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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어미가 로드킬 당한 퓨마 삼남매의 운명은?

새시
2015년 10월 어미가 로드킬 당한 뒤 구조된 퓨마 새시. 구조 당시 새끼였던 새시는 현재 성체로 팜비치동물원에서 보호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2020년 11월 팜비치동물원 인스타그램. 

 

[노트펫] 회자정리(會者定離), 모든 만남에는 헤어짐이 운명처럼 따라온다. 생자필멸(生者必滅), 이별은 유한한 생명을 가진 모든 동물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새끼들이 성장하면서 어미는 이별을 준비한다. 언제까지 자신이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별의 시기는 어미가 정한다. 어미 눈에 새끼들이 충분히 앞가림을 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어미는 홀연히 떠나고 만다.

 

어미와 새끼의 이런 이별은 대자연의 흐름이다. 이런 예정된 이별에도 눈물은 흐른다. 보금자리에는 여전히 어미의 따스한 온기가 남아있다. 남은새끼들은 어미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안다. 하지만 떠난 어미를 기다린다. 세상에 이런 일보다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시간이 약이다. 새끼들은 어미를 기다리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때부터 새끼들은 더 이상 어미의 보호를 받는 존재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평지풍파를 극복해야 한다.

 

이런 이별과 달리 사고로 인해 어미와 생이별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 남겨진 새끼의 운명은 태풍 위에 마주선 초롱불과 같은 존재가 된다. 특히 혼자 힘으로 먹이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개체들의 처지는 더욱 가혹하다.

 

플로리다(Florida)는 미국 본토에서 유일하게 아열대기후에 속하는 지역으로 다양한 식생으로 유명하다. 많은 야생동물 중에서도 플로리다주는 1982년 플로리다 팬서(Florida panther)를 플로리다주의 상징동물로 지정한다. 퓨마의 아종인 플로리다 팬서는 자연에서 개체 수가 백여 마리 남짓 남은 멸종위기동물로, 플로리다 생태계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2015년 10월 중순 플로리다의 이스턴 콜리어 카운티(eastern Collier county)에서 4개월 가량의 어린 암컷 퓨마가 구조된다. 차량에 치어 죽은 퓨마의 새끼였다. 로드킬(road kill) 된 세 살짜리 젊은 어미는 세 마리의 새끼가 있었다. 그 중 한 마리는 아사하여 사체로 발견되었고, 한 마리는 이렇게 구조됐다. 전문가들은 남은 한 마리는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트펫
팜비치동물원 측이 어린 퓨마였던 새시를 기념하여 만든 인형. 2017년 동물원에서 필자는 인형을 구입했다. 

 

개나 고양이도 아닌 덩치 큰 퓨마가 교통사고로 죽을 수 있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퓨마의 체중이 사람과 비슷한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것도 없다. 체중 500kg 이상 말코손바닥사슴이나 그리즐리, 300kg 엘크 정도가 아니면 차에 치여 죽지 않을 야생동물은 북미에 없다. 그래서 적지 않은 퓨마들은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기도 한다.

 

ⓒ노트펫
그랜드캐년국립공원의 퓨마도 교통사고의 위험에 놓여있다. 공원측은 과속운전의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로드킬 된 퓨마를 박제로 전시하고 있다. 2018년 촬영


구조된 어린 퓨마는 네이플스 동물원(Naples Zoo)에 인계되었다가, 팜비치동물원(Palm Beach Zoo)으로 자리를 옮기고 정착한다. 퓨마가 야생으로 돌아가지 위해서는 어미로부터 충분한 생존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퓨마는 그런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그래서 다시는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목숨을 건지고 성체로 자란 것은 그 새끼 퓨마의 운명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과속운전은 사람은 물론 야생동물의 생명까지도 위협한다. 운전은 항상 조심히 해야 한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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