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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강아지 나이 측정의 새로운 방식, 정말 정확한가요

[노트펫] 최근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강아지 나이(노화속도) 계산의 새로운 방법론"이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미국 UC데이비스(DAVIS) 수의과대학을 비롯해 여러 의과대학 연구소가 참여한 해당 연구는, 강아지의 나이를 계산할 때 통상적으로 사용되던 차트나 계산식보다도 더 급진적인(?) 결과를 발표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연구진은 사람과 강아지의 연령대별 DNA 메틸화를 비교분석한 결과, 강아지 나이의 계산식은 [ 사람 나이=16ln(강아지 나이)+31 ] 로 환산된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전문가들에게 이미 알려진 것보다 강아지는 생애의 초기에 엄청난 속도로 늙고, 시간이 지날수록 천천히 늙는다는 것을 도표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출처 : Quantitative translation of dog-to-human aging by conserved remodeling of epigenetic networks

 

이 계산식에 따르면 강아지 나이가 1살일 때 이미 사람 나이로는 30살에 이른다는 사실에 많은 보호자분들이 충격을 받으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DNA 메틸화가 뭐길래, 연구진은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일까요? 사전적으로는 DNA 염기에 메틸기(CH3-)가 붙는 것이 메틸화(methylation)라고 하지만, 사실 한 줄로 와 닿는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설명드리자면 이렇습니다. 모든 포유동물은 각자의 고유한 유전정보를 DNA 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DNA가 발견된 이후 생물학계에서는 생명 활동을 조절하는 인자로서 DNA와 DNA를 구성하는 염기서열이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점차 시간이 지나며 유전학자들은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요소가 DNA 염기서열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발견을 하게 됩니다.

 

특히 DNA 염기서열 자체의 변화 없이도 약간의 화학적인 변화(메틸화)가 일어날 수 있고, 이 변화의 양상이 유전자의 발현과 세포의 주기, 넓게는 암과 같은 질병의 발생이나 생명체의 노화와도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이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DNA 위에 얹혀져 있는 메틸기의 패턴 역시 DNA 염기서열을 분석해 지도를 그리듯 분석할 수 있고, 이러한 패턴을 메틸놈(Methylome)이라고 하는데요.

 

연구진은 강아지(여기서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사람의 평균 수명을 고려해 나이대별로 많은 유전자 샘플을 모아 생애주기별 메틸놈 패턴을 비교분석하고, 수리통계학적 분석을 통해 위와 같이 어려운 공식을 도출해 냅니다.

 

 

심지어 공식의 도출 과정에는 머신러닝을 비롯한 고도의 통계학적 분석기술까지 동원되었으니, 한편으로는 강아지 나이 측정하는 데 너무 거창한 방법론을 쓴 건 아닌가 싶을 정도이지요.

 

이렇게 산출된 계산식에 따라 실제 사람과 강아지 (그리고 이미 유전학적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진 쥐)의 생애주기를 결정하는 주요한 사건들(성 성숙, 신체 성장의 종료 등)을 비교해도 거의 비슷한 결과를 얻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강아지의 경우(품종의 차이는 있지만) 약 1년령에 신체의 성장이 끝나고, 사람은 25세 전후로 신체의 성장이 끝나는 것처럼요.

 

사실 저도 논문을 보면 볼수록 입이 떡 벌어지는데요. 강아지 나이 계산은 '과학의 승리'로 끝나게 될까요?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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