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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하는 강아지와 적정거리 유지하기

코로나 19 때문에 외출이 겁나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하루 종일 붙어있다 보니 더욱 더 가깝고 끈끈해지는 우리 사이. 반려인과 강아지의 행복한 적정거리는 얼마나 될지 고민해 봤어요.

강아지와 함께 해외에서 한 달 살기 도전!

지난 2월에 돌이와 단 둘이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베트남 다낭에서 한 달 살기에 도전한 건데요. 베트남은 반려동물 출입국이 까다롭지 않은 편이라 작년 말부터 검역절차를 제가 직접 준비했고 돌이도 이착륙 때 낑낑댄 것 외엔 5시간의 왕복비행을 생각보다 잘 견뎌줬어요. 다만 여행 막바지에 코로나 19 때문에 인천 행 귀국 비행기가 끊기면서 고생을 좀 했는데요. 

며칠 후 항공편을 구했지만 바뀐 비행기에는 강아지가 탈 수 없으니 두고 가라는 농담 같은 위기를 겪은 것부터 많은 일이 있었지만… 무사히 함께 잘 돌아왔습니다.

다낭에 도착했을 때 돌이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어요. 반나절 만에 확 달라진 후덥지근한 날씨에, 공기에 떠도는 냄새도 다르고 오토바이 소리에 정신이 없는 것 같더군요. 갑자기 달려오는 낯선 개들과 귀엽다며 만지려는 사람들 때문에 당황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베트남 사람들이 워낙 강아지를 좋아해서 어딜 가나 사랑 받았고 거리의 강아지들도 생긴 것과 달리 착하고 순해서 별 사고 없이 잘 다녔습니다.

가장 좋았던 건 바닷가 모래사장에 신나게 뛰어 놀았고,  숙소 마당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배변하고 냄새 맡을 수 있었다는 거였어요.

저는 프리랜서라 평소에도 돌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같이 있었던 건 처음이에요.

시장에 갈 때 잠깐씩 숙소에 두고 나갔고 반려동물은 들어가지 못하는 관광지에 반나절 혼자 다녀온 것 빼고는 한 달 내내 하루 24시간을 둘이 붙어 있었어요.

집착하는 강아지

강아지와 보낸 자가격리생활의 고민

그런데 귀국한 후 14일간 자가격리를 하면서 다시 돌이랑 집에 있게 됐고, 준비하던 작업까지 미뤄지면서 또 다시 한 달을 집안에 꼭 붙어서 지내게 됐습니다.

돌이가 좋아하는 건 둘째 치고, 외출할 때마다 안스럽던 아이와 함께 있으려니 너무 행복하지만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이 시기가 지나가고 제가 다시 바쁘게 일하게 되면 돌이가 떨어지려고 할까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이전보다 더 힘들어하지 않을까요? 우리 사이, 이렇게 가까워도 괜찮을 걸까요?

집착하는 강아지, 혹시 분리불안?

평소에 돌이가 분리불안이 아닐까 조금 걱정하고 있거든요. 엄마와 제가 오냐오냐 키워서 그런지… 돌이는 사람이 만져주는 걸 좋아하는 무릎 강아지인데다 식구들이 외출하거나 옆에 있던 사람이 떠나는 걸 엄청 싫어해요.

특히 제가 옷을 갈아입거나 화장대 앞에 서면 먼저 낌새를 채고 안절부절하기 시작합니다.

가장 싫어하는 행동은 바지를 갈아입고 양말을 신는 것이고. 겉옷을 입으면 난리가 나는데요.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건 기본이고, 절박하게 짖으며 매달리지요.

다행인 건, 그리 오래 짖지는 않아요. 제가 엘리베이터 탈 때 즈음이면 조용해졌다가 다음 순위인 할머니, 이모 등에게 애교를 부리기 시작한다네요.

할머니가 주는 밥도 잘 먹고 하울링을 하지도 않아요. 식구들이 다 외출하고 혼자 있을 때도 물건을 물어뜯거나 배변실수를 하지 않고 얌전히 잘 있는 것 같아요.

문제는, 제가 자주 나가는 평일에는 쉽게 포기하고 잘 지내는데 주말을 같이 보낸 후 월요일에는 힘들어 한다는 거예요. 

좋아하는 간식도 먹지 않고 잠만 자다가 제가 들어온 후에야 후다닥 먹어치워요. 다른 날보다 반기며 뛰는 정도도 훨씬 격렬하고요.

작년 봄에 3주 정도 떨어졌던 다음부터는 같이 있을 때 저를 더 따라다니고 옆에 붙어있으려는 행동이 심해진 것 같아요.

반대로 이번에는 두 달 넘게 저와 딱 붙어있었으니 있었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심히 걱정스럽네요.

집착하는 강아지

껌딱지처럼 집착하는 강아지, 벨크로 독

대안을 찾다가 벨크로 독이란 걸 알게 됐어요. 강아지와 살다보면 발에 채일 듯이 이방 저방 졸졸 따라다니고 뒤를 돌아보면 나를 보고 있는 강아지와 눈 마주치는 일이 자주 있잖아요.

돌이도 저를 졸졸 따라다니고 무릎으로 올라오려고 좁은 틈을 비집고 버둥거려요. TV나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발에 몸을 대고 누워있고 가끔 쳐다보면 홀린 듯이 저를 쳐다보고 있고요.

이렇게 보호자 곁에 찍찍이처럼 딱 붙어있으려는 강아지를 벨크로 독이라고 한답니다.

분리불안이 있는 강아지는 보호자와 떨어지는 걸 불안하게 느껴서 물건파괴, 하울링, 대소변 실수, 탈출시도, 빙글빙글 돌기,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나타내요.

하지만 벨크로 독은 보호자가 곁에 있을 때 졸졸 따라다니기, 주시하기, 붙어 있기 등 집착에 가까운 증상을 보이는 특징이 있어요.

돌이의 경우 분리불안 보다는 벨크로 독에 가까운 듯 한데요. 하지만 심해지면 분리불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니 특별히 조심해야 할 단계인 것 같아요.

독립적인 강아지로 키우기 위한 반려적 거리두기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365일 24시간을 붙어있을 수는 없잖아요. 사람이나 강아지나 혼자 있을 수 있는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고요. 그래서 이제부터는 집 안에서도 돌이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려고 해요.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을 때는 TV나 유튜브를 열심히 찾아보며 교육했는데 갈수록 느슨해진 원칙들이 있거든요.

무릎에 올라오면 슬쩍 밀어내고 일어나기, 다른 방에 잠시 머무르기, 자주 쳐다보지 않고 관심 덜 주기 등등 아기 때 열심히 했던 교육을 다시 시작하고 있어요.

글을 쓰는 지금도 돌이는 혼자 자기 집에서 간식을 먹고 있답니다 ^^

켄넬 훈련에도 좀 더 공을 들이기 시작했어요. 강아지 집은 집안 내부를 다 볼 수 있는 곳이 좋다고 해서 식탁 옆 안락의자 아래에 켄넬을 놓아 뒀는데 자주 사용하지 않았거든요. 

돌이는 혼나거나 삐졌거나 제가 칫솔을 들 때만 잠시 들어가는데요. 일단 한 번 들어가면 스스로 나올 때까지 모른척해요. 일종의 치외법권 지대죠~ 요즘은 켄넬에 들어가면 특별 간식을 줘서 혼자 있는 시간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끼도록 훈련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조금씩 노력하면 돌이의 독립심이 더 커질 수 있겠죠? 

집착하는 강아지

 또 하나의 과제, 반려인의 분리불안 해소하기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할 큰 숙제가 남았는데요… 그건 바로 저의 분리불안이에요.밖에 나가서도 돌이 얼굴이 떠오르고, 보고 싶고, 하루 종일 돌이 생각만 하고 있네요 ^^; 어쩌면 저도 돌이에게 너무 집착하고 걱정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돌이와 저 모두 거리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떨어져 있지만 편안하고, 나갔지만 돌아올 것을 믿고,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행복한 게 진짜 행복하고 신뢰하는 반려생활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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