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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대단한' 고양이 '매우 대단한' 라쿤

북미에서의 길고양이와 라쿤의 관계

 

[노트펫] 고양이는 대단한 동물이다. ‘대단한’이라는 형용사를 동물이라는 명사 앞에 붙인 이유는 간단하다. 고양이의 재주와 생존 능력이 그 어떤 동물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우수하기 때문이다. 고양이라는 동물은 그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을 가치가 있다.

 

고양이는 신체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동물이다. 유연성과 민첩성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고양이는 먹잇감 확보에서 경쟁자들에 뒤지지 않는다. 또한 거친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까지 뛰어나서 보호자인 사람이 없어도 혼자의 힘만으로 능히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가 아무리 ‘생존왕’이어도 또 다른 생존왕인 북미의 라쿤(Raccoon, Racoon)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앞에서 고양이를 두고 ‘대단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라쿤에게는 ‘매우 대단한’이라는 격찬을 해줘야 한다. 그 만큼 재주와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라쿤은 잡식동물이다. 이는 궁하면 식물, 동물 가리지 않고 뭐든지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주변 어디서나 살 수 있다. 그래서 원래 거주지인 숲은 물론 도시의 주택가까지 진출했다. 길고양이들의 서식지가 주택가임을 감안하면 북미에서는 라쿤이 길고양이보다 더 광범위한 지역에 퍼져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쿤의 능력을 극대화시킨 것은 앞발이다. 포식자의 앞발은 보행과 사냥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라쿤에게는 다른 용도도 있다. 라쿤의 앞발은 사람의 손과 같은 역할도 한다. 앞발로 먹이를 잡을 수 있고, 잡고 있을 수도 있다. 라쿤은 먹이를 손으로 씻는 습관이 있는데, 이는 앞발을 손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물고기를 앞발로 잡고 있는 라쿤(박제), 2018년 5월 텍사스 댈하트 XIT박물관

 

북미에서 라쿤이라는 존재는 길고양이에게 위협적이다. 라쿤의 체구는 고양이보다 크고, 사냥 능력도 고양이와 견줄만하다. 더구나 나무를 오르는 능력은 라쿤이 고양이보다 더 뛰어날 것 같다. 라쿤은 도시에서도 개나 고양이와 비해 뒤지지 않는 적응 능력을 가지고 있다. 북미의 도시인들은 개체수가 많이 늘어난 라쿤을 이제 해수(pest, 害獸)로 간주할 정도다.

 

라쿤은 사람들의 실수로 이미 북미를 벗어나서 다른 대륙에서도 서식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고향인 북미는 물론 유럽, 구소련, 심지어 일본의 산이나 들, 민가에서도 라쿤은 눈에 보이는 존재다. 한국의 자연과 도시에서는 그런 날이 제발 오지 않았으면 한다. (이미 지난해 카페를 탈출한 라쿤이 서울 시내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게를 앞발로 잡고 뜯어 먹는 라쿤(조각), 2018년 7월 미네소타동물원에서 촬영

 

 

만약 라쿤이 실수 혹은 방사로 한국의 야생이나 도시에 풀려나면 지금까지 라쿤을 모르며 살았던 길고양이나 야생동물들에게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야생조류에게는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라쿤은 높은 나무를 오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둥지 안의 새끼나 알을 해칠 수도 있다. 이는 조류의 번식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북미에서는 라쿤을 사냥할 수 있는 포식자들이 있다. 푸마, 늑대, 스라소니 등이다. 하지만 라쿤이 한국에서 야생이나 도시에서 번식하면 이를 해결할 동물이 없다. 오로지 사냥만이 해결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급하면 나무 위에 숨는 라쿤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길고양이를 포함한 여러 동물들의 평화와 생태계 보호를 위해 세심한 라쿤 관리가 필요하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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