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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집사는 내가 선택한다'..길고양이의 묘한 간택 능력

[노트펫] 고양이는 한자로 묘(猫)라고 한다. 그래서 개와 고양이 같이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는 사이를 견묘지간(犬猫之間)이라 한다. 그런데 고양이는 자기 이름 묘(猫)와 우리식 발음이 같은 묘(妙, 묘할 묘)를 가진 동물이다. 가장 대표적인 묘는 주인 혹은 집사를 고를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고양이는 다소 차갑고 고고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좀 쌀쌀맞게 보이기도 한다. 고양이의 몸짓이나 걸음걸이는 보는 시각에 따라 보는 시각에 따라 도도한 느낌까지 준다. 고양이가 내는 울음소리는 날카로우면서도 때론 애처롭기까지 하다.

 

길고양이는 인간의 품속에서 자라고 생활하는 반려동물보다는 인간 세상에 사는 야생동물 혹은 주변인에 가까운 존재다. 그래서 사람 세상 주변에서 자기의 힘과 능력으로 버티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독립심이 강하고 억센 생명력을 가진 길고양이도 간혹 혼자 힘으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경우가 있다. 그때 길고양이는 사람의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경기도 과천의 어느 공원에서 만난 길고양이. 2012년 10월 촬영

 

특히 혼자 몸이 아닌 임신 중인 길고양이들은 평소 유심히 보아두었던 사람에게 자신을 도울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물론 고양이는 사람의 말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급한 경우에는, 고양이의 행동이나 태도는 분명히 정중하다.

 

고양이로부터 요청을 받은 사람 중에는 더러 차갑게 거절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의 요청을 거부하지 않고 선뜻 자신의 공간으로 고양이를 받아주는 경우도 많다.

 

고양이는 특별한 존재다. 다른 동물들은 자신의 주인이 아닌 사람에게 도움을 거의 요청하지 않는다. 또한 고양이로부터 도움을 요청 받은 이들은 도움을 손길을 잘 내밀기도 한다. 이는 고양이 만이 가진 묘한 능력이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누가 자신에게 이롭고, 해로운지 구분하는 것 같다. 고양이가 도움의 손길을 줄 것이라고 점을 찍어둔 이들은 대부분 동물을 사랑하고 특히 고양이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일 경우가 많다.

 

고양이는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무턱대고 도움을 청하지는 않는다. 고양이가 사람에게 손길을 내보낼 때는 이미 사전 조사가 끝난 상황이다. 사람은 인지하지 못했겠지만 고양이는 이미 그 사람의 주변에서 몇 차례 둘러본 것이다.

 

고양이는 비록 사람의 도움을 받더라도 태도나 행동이 비굴해지지 않는다. 끝까지 당당하려고 한다. 자신을 도운 사람에 대한 반가움의 표시는 시간의 흐름과 그 친밀도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사람과 가까워진 고양이는 경우에 따라 자신의 몸을 사람의 몸에 한두 번 문지를 수 있다. 또는 사람이 자신을 쓰다듬을 때 도망가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더 이상의 적극적 변화를 고양이가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사람은 물론 고양이도 힘들게 할 수 있다. 기대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사람과의 접촉을 이렇게 즐기는 길고양이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불과하다. 2012년 8월 경기도 용인에서 촬영

 

하지만 사람은 고양이의 이렇게 미묘한 태도 변화에도 즐거워하고, 행복해 한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익숙하고, 매사의 행동에서 이기적인 선택을 한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고양이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다. 물론 고양이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인간 세상 전체에서 그렇게 많지는 않다. 흔히 애묘인(愛猫人)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이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을 주인이라고 부르지 않고 집사(執事)라 부른다. 집사의 사전적 의미는 주인 옆에 있으면서 주인의 대소사를 맡아서 처리하는 사람이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표현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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