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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고양이에게 생쥐 한 마리의 의미

[노트펫] 한국인들의 한 끼 식사는 식탁 왼쪽에 공깃밥 한 그릇, 오른쪽에 국 한 그릇 그리고 약간의 반찬 정도다. 물론 맛있는 고기반찬이 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정해진 양의 이런 식사를 매일 같은 시간에 세 번씩 하면 몸도 마음도 튼튼해질 수 있다.

 

고양이에게도 신체조건에 적합한 이상적인 한 끼 식사량이 있다. 이는 인간의 반려동물로서의 고양이가 아닌 그 이전의 동물인 야생고양이의 식습관을 이해하면 유추 가능하다.

 

고양이는 인간과 같이 살면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먹이다. 고양이는 이제 사냥을 해서 직접 먹이를 조달하지 않아도 된다.

 

인간은 고양이의 생존에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의 집고양이들이 먹는 먹이는 인간이 야생에서 구한 것이 아니다.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것이다.

 

집고양이의 선조인 살쾡이들이나 인간의 품에서 다시 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들은 주로 설치류(Rodent, 齧齒類)를 사냥하며 허기를 채운다. 특히 설치류 중에서도 체구가 작은 생쥐(mouse) 같은 동물들을 즐긴다.

 

그런데 생쥐는 고양이라는 작은 포식자가 주식으로 삼기에 가장 최적화 되어있는 동물이기도 하다. 생쥐는 고양이의 주된 먹잇감으로서 가져야 할 까다로운 조건들을 다 갖추었기 때문이다.

 

등산로에서 마주친 길고양이. 산에 사는 이 고양이도 설치류가 주식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6월 서울에서 촬영

 

첫째, 생쥐는 고양이가 사냥하기에 적합한 체구다. 생쥐의 체중은 10~20g으로 고양이의 수십 분의 일에 불과하다. 따라서 고양이의 실력으로 생쥐를 사냥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둘째, 생쥐는 환경적응 능력이 뛰어나 어디서나 잘 산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생쥐는 살 수 있다. 이는 고양이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자신의 예리한 청각과 후각으로 생쥐를 찾아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냥감의 존재가 희소하면, 포식자는 그 사냥감에게 자신의 생존을 의지할 수 없다. 생쥐는 고양이에게 적어도 그럴 위험은 없는 확실한 먹잇감이다.

 

셋째, 생쥐는 번식력이 왕성하여 남획(濫獲)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쥐는 6개월이면 성성숙(性成熟)이 이루어진다. 생후 6개월만 되어도 암컷이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쥐는 일 년에 4번이나 출산하고, 한 번 출산할 때 6~7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더구나 생쥐는 새끼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그래서 모성애가 뛰어난 어미를 둔 생쥐는 성체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고양이가 아무리 열심히 생쥐를 사냥해도 생쥐의 전체 개체수를 좌우할 수준에는 이르기 어렵다.

 

작은 포식자인 고양이에게 이상적인 한 끼 식사량은 생쥐 한 마리 수준(one mouseworth)이다. 생쥐 한 마리가 가진 열량 정도면 고양이에게 충분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 고양이는 사람들의 생각보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는다. 대신 자주 먹는 편이다.

 

자연계에서 생쥐 한 마리가 주는 포만감과 열량은 고양이의 체내에서 그리 오래가진 않는다. 고양이는 그 열량이 사라질 무렵 다시 사냥에 나선다. 사람으로 치면 아침을 먹고 나서 점심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리고 생쥐 사냥에 성공하면 다시 그 생쥐를 먹는다. 그러면서 생쥐가 가진 몇 시간짜리 에너지를 자신의 신체에 비축한다. 그게 원래 야생고양이들의 생활이었다. 인간과 고양이가 만나기 전의 고양이들의 하루 삶이었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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