 배출될 때까지 건물 전체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토요일이었던 탓에 건물 안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24시간 365일 입원체제로 운영되는 해마루동물병원은 상황이 달랐다.

 

상황을 인지한 것 역시 해마루동물병원 직원이었다.

 

정오를 전후해 건물 복도 전체와 1층 처치실 및 대기실에 시큼한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가스가 점점 짙어지면서 머리가 아프거나 눈도 따가워졌다.

 

상황 파악차 올라간 직원에 의해 7층에서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즉각적으로 119 신고와 함께 건물 내 대피 방송도 이뤄졌다.

 

1층에서 진료대기하고 있던 반려동물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직원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동시에 강아지와 고양이 입원환자가 있는 2층 입원실 소개 작업도 진행됐다.

 

이날 오전에 2차진료를 의뢰받은 응급 환자에 더해 10마리 안팎의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입원해 있었다. 2층은 입원실 특성상 사람 출입이 적고, 복도에 연기도 적게 유입돼 인지가 1층보다는 늦었지만 소개 작업은 10분 안에 마무리됐다.

 

소개 이후 입원 환자들 상태에 따른 전원 작업도 진행됐다. 이동통신사 측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하론가스가 전부 배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직원 중 일부가 메스꺼움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병원이 정상운영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무리였다.

 

이에 병원 일시 폐쇄 결정이 내려졌고, 옆건물에 위치한 별관과 함께 주변 동물병원들로 환자들을 이송했다. 1차로 환자를 받은 동물병원 가운데에는 장기 보호가 불가능하고, 우려를 표시한 보호자들도 있어 추후에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 동물병원으로의 이송작업까지 진행됐다.

 

병원 밖으로의 소개 작업은 매우 신속하게 이뤄졌지만 후속조치인 전원은 이날 자정이 다되어서야 끝이 났다. 환자 중에 다행히 상태가 크게 악화되거나 하는 케이스는 없었다.

 

주말인데다 직원 일부까지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해서 인력이 완벽치 않은 가운데서도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는게 수의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해마루동물병원에서 이런 상황을 가정하고 만들어둔 매뉴얼 덕분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지난 2010년 해마루동물병원 인근의 상가 신축 현장에서 흙막이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인근 도로가 침하되고, 전선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를 보고, 병원 소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

 

이에 1층 대기실은 물론 내과와 외과, 방사선과 등 과별 특성에 맞는 대피 매뉴얼을 작성했다. 방사선과의 경우 인력과 장비 대피에 각각 3가지씩 총 6가지의 상황을 가정, 상황에 맞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해놨다.

 

신입 수의사와 테크니션 대상 교육에도 대피 상황 대처법을 포함시켰다. 환자 전원을 가정해 평소 협력병원들도 확보해둔 것 역시 기본이었다.

 

김현욱 해마루동물병원장은 "이번 상황은 유독 물질이 병원 전체를 오염시켜 급속히 확산되는 경우로서 살아있는 생명체만 수초 내에 병원을 소개해야 하는 상황에 해당했다"며 "당시 병원에서 최상위 결정자인 김태은 진료협력과 부장이 매뉴얼에 맞춰 현장을 지휘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불가항력적인 사고이기는 했지만 불편과 위험 가능성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보호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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