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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밟아보자고~" 드라이브 즐길 줄 아는 고양이

[노트펫] 태어나 처음 타는 차에서 겁도 없이 유유히 드라이브를 즐기는 고양이가 눈길을 끈다.

 

27일 <노트펫>에 제보가 들어왔다. 동물병원에 가는 길, 차 안에서도 씩씩한 고양이가 있다는 것이다. 경험에 의하면 차에 탄 고양이는 대개 겁먹고 차량 내부를 다 긁어놓던데, 믿을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제보자 지원 씨가 보내온 사진에는 차에 탄 새끼 고양이가 느긋한 표정으로 창밖 구경을 하고 있다. 연출이 아닌, 진정으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모습이다.

 

가을 감성에 빠져 그윽한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원득이.

 

원득이는 한 달여 전 인근 유기묘보호센터에서 입양한 4개월령 수컷 고양이다.

 

보호센터에서 원득이 입양 절차를 마친 지원 씨는 원득이가 차를 무서워하지는 않을까 조심스레 눈치를 살피고 출발했다. 걱정과 달리 원득이는 차 특유의 진동과 소리에도 놀라기는 커녕 케이지 밖을 구경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에 2차 예방 접종차 동물병원에 가면서는 지원 씨 무릎에 원득이를 앉혔다. 이날도 운전대는 베스트 드라이버인 지원 씨 부친이 잡았다. 차가 움직이자 원득이는 조수석 유리창에 짧은 앞발을 올리고는 창밖 구경에 나섰다. 급기야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팔걸이는 원득이 전용석이 됐다.

 

폼나게 전용석에 앉은 3등신 원득이.

 

원득이에게는 친구 같은 누나 고양이 '찌질이'가 있다. 지원 씨가 원득이를 들이기 전부터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물류창고 사무실에서 키우는 고양이다.

 

찌질이는 컨테이너 밑에서 생활하던 길고양이 출신으로, 경계가 심하고 사람을 전혀 따르지 않았다. 어미가 버리고 간 건지 밥도 제대로 못 먹어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했다는 찌질이.

 

지원 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사료를 주기 시작했고, 이내 찌질이는 지원 씨를 시작으로 회사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개냥이가 됐다.

 

원득이는 이 곳에서 누나 찌질이와 함께 신나게 뛰어놀기 바쁘다.

 

멋들어지게 차를 타고 회사에 도착한 원득이는 찌질이를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코로 냄새를 맡으며 서툰 인사를 건넸다가 찌질이한테 두들겨 맞기를 3일째, 찌질이가 원득이의 마음을 받아주면서 둘은 절친이 됐다.

 

현재는 둘이 종일 붙어 다니면서 투닥거리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하면서 재밌게 지낸다.

 

 

찌질이와 원득이가 가장 따르는 사람은 단연 지원 씨다. 회사 사람 모두가 예뻐하지만, 맛있는 간식을 주는 건 언제나 지원 씨 몫이기 때문이다.

 

지원 씨를 졸졸 쫓아다니다 그가 소파에 앉으면 옆에 누워 잠을 청한다. 쓰다듬어달라며 지원 씨 손에 머리를 들이밀기도 하고, 때로는 폴짝 뛰어 머리를 콩콩 박으며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뭘 주워 먹었는지 원득이 턱에 뭔가가 묻어 있다.

 

특히 녀석들이 가장 예쁠 때는 지원 씨를 마중 나올 때다. 지원 씨가 출근하거나 외근하러 다녀올 때면 늘 회사 입구까지 마중을 나온다는 찌질이와 원득이.

 

이들은 지원 씨가 자리에 앉으면 서로 쓰다듬어 달라며 지원 씨 무릎 위에 자리를 잡는데, 그때마다 원득이가 찌질이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 기특하단다.

 

사무실 입구까지 마중 나온 원득이(오른쪽)와 찌질이(왼쪽).

 

지원 씨는 이날도 자신을 마중하는 두 남매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향수 냄새를 맡는 건지 발소리를 듣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두 냥이가 마중 나올 때마다 매번 감동한다"고 말했다.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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