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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원의 미국 야생동물] 너무나 소중한 하마의 똥

[노트펫] 이 세상 모든 동물은 소중하고 귀하다. 인간의 눈으로는 보잘 것 없고, 필요 없어 보이는 동물일지라도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존재다.

 

늑대나 해달 같은 포식동물들은 그들이 먹는 먹이를 통해 생태계에 영향을 끼치는 반면 비버는 자신의 안전하고 편안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행동을 통해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프리카의 덩치 큰 하마(Hippo, 河馬)는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방법을 통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 7월 세인트루이스동물원에서 만난 하마는 필자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독특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물을 좋아하는 하마가 있는 곳에는 당연히 연못이 있어야 한다.

 

그 동물원의 연못은 관람객들을 위해 투명한 아크릴을 통해 밖에서도 보이게 만들어져 있다. 따라서 하마들이 수중에서 무엇을 하는지 관람객들은 충분히 볼 수 있다.

 

필자가 하마 연못에 도착한 순간, 그곳은 물고기들의 파티장이었다. 하마의 연못에 사는 열대어들이 방금 생산된 하마의 배설물(dung)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물의 왕국’ 같은 자연 다큐멘터리에서나 볼만한 장면이었다.

 

하마들이 뿌린 배설물을 즐기고 있는 물고기들, 2018년 7월 세인트루이스 동물원에서 촬영

 

 

육중한 덩치를 하마는 코끼리, 코뿔소에 이어 초식동물 중 체구가 3위에 해당된다. 거대한 체구를 유지하기 위해 하마는 매일 엄청난 양의 식사를 한다.

 

하마는 하루에 300kg의 먹이를 먹는 코끼리 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하루 평균 80kg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먹이를 해치운다. 이렇게 많이 먹으니 당연히 많은 양의 대변을 본다.

 

여기까지는 하마가 덩치 큰 초식동물인 코끼리나 코뿔소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 그 거대 동물들도 많이 먹고 많이 배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부터는 전혀 다르다. 이는 하마의 독특한 대변 습관과 관련 있다.

 

하마는 하루 평균 18시간 정도를 물속에서 보낸다. 물론 대변도 물속에서 본다. 그런데 하마는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대변을 볼 때 가만히 있지 않는다.

 

연신 꼬리를 흔들어 자신의 배설물은 이곳저곳으로 뿌리기 때문이다. 마치 농부가 논이나 밭에 비료를 뿌리는 것(manure spread)처럼 보이는 행동이다.

 

그런데 하마가 대변을 보면 물속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잔치판이 벌어진다. 작은 물고기와 달팽이 그리고 작은 수중 생물들이 한데 모여 하마가 아무런 대가 없이 준 영양가 풍부한 공짜식사를 즐기기 때문이다.

 

세상에 그런 식사를 마다할 생명체는 없다.

 

하마와 그 주변의 물고기들, 2018년 7월 세인트루이스 동물원에서 촬영

 

 

그런데 하마의 똥은 작은 생명체의 배를 채우는 것으로 역할을 끝내지 않는다. 하마의 똥을 공짜로 먹은 작은 동물들은 자신보다 덩치 큰 동물들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덩치 큰 생명체에는 큰 물고기, 새, 악어 같은 야생동물들도 있지만 사람도 포함된다. 이렇게 하마의 똥은 야생동물들은 물론 사람의 식생활에도 큰 기여를 한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참고 >

 

하마가 생태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할을 설명한 이 글은 세인트루이스 동물원의 자료 일부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음을 알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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