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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고양이 만큼 쥐를 잘 잡는 진돗개

[노트펫 소를 키우는 목장에서 쥐는 상당히 성가신 존재다. 사료를 축내기도 하고, 병도 옮기기도 하며, 시설물을 갉아서 망가뜨리기도 한다. 쥐는 결코 체구가 작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되는 상대다. 그러므로 목장을 운영하는 경영자라면 쥐의 파상 공세에 대항할만한 나름의 방어 수단을 반드시 마련해야만 한다.

 

쥐를 잡는 일을 구서(驅鼠)작업이라고 한다. 대자연이 임명한 이 분야 최고 전문가는 의문에 여지가 없이 고양이다. 이는 대자연은 물론 인류 역사가 증명하는 진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고양이만으로만 목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목장의 질서를 위협하고 동물들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는 쥐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구서 작업도 할 수 있으면서, 덩치 큰 동물들의 위협적인 활동도 억제할 수 있는 든든한 존재가 필요하다.

 

대규모로 소를 사육할 경우, 축사 인근에 사료용 작물을 같이 재배하기도 한다. 그러면 목장경영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비를 절감할 수도 있다. 물론 이렇게 하면 공장에서 만든 것이 아닌 자연에서 만든 건강한 사료를 동물에게 줄 수 있다는 보너스도 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전혀 예상치 않은 문제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옥수수 같은 맛있는 사료 작물을 먹기 위해 고라니나 멧돼지 같은 원치 않는 발굽동물들이 방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동물이 주는 농작물 피해는 농촌 출신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노트펫
미국 멤피스에서 촬영한 멧돼지 가족(박제), 2017년 11월

 

이들처럼 덩치 큰 발굽동물들은 수 킬로그램에 불과한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그들의 눈에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게 보인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목장 경영자에게는 고양이보다 훨씬 강한 동물이 있어야 한다.

 

한우를 키우는 필자의 지인은 그래서 진돗개를 선택했다. 진돗개는 우리 선조들이 선택한 명견(名犬)이다. 경계심이 뛰어나서 집도 잘 지키고 사냥에도 능하다. 한반도 자연에 완벽히 적응한 멀티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뛰어난 번견(番犬)이면서도 훌륭한 사냥개인 진돗개 몇 마리만 목장에 있다면 어지간한 발굽동물들의 침입은 예방할 수도 있다.

 

진돗개의 사냥 대상에는 발굽동물은 물론 설치류인 쥐도 포함된다. 몇 년 동안 진돗개를 마당에서 풀어 놓고 키운 적이 있었는데, 수시로 쥐를 잡아내기도 했다. 고양이가 순발력으로 쥐를 사냥한다고 하면 진돗개는 빠른 속도와 강한 힘으로 사냥하는 차이가 있다.

 

ⓒ노트펫
필자의 단골 카센터에서 키우고 있는 진돗개

 

그런데 목장의 안녕을 위협하는 작은 동물에는 쥐만 있는 게 아니다. 새들도 수시로 축사에 들어와서 사료를 가로채기도 한다. 야생조류에게 소가 먹는 사료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하지만 진돗개는 새들의 소 사료 축내기도 용납하지 않는다. 수시로 새들을 내쫓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돗개가 지키고 있는 축사에는 새들도 잘 찾지 않는다.

 

쥐, 새,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들은 본능적으로 무서운 존재를 안다. 어떤 동물이 자신에게 위험한지 교육받지 않아도 안다. 그래서 이들은 진돗개가 있는 곳은 가급적 피한다. 이 정도 같으면 진돗개는 명견 중에 명견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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