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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호랑이와 줄다리기에 2만원!..논란된 영국 동물원

 

   영국 다트무어 동물원에서 관람객들(사진 위)과 아프리카 사자 자시리(사진 아래)가 철조망 담장을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를 했다.

 

[노트펫] 한 영국 동물원이 관람객에게 사자, 호랑이와 줄다리기를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가, 동물보호운동가들의 맹비난을 샀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잉글랜드에 있는 다트무어 동물원은 올해 2월부터 관람객에게 “인간 대 야수” 대결을 15파운드(약 2만2000원)에 제안했다. 8세 연령 이상의 관람객들이 철조망 담장을 사이에 두고 사자, 호랑이와 줄다리기 대결을 체험하는 것. 밧줄 끝에 고깃덩어리를 달아서, 사자나 호랑이가 물고 당기게 만들었다.

 

그러자 다트무어 동물원에게 이 대결을 중단하라는 ‘38 디그리스(38 Degrees)’의 서명 운동에 2000명 넘게 동참했다. 청원을 시작한 수 달리는 “이 아름답고 위풍당당한 야생동물에 대한 존중이 완전히 결여된 것을” 보여줬다며 “동물원이 멸종위기 동물의 건강과 안전을 걱정하기보다 서커스에 더 가깝게 행동하고 있어서 우리가 시대에 역행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동물원은 줄다리기가 운동이 돼, 체중 159㎏의 시베리아 호랑이 수컷 ‘드라간’과 체중 146㎏의 아프리카 사자 ‘자시리’의 건강에 도움 된다고 주장했다.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시사회에 참석한 벤자민 미 다트무어 동물원 소유주.

 

다트무어 동물원 대변인은 “이런 형태의 활동은 많은 동물원들이 하는 평범한 활동이고, 동물이 운동을 하도록 격려해 근육을 키우고, 동물을 건강하고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게 만드는 데 중요하다”며 “동물원은 기부금과 대결 참여로 조성된 돈을 동물원 관리, 교육, 멸종위기 동물 보호와 동물원 사육 개선을 위한 연구 노력에 사용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이 대결이 대형 고양이과 동물의 육체강화에 좋다는 동물원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많은 다른 대안들이 있고, 대중오락으로 홍보돼선 안 되며, 이 활동이 동물에 대한 존중을 증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트무어 동물원을 소유한 벤자민 미(53세)는 이 대결 중단을 거부했다. 미는 영국 지역언론 플리머스 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에 호들갑을 떤다”며 “나는 이것이 100%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자도 그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논란은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도 이어졌다. 줄다리기 체험을 하고 동영상을 올린 관람객의 SNS에 비판 댓글이 달렸다. 몇몇 누리꾼들은 “이것만큼 옳지 못한 일은 없다”, “정말 이것이 당신에게 오락인가? 이기적이다”, “동물을 고문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우리에게 말하려는 거라면 계속해봐라” 등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동물원 소유주 벤자민 미는 그의 회고록이 지난 2011년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에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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