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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고양이는 사유재산의 개념을 알고 있다?

[노트펫] 고양이에게 사람은 어떤 존재일까, 단순히 밥을 주고 잠자리를 챙겨주는 집사(執事)와 같은 존재일까, 아니면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고 의존해도 되는 주인(主人)과 같은 운명일까.

 

이 글을 쓰는 존재는 고양이가 아닌 사람이다. 그래서 풀리지 않는 이 문제에 대해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고양이가 같이 사는 사람들을 집사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로 볼 경우, 고양이의 행동과 태도는 매우 특별해진다는 것은 확실하다.

 

누군가는 고양이를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말한다. 고양이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만 챙기고, 그 이후에는 관심이나 애정을 표시하지 않는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고양이를 잘못 이해하고 하는 얘기다. 고양이는 그렇게 냉정하지도 않고, 못된 동물도 아니다.

 

어린 시절,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이웃에게서 선물 받아 키운 적이 있다. 살아 있는 인형 같이 예쁘고 귀여웠다. 하지만 몇 달 뒤, 금방 어른으로 성장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고양이 특유의 당당한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그 고양이의 아침 습관 중에는 무엇인가를 계속 물어 오는 것이었다. 당시 이런 습관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 생각해보니 그런 행동은 주인 가족을 위한 고양이의 노력과 성의였던 것이다.

 

고양이는 매일 아침 어머니를 찾았다. 고양이 밥은 어머니가 전담하셨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주방 아궁이 근처에 자신의 전리품들을 풀어보였다. 다채로웠다. 잠자리, 귀뚜라미 같은 곤충은 물론 참새 같은 야생조류도 있었다. 심지어 사투리로 납새미라고 부르는 가자미 종류의 생선까지 있었다.

 

 

또한 학교에서 숙제로 부과하는 쥐도 몇 마리 있었다. 철없는 어린이의 입장에서는 학교숙제로 나오는 쥐가 좋았다. 당시 쥐는 학생들 사이에서 권력과도 같았다. 친한 친구에게 쥐 한 마리를 주면 고마워서 어쩔 줄 몰랐다.

 

갓 어른이 된 고양이는 매일 아침 빠짐없이 밥값을 지불한 셈이다. 자기도 이제 애기 고양이가 아니니 집안을 위해 뭐라도 물어오는 게 좋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공교롭게도 그 고양이는 사유재산(Private property, 私有財産)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고양이가 가져온 납새미를 보면 우리 집 마당에서 말리고 있던 것이 한 마리도 없었다. 모두 다른 사람이 자기 집에서 말리던 것이었다. 우리 집 고양이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절도행각이었다.

 

고양이가 남의 집 생선만 물어 온 것은 ‘집안에 있는 생선을 만지면 사랑하는 주인이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유식하게 말하면 고양이는 자신의 집의 사유재산이 줄어드는 것을 싫어했던 것 같았다. 물론 의인화(擬人化)가 매우 심한 해석이기도 하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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