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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집고양이가 인형으로 사냥 연습을 하는 이유

[노트펫] 집고양이들은 사냥을 할 필요도 없고, 이유도 없다. 야생의 고양이들은 자신의 배나 혹은 새끼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사냥을 해야 하지만 집고양이들은 그렇지 않아도 된다.

 

일명 집사라고 불리는 주인이 식사시간만 되면 공짜로 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경제학을 배운 고양이라면 수고스럽게 먹잇감을 찾아다닐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집고양이의 사냥 본능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 집고양이들은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사냥을 준비한다.

 

고양이의 사냥 연습은 인터넷이나 도면을 통한 모의연습(模擬演習) 수준이 아니다. 군인들이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처럼 집고양이들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빠른 속도와 진지한 태도로 사냥 연습에 임한다.

 

집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모의 사냥감은 작고 부드러운 소재의 장난감이다. 주로 헝겊으로 만들어진 작은 인형들이다. 그런 특징을 가진 장난감을 고양이가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야생에서 고양이가 사냥하는 사냥감들의 특징을 그 작은 장난감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체구가 작은 포식자다. 백수(百獸)의 제왕인 사자와 숲속의 제왕인 산군(山君) 호랑이의 거대 체구에 비하면 고양이는 50분의1 수준이다. 그러니 고양이의 사냥감은 소나 멧돼지 같이 큰 체구의 발굽동물이 될 수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쥐나 다람쥐 같은 작은 설치류 정도가 고양이의 현실적인 선택 지점이다. 살아있는 설치류들은 작은 헝겊인형 정도의 체구를 가지고 있고 피부도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털로 덮여있다.

 

인형을 가지고 노는 고양이의 장난을 살펴보면 덩치 큰 사냥꾼이 먹잇감을 덮치는 것과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체구의 차이는 많지만 고양이의 먼 친척인 호랑이가 멧돼지를 덮치는 것과 비슷한 느낌까지 준다.

 

고양이는 개과동물들과는 달리 사냥감을 길게 추격하여 잡지 않는다. 수풀 같은 곳에 숨어 있다가 먹잇감에 와락 덮치는 것을 선호한다. 고양이의 장난도 그렇다.

 

인형 뒤에서 스프링처럼 움츠리고 있다가 갑자기 덮치는 것을 계속 반복한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동물의 왕국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인 호랑이가 사슴이나 멧돼지를 습격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집고양이의 이런 행동들은 사람의 눈에는 분명 장난처럼 보인다. 물론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 고양이도 이를 장난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고양이의 움직임은 과거 자신의 선조가 야생에서 무수히 행한 사냥을 반복하는 것이다.

 

야생의 고양이들은 이런 행동을 생후 2~3개월 정도에 한다. 같이 태어난 형제자매들과 장난처럼 보이는 사냥연습을 하며 후일에 필요한 사냥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미의 품을 떠나 독립적인 생활을 하면 연습하면서 갈고 닦았던 사냥 실력을 실전에서 발휘한다. 그러니 어릴 때 사냥 연습 파트너가 있을 때 충분히 사냥 연습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집고양이들은 그런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이유(離乳)를 마치면 어린 새끼들은 각자 다른 곳으로 분양되기 때문이다. 애당초 어린 형제자매들과 같이 모의 사냥연습을 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셈이다.

 

그렇지만 핏속에 흐르는 고양이의 사냥 본능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 큰 성묘(成猫)가 되어서도 만일에 있을지 모르는 사냥을 대비하여 혼자 능력을 갈고 닦는다. 하지만 그런 기회도 거의 주어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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