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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재균에게 집사의 삶 허락한 '오공이'와 '오동이'

 

[노트펫] 비가 부단히도 내리던 지난달 초 어느 날,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카페에서 배우 이재균과 그의 반려묘 오공이를 만났다.

 

인터뷰이가 범인 역할을 많이 해서일까 비를 맞으며 인터뷰 장소로 가는 길은 다소 음습하게 느껴졌다. 상기된 얼굴로 인사하는 그를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무대나 브라운관이 아닌 현실에서 만난 그는 다소 앳된 인상이었다. 순수하다고 해야할까? 입대에 대한 부담감도 없어보였다. 물론 훈련소에 있을 지금은 군대에 대한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을 거다.

 

 

이재균은 KBS 2TV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에서 열연을 펼친 뒤 지난 10일 입대했다. 아쉽게도 훈련소에는 고양이들을 데려가지 못했다는 소속사 측의 전언이다.

 

전역 후에도 연기가 항상 재밌기를 바란다는 그가 입대하기 전 남긴 이야기를 풀어본다.

 

 

◇너는 건강해야 해


이재균은 1살 된 오공이와 8개월 된 오동이, 두 마리의 반려묘를 키우고 있다. 

 

첫째 오공이는 만화 주인공의 이름을 땄다.

 

이 캐릭터는 죽기 직전에도 신선(神仙)의 땅에서 자라는 콩 한 쪽을 먹고 원기를 회복하는가 하면 죽었다가 부활하는 것도 수 차례인 캐릭터로, 질긴 생명력의 대명사다.

 

 

이런 캐릭터의 이름을 차용한 것은 그의 첫 반려묘가 어린 나이에 병으로 일찍 세상을 뜬데 기인한다. 이재균이 처음 키운 고양이 영제는 같이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전염성 복막염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이재균은 "수의사 말에 따르면 영제는 입양 이전에 병이 걸렸고, 내 품에 왔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면서도 "책임 유무나 의학적 사실과 관계없이 내 품에서 이 세상을 떠난 영제를 생각하면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충격으로 한동안 고양이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았던 그가 오공이를 들인 이유는 간단하다. 우연히 접한 고양이 사진에서 영제가 보였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얌전한 줄 알았지


영제와 똑같은 모습에 입양한 오공이는 이름 덕분인지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1년을 살아줬다.

 

건강한 걸 넘어 이재균과 함께 한 9개월간 고양이는 얌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놨다.

 

연기를 마치고 귀가하면 두루마리 휴지는 물론이고, 집안에 멀쩡한 물건이 없다.

 

이재균은 "귀가 후 오공이가 어질러놓은 집을 보면 속으로는 욕을 하기도 한다"며 "너무 뻔뻔한 모습에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공이가) 커다란 개였다면 엉덩이라도 한 대 때릴 텐데, 너무 작은 고양이다 보니 때릴 곳도 없다"며 "버릇을 고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자유분방한 성격인 오공이는 구속을 싫어해 수의사에게 가만히 안겨있는 법이 없다. 때문에 동물병원에서도 블랙리스트에 올랐을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실제로 오공이는 이날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는 도중에도 그의 품에서 빠져나가고자 무던히도 애썼다.

 

 

◇고양이는 의지할 수 있는 존재

 

이재균은 말썽꾸러기인 오공이가 밉다고 했지만, 연기할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오공이와 보낸다. 집사들에게 고양이란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모양이다.

 

그는 잘 때도 늘 반려묘들과 함께한다. 머리맡에는 오공이, 다리 사이에는 오동이가 자리 잡는다.

 

함께 자는 게 불편할 때도 있고 더러는 자신보다 먼저 자리를 차지한 고양이들에 치여 불편한 자세로 자야할 때도 있지만, 집사에게 이 정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이재균은 "(오공이와는) 서로 의지하는 관계"라며 "저 아이(오공이)가 행복해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오공이의 집사가 돼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형과 정반대인 동생

 

오공이를 통해 고양이의 새로운 면을 많이 알게 된 이재균. 그는 둘째 오동이를 통해서는 고양이의 또다른 부분을 알게 됐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오공이는 날렵하게 걷는데 오동이는 오동동하고 걷는다. 뒤뚱뒤뚱 걷는다는 표현이다.

 

겁이 없는 형 오공이와 정반대로, 동생 오동이는 유난히 겁이 많다. 예방 접종차 오동이와 동물병원을 찾은 이재균은 오동이를 안고 있었던 수의사 가운에 젖은 자국을 보고 긴장을 심하게 한 오동이가 소변을 지린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오동이 발바닥에서 난 땀 자국이었다. 이때 고양이도 긴장하거나 더울 때 발바닥을 통해 땀을 흘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형 없이도 잘 지낼 수 있지?


이재균은 입대를 앞두고 배우로서의 걱정은 전혀 없다고 했다. 연기가 재밌기만 하면 아무래도 좋다는 그는 다만 군대에 다녀오고 철이 들면 연기가 재미없어지는 게 유일한 걱정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고양이들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마음이 높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는 "오공이와 오동이는 잠시 부모님께 맡길 예정"이라면서 "오공이는 걱정이 덜하지만, 오동이는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지내기에는 넓고 한적한 부모님 댁이 더 좋긴 할 거다"라면서 말끝을 흐려 못내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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