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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길고양이는 왜 자동차 번호판에 오줌을 갈길까

길고양이가 좋아하는 영역 표시 대상

 

 

[노트펫] 신축 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파트에는 실내 주차장과 실외 주차장이 같이 있다. 이런 경우 주민들은 실외 주차장보다는 실내 주차장에 주차하기를 선호한다. 실내 주차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심리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첫째, 우리나라의 화끈한 겨울과 여름의 날씨가 한 몫을 한다.

 

겨울이 되면 시베리아에서 불어온 차가운 고기압의 영향으로 영하 10도 이상의 추위가 이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 야외에 주차된 차량은 자칫 냉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리고 폭설이라도 내리면 차량에 쌓인 눈을 치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여름도 마찬가지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 주차된 차의 경우 차량 실내 온도가 건식 사우나 못지않을 수 있다. 계란을 차 안에 놓아두면 익을 정도다.

 

둘째, 먼지로 인한 피해다. 수도권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다. 또한 차량과 공장도 많다. 아무리 깨끗하게 세차한 차량도 밤새 밖에 주차하면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셋째, 동물로 인한 피해다. 특히 조류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 경우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여름이 되면 햇볕을 피해 나무 그늘에 주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경우 자칫 새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새의 배설물은 차량의 도색을 부식시킬 수 있는 산성 성분이다.

 

만약 장기간 이를 방치할 경우 새의 분변에 포함된 수분은 바짝 마르게 되고 남은 분변의 산성도는 매우 높아진다. 단순 도장의 변색은 물론 차체 부식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그런데 새와는 다른 지상동물로 인한 피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피해는 경미한 수준이다. 새똥에 비해 애교로 넘어갈 수도 있다. 고양잇과동물은 영역을 표시할 때 소변을 주로 활용한다. 소변 뿌리기의 주요 대상은 수직으로 된 물체다. 실내에서 고양이를 키울 경우, 책상이나 탁자 다리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노트펫
고양잇과동물은 필자가 그린 그림과 같이 수직 대상 물체에 영역 표시를 한다. 이들은 영역 표시를 할 때 꼬리(선분bc)를 몸체(선분ab)에서 45도~90도 정도 세우고 한다. 그러면 꼬리에 자신의 소변이 묻지 않게 되고 그 결과 더 많은 양의 소변이 영역 표시에 사용되게 된다.

 

 

그런데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생활하는 길고양이의 경우, 마킹 대상이 많다. 나무나 전봇대가 좋은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자동차의 번호판이 주요 타깃이 된다.

 

가을이 되면 여름에 비해 확연히 기온이 떨어진다. 그런 시기가 되면 동네 길고양이들은 자신의 본능에 충실한 행동을 한다. 따뜻한 곳을 찾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인기 있는 곳은 아파트 실외 주차장이다. 그곳에는 갓 주차한 차량들이 많다. 고양이들에게는 말 그대로 핫스팟(hot spot)이다. 그러다보니 자동차의 수직면을 찾아서 영역 표시를 하는 고양이들도 많다.

 

자동차의 수직면 중에서 고양이가 선호하는 곳은 번호판이다. 다른 곳에 비해 높이가 낮아 키가 작은 고양이의 마킹 대상으로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이러한 피해는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껏해야 물 티슈 한 장도만 지출하면 극복기능하다.

 

수컷 길고양이의 경우 한 시간에 평균 십여 회 정도 영역 표시를 한다. 그러니 마킹을 할 때 분비하는 소변의 양도 많지 않다. 귀찮아도 물 티슈 한 장을 꺼내서 훔치면 그만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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