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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기웃대던 유기견 잊지 못해 결국 업어온 캠핑족 사장님

 

[노트펫]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너무 추운 날씨라 데리고 왔어요. 이제 목욕하러 갑니다."

 

바닷가 해수욕장에 캠핑을 갔다가 만난 유기견을 잊지 못하고 집으로 데려온 30대 캠핑족 사장님의 마음 씀씀이가 다시 찾아온 추위를 녹이고 있다.

 

경주에 거주하는 익희 씨. 자영업을 하는 익희 씨는 캠핑 매니아다. 경주의 바닷가와 계곡을 찾아 캠핑을 즐기는게 커다란 낙이다. 

 

그는 지난달 말 1km 정도 펼쳐진 백사장에 모래가 부드러워 모래 찜질로 유명한 오류고아라해변(옛 오류해수욕장)을 찾아 캠핑을 즐기고 있었다.

 

ⓒ노트펫
"잠깐 쉬었다 갈게요!"

 

해변에서 캠핑을 한 지 1주일 가량 됐을 무렵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체구의 흰색 시고르자브종 강아지가 텐트 안을 자기집처럼 드나들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이 녀석 며칠새 친해졌는가 싶었는지 밤에는 텐트 안에서 겁도 없이 잠을 청하기도 했다. 

 

ⓒ노트펫
'오늘은 추우니까 안에서...'

 

ⓒ노트펫
 

 

큐빅이 박힌 목걸이를 찬 녀석. 처음에는 주변 식당이나 마을에 사는 녀석이겠거니 했는데 관심을 갖고 지켜보니 길가 풀숲에 둥지를 틀어서 살고 있었다.

 

ⓒ노트펫
'숙박비는 텐트 지켜주는 것으로 퉁...'

 

주인이 없는 유기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두라는 이름까지 붙여주고 친해진 녀석. 해변을 청소하는 아주머니 분에게 물어봐도 주인이 없는게 확실해 보였다.

 

만두는 해변 옆에 위치한 캠핑장 카라반 이곳저곳 고기 굽는 곳을 찾아다니며 먹을 것을 구하고 있었다. 붙임성이 좋아 여기저기 꼬리 흔들며 곧잘 얻어먹고 다녔다. 인심 후한 캠핑족 사이에서 먹고 사는 것은 걱정 없어 보였다.

 

ⓒ노트펫
해변 길가 풀숲이 이 녀석의 잠자리였다. 

 

아침이면 해변 이곳저곳을 산책하고 다니는 모습에 여유까지 느껴졌다. 그렇게 이곳이 이 녀석에게 살만한 곳이라고 여겨졌다.

 

어느새 정이 들었지만 집에 큰 개도 있고 해서 덜컥 데려갈 형편은 안됐던 익희 씨. 그래서 둥지 대신 번듯한 집 하나 만들어주고 목줄에 이름 써서 해변 마스코트로 삼아 살아가게끔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텐트를 접었다.

 

그렇게 되면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데다 자주 해변을 찾는 자신이 보호자 역할을 해주리라는 마음도 먹었다. 물론 평생 함께할 가족이 나타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이다.

 

지난 11일 다시 찾은 고아라해변. 만두는 꼬리를 치며 익희 씨를 무척이나 반겨줬다. 하지만 평생 가족에 대한 아쉬움은 계속 머릿 속을 맴돌았고, 이에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다시 글을 올려 입양 희망자를 찾아봤으나 소득은 없었다. 키울 형편이 마땅치 않은 것이 야속했다.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너무 추운 날씨라 데리고 왔어요. 이제 목욕하러 갑니다."

 

ⓒ노트펫
집에 데려온 만두. 사진을 본 이들은 그렇게 될 줄 알았다(?)고 소식을 반겼다. 

 

지난 16일 익희 씨는 커뮤니티에 이런 글과 함께 집에 함께 있는 만두의 사진을 게시했다. 설 연휴가 지나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만두 생각이 떠나지 않았던 그는 해변를 찾아 그만 만두를 데려온 것이었다. 

 

익희 씨는 "대형견과 소형견 수컷끼리는 서로 물고 하는 것도 봐와서 참 많이 고민했다"며 하지만 "저리가라고 누군가 발로찬 모래를 두 눈에 맞으며 내쫓기는 것을 봤을 때 느꼈던 서러움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집에 온 만두 역시나 인성이 좋은 강아지란다. 사료를 편식하긴 하지만 배변은 반드시 바깥 산책 시에만 하는 공간 구분이 확실한 녀석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캠핑할 때 텐트 안이나 주변에서도 배변하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익희 씨는 큰 일을 한 게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면서 "큰 녀석과 인사는 시켰는데 당분간은 분리해서 지내도록 할 것"이라며 "두 녀석이 부디 친하게 지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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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댓글 2건

  •   2021/02/22 12:15:30
    팩트:역재생이다

    답글 2

  •   2021/03/14 02:06:10
    감사해요 댜단한 용기에요

    답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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