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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따라 미국 왔다가, 한국으로 돌아간 길고양이

[노트펫] 흔히 인심 좋고 주변 사람들에게 잘 베푸는 사람을 “사람 좋다.”라고 말한다. 필자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그 선배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며 이야기하고, 일을 하면서도 어려운 사람부터 챙기고 헤아린다.

 

3년 전 어느 날 선배는 회사 일을 마치고 다른 날과 다름없이 귀가했다. 그런데 집에는 예상치 못했던 작은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이 새끼 길고양이를 동물보호소에서 분양받아 온 것이다.

 

선배 아이들은 예전부터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선배가 반대하여 키우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빠한테 새끼 고양이 입양을 얘기하면 무조건 반대할 것이라는 생각하고 그나마 동물을 더 좋아하는 엄마를 설득하여 일을 저지른 것이다.

 

선배는 예상치 못한 일에 황당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간절히 원하고 자신의 집에 온 작은 생명이 애처롭게 보여 고양이를 키우기로 결정했다. 원래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기 마련이다.

 

얼마 뒤 뜻밖의 사건이 선배에게 생기게 되었다. 회사에서 선배에게 미국 발령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외국으로 발령을 받아 나가게 되면, 개나 고양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론 선배도 약간의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고양이를 미국으로 데려가기로 결심하고, 많은 노력을 들여 고양이를 미국에 데리고 갔다. 불과 일주일이나 열흘 남짓한 여름휴가를 가는데 개나 고양이가 귀찮다고 길에 버리는 사람들도 많다. 그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 선배는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키우게 된 고양이를 비행기에 태워서 미국까지 데리고 갔다. 필자가 서두에 왜 “사람 좋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을 포함한 외국에 자신이 키우던 개나 고양이를 데려 가려면 복잡한 행정 절차가 따라야 한다. 해당 국가에서 요구하는 각종 예방접종을 모두 완료해야 하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영어로 된 문서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시간도 들어가게 된다.

 

작년 여름 선배 가족은 2년 동안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물론 본국으로 귀국할 때도 고양이를 한국으로 데리고 가기 위해 각종 서류를 준비했다. 그게 있어야 한국으로 고양이를 데리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끼 때 미국에 온 고양이도 어른이 되어서 주인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갔다.

 

환송식을 겸한 저녁 자리에서 선배는 고양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왔다가 한국으로 가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새끼 길고양이를 처음 본 그날 밤 느꼈던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미국까지 고양이를 오게 만들었고, 다시 한국까지 데리고 가게 만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고양이는 선배를 만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하지만 그게 공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가 선배에게 인(仁)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측은지심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미주리에서 캉스독스(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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