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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강아지도 긁어주면 시원함을 느끼나요

휴리에트 캡쳐

 

[노트펫] 얼마 전 똘똘한 길 강아지 동영상이 세계적인 바이럴 컨텐츠로 등극했습니다. 영상 속 강아지는 자동세차장에서 회전하는 세차용 롤러를 이용해 자신의 몸을 긁고 있는데요.

롤러가 회전하면 고개를 뒤로 젖히고 만족스러운 포즈까지 취하는 장면에 10만 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호응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터키 일간지 휴리에트에 이 강아지는 터키 이즈미르(Izmir)에서 주인 없이 사는 길 강아지로, 사람들이 린다(Linda)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저먼 쉐퍼드 믹스인 린다는 한 주에 서너번 정도 세차장에 나타나 영상처럼 자동 세차기를 이용하고 유유히 돌아간다고 합니다.

 

 

목격자들의 언급에 따르면, 길에서 태어난 린다는 딱히 누가 가르쳐 준 적이 없음에도 스스로 자동세차 기기를 이용해 셀프 마사지(?) 받는 법을 터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의사로서 이 장면을 보고 딱 떠오른 물건이 있습니다. 바로 카우브러쉬인데요. 얼핏 보면 자동세차기와 비슷하게 생긴 이 물건은, 소를 키우는 농가에서 소가 가까이 다가오거나 브러쉬를 고개로 미는 등의 힘을 가하면 작동해 목과 몸통의 피부를 자극해줍니다.

 

카우브러쉬 사용 모습.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소를 키울 때 카우브러쉬를 사용하면 스트레스 감소, 산유량 증가는 물론 젖소농가의 큰 골칫거리인 유방염 발생빈도 감소까지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처럼 카우브러쉬의 효과에 경험적 근거가 있다 보니 국내에서도 소를 사육하는 농가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강아지도 소처럼 브러쉬를 통해 가려운 곳을 긁어 주면 마사지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글쎄요. 실증적으로 비교연구된 내용이 없어 확실하진 않지만, 젖소와 린다의 사례들을 보면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음직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소들이 사용하는 자동 카우브러쉬는 크기도 엄청나지만 가격도 개당 수백만원에 이르는 럭셔리 아이템(?) 입니다.

 

만약 이 컨텐츠를 보고 우리 아이도 긁어줘볼까 하는 생각이 드셨다면, 기계를 이용하기보다는 보호자분께서 직접 마사지해주시며 유대감을 쌓아 보는 건 어떨까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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