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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중인 집사 난감하게 하는 '방해 빌런' 고양이.."나냥, 일이냥?!"

 

[노트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택근무 또는 단축근무를 실시하는 회사들이 생겼다.

 

개인의 성격과 성향 또는 회사 내 지위나 업무 특성 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가운데, 고양이 집사들은 재택근무의 장점과 단점을 '집에 고양이가 있다'로 꼽았다.

 

집사 수정 씨는 지난 2일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업무 사이사이 귀여운 반려묘 '로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한껏 기분이 들뜬 수정 씨는 업무 시작 전 회사 노트북 설치에 돌입했다.

 

ⓒ노트펫
집사가 상상했던 이상적인 재택근무 환경의 예.

 

처음에는 컴퓨터용 책상이 따로 없어 소파에 쿠션을 받쳐 놓고 일을 하려 했던 수정 씨.

 

하지만 자신의 최애 자리를 노트북한테 뺏겼다고 생각한 로이가 계속 째려보고 언짢아하는 통에 결국은 식탁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단다.

 

ⓒ노트펫
"크고 시커먼 녀석이 내 자리를 차지했다옹!!!"

 

업무가 시작되고 일에 집중한 수정 씨. 한참 만에 어디선가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서 보니 노트북 사이로 로이가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고.

 

ⓒ노트펫
"집사 뭐 하냥. 멍 때리는 건 좋지 않다옹~"

 

[수정 씨 : 제가 관심을 안 가져주니까 로이가 노트북 위로 올라와서 이것저것 눌렀는데 그래프도 만들고, 표도 채워놓고. 그걸 보고 천재 냥이인가 싶었어요.]

 

ⓒ노트펫
"에휴. 그럼 내가 좀 도와줄 테니 비켜보라옹!" (알고 보니 엑셀 능력냥?)

 

그런 모습 하나하나가 너무 귀여워 놀아주고 싶었지만 일이 우선이라 몇 번이나 로이를 막고 내려놓기를 반복했단다.

 

그러니 나중에는 노트북 뒤에서 수정 씨를 쳐다보면서 감시를 하거나 스툴 위에서 잠을 자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노트펫
"쳇! 이 네모난 게 뭐가 좋다고.. 기다릴 테니 빨리 끝내고 놀아달라옹!"

 

올해로 4살이라는 로이는 수정 씨와 함께 한 지 1년 3개월 정도 됐다.

 

이전에 있던 집에서 대소변 실수를 한다고 학대를 당했다는 로이. 당시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엄청 말라 있었다고.

 

[수정 씨 : 로이가 깔끔하고 예민한 편이라 다른 고양이들이랑 화장실을 같이 쓰기 싫어 대소변 실수를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살을 빼야 할 정도로 포동 포동 해졌고 잘 지내고 있어요.]

 

ⓒ노트펫
"나는 깔꼼쟁이라 깨끗한 화장실 아니면 쓰기 싫다옹!"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여전히 남자를 엄청 경계하고, 겁이 많아 큰소리가 들리면 그 자리에 굳어 버리고 만단다.

 

그래도 로이는 수정 씨가 상처를 보듬어 준 덕분에 많이 쾌활해졌다.

 

ⓒ노트펫
"집사! 오늘은 뭐 하고 놀까?"

 

유튜브 보는 것을 좋아해 수정 씨가 TV만 켜면 어디선가 나타나 자신이 좋아하는 영상을 보여 달라고 조르고, 최애 놀이인 숨바꼭질도 열심히 한다고.

 

최선을 다해 숨바꼭질을 하고 나면 이후에 현타가 오기도 하지만 엄청 좋아하는 로이를 위해 수정 씨는 가끔 해주고 있단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냐는 질문에 수정 씨는 "잘 몰라서 큰일이 날 뻔한 적이 있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노트펫
"그땐 그랬었지.. 그건 끈이 잘못한거다옹!"

 

끈 장난감을 좋아하는 로이가 수정 씨가 보지 못한 사이 그걸 가지고 놀다가 삼키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났단다.

 

[수정 씨 : 새벽에 로이가 미친 듯이 우다다 하길래 기분이 많이 좋은가 보다 하고 다시 자려고 했어요. 그런데 저한테 계속 엉덩이를 들이밀더라고요.]

 

지독한 냄새에 정신이 번쩍 들어 보니 로이의 엉덩이에 끈 장난감이 붙어 있었다고.

 

새벽이라 병원을 갈 수 없는데 로이가 너무 괴로워해서 수정 씨는 살살 빼준 뒤 날이 밝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단다.

 

ⓒ노트펫
"집사가 날 얼마나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다옹~"

 

[수정 씨 : 그때 수의사 선생님께서 강제로 잡아 빼려고 하다 장이 꼬이는 경우도 있다고 큰일 날 뻔했다고 하시는데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어요.]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때를 계기로 수정 씨는 다시금 열심히 공부하는 집사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노트펫
"집사! 열심히 사냥해서 맛난 거 많이 가져오라냥!"

 

수정 씨는 "로이야. 언니는 발톱 깎을 때, 발바닥 털을 자를 때, 양치할 때 싫다고 물어뜯고 할퀴어도 괜찮아"라며 "그러니까 아프지 말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기만 해"라고 말했다.

 

ⓒ노트펫
"숨바꼭질 만렙 로이를 찾아보라옹! '@royyy_____'"

 

이어 "앞에 네가 싫어하는 세 개 빼고는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라며 "로이야. 사랑해"라고 따스한 마음을 전했다.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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