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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스독스의 동물세상] 표범, 개를 먹잇감으로 삼다

초식동물 입장에서 보면 표범이라는 맹수는 치명적이고 은밀한 습격자다. 많은 먹잇감들은 자신을 잡아먹을 표범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전혀 예상치 못하다가 습격을 당한다.

 

이렇게 은밀한 사냥꾼 표범은 간혹 마을에 내려와서 사람까지 습격하여 살해하기도 한다. 표범이 사람을 공격했다는 뉴스 대부분은 인도와 관련이 있다. 인도에서 이런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과거 표범들이 살았던 야생의 공간까지 인간의 손길이 계속 닿고 있기 때문이다.

 

ⓒ캉스독스

표범의 주식은 원래 사슴과 같이 발굽이 있는 초식동물이다. 하지만 환경 적응능력이 뛰어난 표범은 반드시 발굽동물 만을 먹지는 않는다. 주변 환경에 따라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먹잇감은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


도시 근처에서 사는 일부 인도 표범들은 발굽동물이 전무한 생태환경 때문에 식성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그러면 그 인도 표범들은 무엇을 먹을까?


여기서 잠시 방향을 바꿔서 한국 표범 이야기를 하겠다. 이미 오래 전 돌아가신 조부님은 아래와 같은 얘기를 하신 적이 있다.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 때만 해도 강원도 두메산골에서는 집집마다 개를 키우며 맹수의 습격에 대비했는데 그 개들은 맹수와 맞서 싸우는 용도가 아닌 일종의 공물(供物)이었다는 것이다.

 

개는 자신을 키워준 주인을 위해 주인 대신 자신의 몸을 호랑이나 표범 같은 맹수에게 바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할아버지는 이런 상황을 종종 목격하셨다고 말씀하셨다. 주인이 아침에 일어나 개가 없어지면 당시 산골 주민들은 “어제 범이 와서 데려 갔구나”하고 체념했다고 한다.


100년 전 얘기를 하는 이유는 당시 우리 호랑이나 표범들도 개를 잡어 먹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열악한 먹이 환경 때문인지는 확실치는 않지만 인도 표범들도 개를 즐겨먹는데, 이는 인도 표범의 배설물을 분석한 연구진에 의해 확인된 사실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그 내용을 이미 권위 있는 과학저널에 기고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표범 배설물의 약 34% 정도가 개의 고기와 뼈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표범이 얼마나 개를 즐겨 먹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인도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유기견이 많은 것 같다. 유기견들은 특성상 사람들이 사는 도시주변에서 음식쓰레기를 뒤지면서 살기 마련이다. 이런 유기견들에게 일반인들의 시선은 차갑다. 솔직히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유기견의 그런 특성을 고려하여 표범은 사람들이 애지중지 키우고 보호하려는 성향이 있는 가축인 닭, 염소, 돼지 대신 손쉬운 먹잇감인 개들을 잡아먹는 것으로 보인다.

 

야생에서 발굽동물을 사냥해야 할 표범이 유기견들을 주요 먹이 중 하나로 삼는 것을 보면 그들의 서글픈 현실이 가슴 아픈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감안하면 인도 표범들이 좋은 자연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은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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