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부산 사상구의 한 주택에서 30년째 참혹한 환경 속 살아가고 있는 개들의 구조가 시급하다.
부산 하얀비둘기 보호소 윤희순 운영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 개들은 쓰레기와 배설물, 사체가 뒤섞인 참혹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난 21일 현장 점검에 나선 구청 주무관이 파악한 개체수는 16마리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그보다 더 많은 개들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윤 위원장은 "할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지난 30년 동안 계속 할머니가 데려온 개들을 키워왔다'고 말했다"며 "지금 2~3개월 되는 강아지가 많이 보이는데, 나이든 개들은 죽기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개들이 새끼를 낳고 죽기를 반복하는 생활이 이어져 왔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할아버지는 '사체는 종량제 봉투에 버렸다'고 했으며, 계단에서 신문지에 싸여 방치된 사체도 발견됐다.
집 안의 개들은 모두 믹스견으로 보이는데, 이 또한 오랫동안 중성화되지 않은 개체들이 집 안에서 번식하면서 종이 섞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저분한 환경도 문제지만, 좁은 공간에 함께 살다 보니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 최근에는 개들이 옥상에서 싸우다 한 마리가 밖으로 떨어지기도 했다는데. 할아버지는 '밥도 잘 먹고 괜찮다'며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개들을 '사랑해서' 돌봐준다고 했다지만, 이곳으로 데려오는 개들은 누군가 잃어버려 애타고 찾고 있는 반려동물일 수도 있다. 가족에게 돌아갈 기회를 잃어버린 셈이다.

또한 개들의 중성화도 이뤄지지 않았다면 계속 개들이 번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임신한 상태의 개가 있을 수 있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 노부부는 잘 알려져 있었다. 인근에서 애견미용실을 운영하는 A씨는 본지와 연락에서 "이미 동네에서 유명하다. 월세로 살면서 쫓겨 다니며 개들을 키운다고 들었다. 아주 가끔 미용을 맡기셨는데, 벼룩이 엄청 많았고 상태가 집에서 키웠다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할아버지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같이 살고 있는 할머니는 치매에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다. 지자체 조사 이후에는 동물보호단체의 방문에도 문을 열어주고 있지 않아, 동물들의 보호와 노부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윤희순 위원장은 "그동안 민원도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동물보호뿐만 아니라 노인복지, 환경위생 차원에서 구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들이 구조된다면 사상구의 유기동물 보호 업무를 위탁받은 하얀비둘기 보호소에 입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호소가 담당하는 사하구, 강서구, 사상구에서 발생하는 유기동물은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기준으로 한 해 1,000마리가 넘는다. 윤 위원장은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개들이 들어오면 선별적으로 안락사가 시행되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올해 3월 강서구청에서 핏불 9마리를 운영위원회 몰래 안락사시켰던 일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핏불들은 소유권이 포기된 개체는 필수 입양 공고 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호소 입소 1시간 만에 안락사됐다.
윤 위원장은 "전부 보호할 순 없어도, 최소한 입양될 수 있는 개들에게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단체, 개인 단위라도 구조와 입양 노력을 기울인다면 개들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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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 애니멀호더 사건과 관련된 자세한 진행사항은 인스타그램(@_e.l.ove)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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