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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공을 맞혀야지!"..훈수 두는 '입당구' 고양이

[노트펫] 어딜 가든 훈수 두는 친구가 한 명쯤은 있다. 이 친구들의 실력이 대단해서 훈수를 두는 건 아니다.

 

국가대표나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하면서도 끊임없이 훈수를 두는 이들을 두고 우리는 "입ㅇㅇ를 한다"고 한다. 입축구, 입당구 등 입으로만 떠든다는 뜻이다.

 

입당구 실력이 어느새 500을 훌쩍 넘었다는 오늘의 주인공 '모모'.

 

<노트펫>은 30일 "입당구가 수준급인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 미희 씨에 따르면 큐대를 잡아본 적도 없는 반려묘 모모가 TV에 나오는 '왕중왕전' 당구 경기를 보고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미희 씨는 집이 1층인 데다 창문 바로 앞에 담벼락이 있어 마음껏 바깥 세상 구경을 하지 못하는 모모가 안쓰러웠다. 이에 심심해하는 모모를 달래고자 관상용 어항을 설치하는 한편 수시로 TV를 틀어놓기로 했다. 모모가 TV에 큰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TV를 틀어놓고 있던 어느 날 미희 씨는 당구 영상을 보고는 훈수를 두는 듯 솜방망이로 TV를 팡팡 치는 모모를 목격했다. TV에 나오는 형형색색의 공을 한참이나 치고는 TV 뒤를 살피는 모습이 멍청미(美)를 더한다.

 

훈수만 두 시간째..지친 혀는 들어갈 줄을 모른다.

 

모모는 평소 시크한 도시 고양이지만, 아침만은 애교가 철철 흘러넘친다. 미희 씨가 아침마다 특식을 주기 때문이다.

 

미희 씨는 참치캔이나 닭가슴살 등 모모의 아침상은 맛있는 것들로 채운다. 아침마다 애교로 깨우는 모모가 사랑스러워서다. 자연스레 맛있는 걸 얻어먹으려는 모모의 애교가 더욱 심해졌고, 간식 준비하는 소리만 들어도 달려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모모.

 

이 때문에 모모 간식을 준비하다 수차례나 넘어질 뻔했다는 미희 씨는 특단의 조치로 '기다려' 훈련을 시작했다. 모모가 달려들면 식기를 들고 가만히 있다가, 모모가 얌전히 앉아있을 때 칭찬과 함께 식기를 내려주기를 반복했다.

 

미희 씨는 훈련을 시작하면서도 잘 될지 반신반의했지만, 모모는 의외로 사나흘 만에 '기다려'를 완벽하게 익혔다. 현재는 몇 분씩이나 기다리는 건 물론이고, 식기에 맛있는 간식을 담아도 모모 전용 식탁에 올려주지 않으면 먹지 않고 기다리는 모모가 대견하기만 하다.

 

 

모모는 지성과 함께 훌륭한 묘성(?)도 지녀 창밖에서 생활하는 길고양이 친구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편이다. 특히 새끼 고양이들에게는 말도 많이 걸고,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함께 낮잠을 자기도 한다.

 

집사인 미희 씨는 길고양이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물과 사료를 나눠주기도 한다. 엄마가 자녀의 친구들에게 잘 지내라며 간식을 사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모모에게 더 좋은 풍경을 보여주지 못하는 미안함이 모모와 놀아주는 길고양이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발전한 것.

 

"엄마, 내 친구들 왔는데 밥 좀 나눠주세요"

 

이때 모모는 방충망 건너에서 길고양이들의 식사를 가만히 지켜본다. 밥그릇을 나눠도 아깝지 않은, 가족 같은 관계를 형성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모는 이들의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다가 한참이나 수다 떨고 함께 낮잠도 잔 뒤에 갈 길을 떠나는 길고양이들을 배웅한다.

 

"아니, 거기 사진사 양반! 사진은 그렇게 찍는 게 아니고..."

 

미희 씨는 "모모 입양 당시 각종 검사와 예방접종, 여기에 중성화 수술까지 정말 많은 돈이 순식간에 투입됐다"며 "어린 친구들이 반려동물 키우는 걸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고양이가) 정말 사랑스러운 동물이라, 그런 (비용적인) 것들을 생각나지 않게 한다는 것"이라며 "심장에 무리를 주니 고양이 키우지 마세요"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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