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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차기로 방울뱀을 한방에 KO시키는 쥐가 있다

 

[양병찬 과학번역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한 사막에 사는 사막캥거루쥐는, 설치류 중의 까만띠 보유자로 유명하다. 이 조그만 포유동물은 최고수 쿵푸 파이터가 울고 갈 스피드와 민첩함으로 방울뱀을 물리친다.

 

그가 사용하는 비장의 무기는 '무쟈게 긴 근육질 뒷다리'를 이용한 돌려차기로 알려져 있지만, 워낙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라 자세한 내막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이제 생물학자들은 현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잠복근무를 거듭한 끝에, 캥거루쥐의 돌려차기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동영상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캥거루쥐는 몸을 살짝 비튼 후, 방울뱀의 안면에 순식간에 두발당수(드롭킥)를 날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무선 발신장치가 부착된 13마리의 사이드와인더(Crotalus cerastes)라는 방울뱀이 저녁 식사를 위해 사막캥거루쥐(Dipodomys deserti)가 지나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장면을 촬영했다.

 

방울뱀의 의도는 약 80% 적중했지만, 캥거루쥐를 깨무는 데 성공하는 비율은 5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울뱀의 성공률이 그토록 형편없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대체로 캥거루쥐의 민첩함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캥거루쥐는 기다란 뒷다리를 이용하여 몸길이의 여덟 배나 되는 높이로 점프하며, 차기·비틀기·회전하기·뒤집기 등의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방울뱀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방울뱀의 안면에 드롭킥을 날려 1미터 밖으로 나가떨어지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뛰어난 무술실력 덕분에, 방울뱀의 저녁밥이 되는 캥거루쥐는 다섯 마리 중 한 마리 꼴이다"라고 연구진은 3월 28일 펑셔널 이콜로지(Functional Ecology)에 실린 논문에서 말했다(참고 2).

 

그리고 연구진이 또다른 학술시(Bi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에 기고한 논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캥거루쥐는 뛰어오르는 순간 목적지와 방향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참고 3).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 방울뱀으로부터 멀리 도망치는 것이다.

 

길고 강력한 뒷다리, 그리고 두 발로 걷는 방법을 진화시킴으로써, 캥거루쥐는 가장 치명적인 포식자를 따돌리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이소룡보다 나은 듯.

 

*양병찬 과학번역가(https://www.facebook.com/OccucySesamelStreet)

 

※ 참고문헌
1. https://www.livescience.com/65097-kung-fu-kangaroo-rat-kicks-snake.html
2. http://besjournal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111/1365-2435.13318
3. http://academic.oup.com/biolinnean/advance-article-abstract/doi/10.1093/biolinnean/blz027/5419941?redirectedFrom=fulltext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9/03/watch-kangaroo-rat-kick-rattlesnake-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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