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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얼룩 고양이 그리고 거북이와 토끼

[노트펫] 트로트의 전성시대다. 방송사 경연 프로그램의 주류는 이미 트로트로 바뀌었다. 별 생각 없이 TV를 켜고 리모컨 서핑을 해보면 여러 케이블 방송에서 트로트 프로그램이 재방송되고 있다. 트로트는 한때 흘러간 노래였지만, 완벽하게 부활하여 우리 곁이 다가왔다.

 

그런데 트로트에 이어 판소리도 최근 부활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판소리는 현대적 감각이 입혀져서 흥겨우면서도 찰지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젊은 세대의 입과 귀에 착착 감기니 듣기도 좋고 흥얼거리기도 수월하다. 이런 변화된 판소리를 21세기 판소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날치’라는 그룹이 부른 판소리 “범 내려온다”라는 곡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이미 국내를 넘어 인기가 세계로 미치고 있다. 노래의 주인공은 당연히 곡에 있는 범이다. 그런데 범은 한자가 아니다. 호랑이와 표범을 합친 순 우리말이지만 표범보다 주로 호랑이를 지칭한다.

 

ⓒ노트펫
한국호랑이와 혈연적으로 같은 아무르호랑이. 아기의 손바닥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맹수인지 짐작할 수 있다. 2018년 7월 미국 미네소타동물원에서 촬영


고양이는 범의 먼 친척이다. 하지만 범과는 달리 체중이 몇 킬로그램에 불과하다. 범은 고양이에 비해 체중이 70~100배 정도나 된다. 두 동물 사이에는 체격 차이가 현저하지만 유사점도 있다. 범이 가진 줄무늬를 가진 고양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범의 줄무늬와 유사한 무늬가 있는 고양이를 범무늬 고양이(tabby cat)라고 지칭한다. 고등어태비, 치즈태비라고 부를 때의 태비가 얼룩을 가리킨다.

 

ⓒ노트펫
범무늬 고양이, 2017년 8월 미국 미주리주 컬럼비아에서 촬영

 

그런데 비교적 보기 쉬운 범무늬 고양이와 달리 보기 힘든 독특한 무늬를 가진 고양이도 있다. 마치 팔레트에 여러 색깔의 물감을 군데군데 떨어뜨려 놓은 것 같은 고양이를 얼룩 고양이(tortoiseshell cat)라고 한다.

 

우리 말로는 흔히 삼색 고양이라고 부른다. 흰색, 검은색, 담갈색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얼룩 고양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어 이름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름에 있는 tortoise(토터스)는 거북, shell(쉘)은 껍질을 뜻한다. 따라서 tortoiseshell(토터스쉘)은 거북의 껍질인 귀갑(龜甲)이다. tortoiseshell cat은 거북 껍질처럼 패턴이 없는 비정형적이면서도 여러 색이 혼합된 독특한 털을 가진 고양이라는 뜻이 된다.

 

ⓒ노트펫

얼룩 고양이, 2020년 10월 인천의 한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서 촬영  

 

위의 사진에 있는 고양이가 완벽한 얼룩고양이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얼룩 고양이의 대부분은 암컷이다. 전체 얼룩 고양이에서 수컷이 차지하는 비율은 낮다. 수컷의 경우 생식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tortoise와 같이 거북으로 해석되는 turtle이라는 동물도 있다. 두 동물은 다른 동물이다. tortoise는 민물거북, turtle은 바다거북이다. 그러므로 이솝 우화에서 토끼와 경주한 거북은 turtle이 아닌 tortoise다. 토끼와 거북의 경주는 “The Tortoise and the Hare”가 된다.

 

우리말로 모두 토끼로 해석하는 hare와 rabbit도 차이가 있다. hare는 근육질의 몸에 큰 귀를 가진 산토끼다. 반면 rabbit은 우리에게 익숙한 귀여운 외모의 토끼다. 유럽의 귀족들이 말을 타고 다니면서 사냥개로 추격한 동물은 hare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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