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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거 건드리지 말개!"..'현실웃음' 터지는 남매 강아지

[노트펫] 현실 남매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담은 듯한 강아지들의 영상이 네티즌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난 16일 보경 씨는 한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단단히 화난 여동생이랑 여동생 눈치 보는 오빠예요"라며 반려견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동생이 갖고 노는 장난감이 탐나는 오빠 '우리(좌)'와 장난감을 뺏기지 않으려 으르렁거리는 여동생 '대패(우)'.

 

영상에는 앙증맞은 페키니즈 두 마리가 등장한다. 뒤통수만 보인 채 동생의 장난감을 뺏겠다고 짖는 오빠 '우리'와 쪼그리고 앉아 오빠에게 으르렁거리는 여동생 '대패'다.

 

우리는 대패의 장난감이 욕심나는지 연신 짖어댄다. 이에 대패가 으르렁거리며 경고하자 우리는 끙끙거리며 어찌할 줄을 모른다. 결국 엄마 보경 씨가 중재에 나선 뒤에야 다툼이 멈췄다.

 

 

다툼의 발단은 이렇다.

 

보경 씨가 평소 앞머리를 고정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헤어롤은 대패의 애장품 중 하나다. 하루는 대패가 아끼는 헤어롤이 갖고 싶었는지 우리가 투정을 부리기에 사이좋게 하나씩 줬지만,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건 강아지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욕심이 동한 우리가 대패의 헤어롤까지 뺏으려 들었다가 다툼으로 번졌다.

 

 

 

보경 씨는 5살 우리, 2살 대패, 6개월령의 하루 등 페키니즈 삼 남매를 키우고 있다.

 

보경 씨는 삼 남매를 들이기 전 키우던 '둥이'를 떠나보낸 지 꼭 100일 만에 대패를 만났다. 보경 씨는 하늘나라에 간 둥이가 자기 대신 많이 아껴주라는 뜻에서 대패를 선물한 것이라 여기고 있다.

 

대패는 6개월령까지 입양처를 찾지 못하고 애견샵에서 생활했다. 이미 가장 귀여울 때가 지난 대패는 생리 시기에 맞춰 번식장에 보내질 위기에 처해있었고, 이 소식을 들은 보경 씨는 고민할 겨를도 없이 생애 첫 월급으로 대패를 입양했다.

 

 

이후 6개월이 흘러 보경 씨의 지난해 생일에는 둥이가 꿈에 나와 '우리'를 점지했다. 둥이는 한 유기동물 입양 사이트에서 페키니즈 한 마리를 지목했다. 보경 씨는 일어나자마자 사이트를 확인했고, 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해있던 우리는 보경 씨의 입양 결정으로 새 삶을 살게 됐다.

 

막내 '하루' 역시 불운한 환경에 처해있었다. 하루는 어미가 임신한 상태에서 유기견보호소에 버려진 탓에 태어날 때부터 보호소 천장을 보고 자랐다. 보호소 사정이 열악해 갓 태어난 강아지들을 모두 제대로 돌보기는 힘들었기 때문에 보경 씨가 임시 보호를 하다가 결국 입양했다.

 

 

 

보경 씨네 삼 남매는 이름에 각각 의미가 있다. 가장 먼저 입양한 대패는 '대전에서 온 페키니즈'라는 뜻이다.

 

장남 우리는 보호소에 있을 당시 우리(케이지)에 갇혀있던 것이 트라우마로 남아 더는 우리에 겁먹지 말라는 뜻으로 작명했다.

 

막내 하루는 '하루'로 인해 '우리'와 '대패', 가족 전체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자는 의미다. 삼 남매의 이름을 지어주며 하나하나 고심했을 보경 씨의 모습이 선명하다.

 

 

보경 씨가 우리를 입양할 당시 대패는 텃세를 많이 부렸다. 하루아침에 4살이나 된 오빠가 생겼으니 대패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웠을 만도 하다.

이제는 꽤 친해졌다지만 두 녀석은 아직도 주기적으로 한 번씩 다툰다고 한다. 오빠인 우리가 의젓한 편이어서 많이 참고 져주기 때문에 큰 싸움으로는 번지지 않는다는 게 보경 씨의 설명이다.

 

 

 

다툴 땐 다투더라도 합심할 땐 막내 하루까지 똘똘 뭉치는 아이들이다. 특히 엄마 보경 씨를 지킬 때는 삼엄한 경비태세가 웬만한 VIP 경호와 비견할 만하다.

 

보경 씨가 "아야!" "안돼!" 등 소리를 내면 각자 다른 방에서 다른 행동을 하던 아이들이 동시에 맹렬하게 짖으며 달려와 보경 씨 주위를 둘러싼다. 그리고는 보경 씨와 함께 있는 사람이 다가오지 못하게 경계한다.

 

또 한 녀석이 짖으면 나머지 두 녀석도 금세 합세하고, 가장 무방비상태인 취침시간이 되면 매일 셋이 살을 맞대고 잔다. 셋이 뭉칠 때 가장 세진다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모양이다.

 

 

 

보경 씨는 "삼둥이가 꼭 번갈아 가며 아프다"며 "전염성 질병이 아닌데도 하나가 아팠다가 나으면 다음 아이가 아프기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픈 아이를 보는 것도 슬프지만 아픈 아이를 더 챙기느라 다른 아이들을 못 챙기는 것이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세 아이 역시 이런 보경 씨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닐 터, 엄마가 주는 밥 잘 먹고 언제나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기 바란다.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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