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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천근만근 주말 근무길 부비부비를 선사해준 길고양이

[노트펫] 직장인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까지 몸과 마음에 있는 모든 에너지를 회사에 쏟아 붓는다. 그리고 약간의 여흥을 불타는 금요일에 하면 주말 아침부터 온 몸이 물엿처럼 축축 늘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진득한 액체처럼 늘어진 직장인들의 몸은 소파나 침대에 단단히 달라붙어 어지간해서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7년 전의 일이었다. 일주일을 기다려온 주말은 아쉽게도 회사 주관 행사 때문에 회사에 반납해야만 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운전을 하여 행사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행사장 주변은 주차장이 아예 없었다. 할 수 없이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해야 했다. 그것도 그나마 가장 가까운 주차장이었다.

 

그런데 행사장으로 걸어가는 동안 인생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겪게 되었다. 너무나 독특한 고양이 한 마리와의 유쾌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고양이의 외모는 한국의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고등어 무늬 고양이는 필자가 걸어가는 골목에서 불쑥 등장하였다. 그러더니 필자의 다리를 자신의 온몸으로 마구 문지르기 시작했다.

 

처음 본 길고양이의 이런 행동 때문에 굉장히 당황했다. 길고양이에게 이런 식의 격한 환대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정심을 찾고 고양이의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길고양이는 먼저 자신의 머리를 필자의 다리에 문질렀다. 그런 다음 몸과 엉덩이 순으로 접촉해왔다.

 

사람들을 따라다니는 길고양이, 2012년 8월 촬영

 

고양이가 사람에게 자신의 몸을 문지르는 것은 호감을 표시하는 행동 중에 하나다. 일종의 애정표현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애정표현 외에도 고양이가 사람에게 자신의 체취를 남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특히 장시간 외출을 마치고 귀가한 주인에게 고양이가 이런 행동을 집중적으로 하는데, 이는 희미해진 자신의 체취(體臭)를 다시 입히려는 목적이다. 고양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 속마음은 “이 사람은 나의 주인이다.” 혹은 “이 사람은 나에게 밥과 물을 주는 집사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그 길고양이와 만난 시간은 행사 시작 시간 30분 전이었다. 그래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길고양이는 여느 집에서 키우는 귀여운 강아지와 같은 행동을 계속했다. 자신을 긁어달라고 길바닥에 벌러덩 누워 버린 고양이의 모습은 천하태평이었다. 고양이는 사람의 손길을 즐기면서 가르릉 가르렁거리는 소리를 연신 내었다.

 

사람들의 손길을 즐기고 있는 고양이, 2018년 8월 촬영

 

길고양이와 사람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동네 꼬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필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손길을 환영했다. 정신없이 고양이와 놀다가 시계를 보았다. 행사 시작 십분 전이었다. 이제는 가보아야 할 시간이었다.

 

행사를 마치고 다시 차를 타기 위해 아까 길고양이와 만났던 곳을 지나갔다. 고양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회사가 마련한 행사 때문에 주말에 쉬지 못했지만 지금도 생생한 고양이와의 추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 같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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