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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용지, 24시간이 부족한 '개엄마'

 

[노트펫] 배우 김용지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호타루' 역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배우로서 성공적인 첫발을 디뎠다.

 

묘령의 여인 '호타루'는 말 한마디 없이도 특유의 매력으로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마치 베일에 싸인 듯 신비롭기만 했던 그녀가 카메라 앞에 섰다. 이국적인 외모와 몽환적인 분위기의 김용지는, '아름답다'는 수식어로는 다 담지 못할 묘한 매력을 발산했다.

 

이날 촬영은 그녀의 반려견 '루', '라이'와 함께했다.

 

 

배다른 남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친남매처럼 똑 닮아있는 두 녀석은, 주인을 닮아 긴 다리를 뽐내며 촬영 내내 범상치 않은 모델 포스를 보여줬다. 곱슬곱슬한 털은 가을 햇살을 받아 눈부실 정도로 반짝였다.

 

현장을 지치지 않고 뛰어다니는 루와 라이의 모습은 누구든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올 만큼 행복해보였다. 그런 녀석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김용지의 얼굴에는 진한 애정이 묻어나왔다.

 

지난달 12일 서울 마포구의 조이뉴스24 사무실에서 배우 김용지와 반려견 '루', '라이'를 만났다.

 

◇'루'와 '라이'의 반짝이는 견생 제2막

 

어릴 때부터 길가에 돌아다니는 강아지를 엄마 몰래 지하실에 숨겨주곤 했을 정도로 김용지는 강아지를 유난히도 좋아한다.

 

서울에서 혼자 살게 되면서 강아지가 너무 키우고 싶었던 그녀는, 6개월이 넘는 신중한 고민 끝에 첫째 '루'를 입양하게 됐다.

 

 

"원래 루를 입양하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강아지 커뮤니티에서 '유기견'을 검색해보다 검은색 강아지를 보고 만나러 간 거였거든요"

 

" 그런데 거기서 '되게 말썽부리는 애가 하나 있어서 따로 빼놨다'고 하더라고요. 케이지에서 탈탈 털어서 꺼낸 게 루였어요. 다른 애들은 다들 예뻐해달라고 그러는데 루만 신발에다가 고개를 딱 대고 있는 게 짠해서 마음이 쓰여 결국 데려오게 됐죠"

 

공장에서 지내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루는 형제들과 함께 개장수한테 팔려갈 뻔했다가, 공장 직원이 커뮤니티에 도움을 요청해 임시보호소로 이동하게 됐다고 한다.

 

루와 가족이 되고 약 8개월 후, 그녀는 습관처럼 유기견을 찾아보던 강아지 커뮤니티에서 루와 똑 닮은 강아지를 발견했다.

 

언제 태어난 지도 모른 채 보호소 안에서 발견돼 보호소 안에서 생을 마감할 뻔했던 루는, 안락사 당일 한 봉사자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고, 이후 김용지에게 입양됐다.

 

"원래 두 마리를 키울 계획이었는데, 어느 날 루랑 너무 닮은 애가 있어 사진을 본 다음 날 당장 만나러 갔어요. 피부병도 있고, 무는 습관도 있고, 잘 짖고, 분리불안까지 있더라고요. 왠지 다른 사람은 안 데려갈 것 같아서 제가 키우겠다고 했어요"

 

어떻게 보면 루와 라이는 그녀를 만나 제2의 견생을 살아가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24시간이 부족한 '개엄마'의 하루

 

자칭 '개엄마'인 김용지의 라이프스타일은 철저히 반려견에게 맞춰져 있다.

 

 

반려견을 키우는 게 금지된 곳에서 나와 이사한 집은 더위를 많이 타는 루를 위한, 작지만 테라스가 달린 집이다.

 

일할 때도 예외는 아니다. 그녀는 회식 중간에도 자리에서 일어나 루와 라이를 위해 집으로 달려간 적도 있다.

 

"이 시간이 넘으면 루가 화가 나는 시간이 있어요(웃음). 어느 정도까지는 참아주는데…… 그 이상이 되면 화가 나서 부엌문을 열고 사고를 쳐요. 공복을 못 견뎌서 위액을 토한 적도 있어서 회식을 해도 애들 밥 주는 시간 안에는 들어가야 한다고 하죠"

 

혹시 스케줄 때문에 산책을 걸러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산책선생님도 따로 있을 정도라고.

 

최근에는 '만두'라고 부르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배우 김민정과 동거를 하게 돼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하다.

 

"제가 루 담당, '만두'가 라이 담당"이라는 그녀의 말처럼 인터뷰 내내 루는 김용지의 품에, 라이는 '만두' 이모의 품에 아기처럼 쏙 안겨 있었다.

 

가녀린 체구로 십 킬로가 훌쩍 넘는 아이들을 능숙하게 품에 안은 그녀들에게서 어쩐지 베테랑 반려인의 포스가 풍겨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보더콜리와 푸들의 믹스견으로, 부담스러울 정도로 똑똑한 아이"라는 루는 올해 3살 된 공주님이다. 기상 시간부터 시작해 김용지의 하루 일과는 루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데.

 

"아침 일곱 시 반이 제 기상 시간이에요. 얘네 밥그릇이 향균 되는 놋그릇인데, 그 놋그릇을…… 아침마다 쳐요. 정말 꽹과리 소리가 나죠(웃음). 그러면 일어나서 아침을 줘야 해요. 아침 먹고 간식 먹고 화장실 갔다 다시 자는 게 루의 패턴이에요"

 

" 저는 루가 먹은 걸 다 치우고 다시 자죠. 그러다 또 '우우웅' 소리를 내면 이제 놀아야 된다는 거예요(웃음). 일어나서 산책하러 나가죠"

 

공놀이나 산책처럼 무조건 움직이는 활동을 좋아한다는 루. 특히 수영을 그렇게 좋아해서 김용지는 그런 루를 위해 반려견이 수영 가능한 곳을 찾아 함께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라이는 2살 된 믹스견으로, 마초 같은 성격에 패션 감각까지 갖춘 '진짜' 수컷이다.

 

"라이는 옷 입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패셔너블하죠(웃음). 루만 옷을 입히면 질투해서 자기 입히라고 뜯을 정도예요. 성격은 딱 마초예요(웃음). 강아지들 사이에서 행동이나 매너도 그렇고요. 큰 강아지들이 져주는 게 자기가 세서 그런 줄 알아요. '한남동 마초'라고 하면 아마 라이가 유력하지 않을까요?(웃음)"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루와 라이는 엄마 김용지를 닮은, 헤어나오지 못할 깊은 매력을 가진 것 같았다. 

 

◇버킷리스트에 담은 따뜻한 마음

 

루, 라이와 가족이 된 후 김용지의 버킷리스트에는 '강아지들을 위한 공원을 만드는 것'이 생겼다.

  

 

"루, 라이 같은 강아지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어요. 그 안에는 시설 좋은 병원 겸 하우스가 있어서 유기견들을 보호할 수도 있고요. 수영장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염병을 어떻게 막을지 고민이 된다"는 말을 하는 그녀는 표정은 사뭇 진지하기까지 했다. 

 

루와 라이 같은 가슴아픈 사연을 가진 강아지를 위해 김용지는 꾸준히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일곱마리가 넘는 강아지를 임시보호했으며, 치료를 시켜주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더 많은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안타깝다"는 마음을 전했다.

 

◇전하고 싶은 한마디, "고마워"

 

김용지는 말을 못 하는 호타루 역을 맡아 말 대신 눈빛이나 표정 등으로 감정을 표현했다. 어떻게 보면 반려견과의 대화 역시 말 대신 다른 것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김용지 역시 그녀만의 방식으로 반려견들과 교감을 나눈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이지만, 반려견에게 딱 한 마디의 말을 전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녀는 단번에 "고마워"라고 답했다.

 

"루와 라이 덕분에 제 삶이 훨씬 깊고 풍부해졌어요. 제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폭도 넓어졌고…… '엄마'의 대열에 올라선 것 같아요(웃음)"

 

"어떤 행동들에 규제가 많아졌지만, 그 규제들이 불편하지 않다고 느끼는 거면 내가 정말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긴 거라고 생각해요. 그 사실에 대해 너무 행복하고요. 제가 주는 사랑보다 받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해서 늘 고맙죠. 아마 강아지 키우는 사람들은 다 같은 마음일 거예요"

 

그렇게 주고도 더 해줄 것을 찾으며 미안해하는 김용지의 모습에선 그녀의 말처럼 진짜 '엄마'의 진한 사랑이 배어 나왔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해주고 싶고, 여행도 많이 하고 싶다"는 그녀는 "무엇보다 일상을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루 한 번 하는 평범한 산책도, 함께하기에 더할 수 없이 특별하고 소중하기만 하다는데.

 

아직 보여준 것 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배우 김용지.

 

앞으로 그녀가 루, 라이와 함께 걸어갈 길은, 잠든 녀석들을 보며 절로 짓는 그녀의 미소만큼이나 아름다운 꽃길일 것만 같다.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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