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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힌 채 평생을 사는 사육곰에게 자유를!

[노트펫] 옐로스톤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은 아이다호(Idaho), 와이오밍(Wyoming), 몬태나(Montana) 등 3개 주에 걸친 미국 최대 국립공원이다. 면적은 경기도의 88%에 해당되는 8,983㎢나 되어서 일주일 정도는 묵어야 구석구석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충분히 볼 수 있다.


공원에는 대형 발굽동물(ungulate mammal)인 버팔로, 무스, 엘크 등은 물론 포식자인 푸마, 늑대, 흑곰, 그리즐리 같은 맹수도 상당수 서식한다.

 

하지만 공원의 규모가 워낙 커서 대형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은 지나다가도 흑곰이나 버팔로 같은 동물들을 만나면 가던 길을 멈추고 동물들을 보기 위해 모여든다.

 

하지만 옐로스톤공원에서 불과 5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는 야생동물을 보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옐로스톤 베어 월드(Yellowstone bear world)라는 사파리가 있다. 그곳에 가면 국립공원에서 사는 야생동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촬영할 수 있다.

 

북미 최강의 포식자 그리즐리. 2018년 6월 옐로스톤 베어 월드에서 촬영

 

그런데 사파리의 동물들 대부분은 안타까운 사연들이 있다. 공원과 그 인근의 동물들 중에서 어미를 잃어 보살핌이 필요했던 새끼들이나, 성체 중에서도 다쳐서 도움이 필요했던 동물들을 사파리측에서 키운 것이다. 그중 일부 동물들은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난 6월 옐로스톤 베어 월드를 방문했을 때, 고산지역의 특성상 쌀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다른 관광객들과 같이 국립공원에 가기 전에 그곳에서 반나절을 보내며 흑곰, 그리즐리 같은 곰들을 살펴보았다.

 

미국 사파리는 동물들에게 활동에 필요한 공간을 충분히 제공한다. 따라서 사파리의 곰들은 좁은 공간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 것 같았다.

 

흑곰은 그리즐리에게 상대가 되지 않으므로 두 곰들은 같이 키우지 않고 따로 키운다. 자연에서 그리즐리는 흑곰을 사냥하여 먹기도 한다. 옐로스톤 베어 월드에서 촬영

 

사파리를 나서며 한국의 사육곰들이 생각났다. 한국의 사육곰들은 좁은 우리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갇혀 지낸다. 곰을 키우는 목적은 웅담을 얻기 위해서다. 그래서 곰이 우리 밖으로 나오는 날은 제삿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사파리 곰들과 편안한 팔자와 대비되었다.


현존하는 사육곰 대부분은 1980년대 농가소득 증대와 재수출을 위해 동남아에서 도입된 반달가슴곰(Asian black bear)의 후손이다.

 

하지만 이렇게 수입된 사육곰의 현실은 아름답지 못했다. 웅담에 대한 수요도 과거에 비해 줄어 사육곰 사업 자체가 경제성이 높지 않았고, 세계적으로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된 반달가슴곰을 도축하는 사실도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사진 속 반달가슴곰은 동물원에서 사는 곰으로 이 글과 전혀 관련이 없다.

 

현재 500여 마리의 사육곰이 국내 농가에 있다. 사육곰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면 정부가 나서서 먼저 옐로스톤 베어 월드 같은 방사장을 조성하고, 곰 사육 농가로부터 사육곰을 일괄 구매한 후 이들을 그곳에 풀어주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조성된 곰 사파리를 야생동물을 사랑하는 자연 학습공간으로 활용하면 바람직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사육곰 문제는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될 것이다. 오직 시간이 흘러가길 바라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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