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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길고양이 데려왔는데도 치료비를 내라고?'

 

[노트펫] 얼마 전 한 분이 탈진한 고양이를 데려왔다. 본인이 밥 주던 고양이인데 며칠 안보이다가 발견했는데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중독이나 사고가 의심됐다. 일단 조심스럽게 검진을 했는데 사고는 아닌 듯했다. 추가 검사가 필요했다.

 

그런데 구조자분은 이런 경우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 어떤 검사가 아니라 어떻게 처리해야 하냐는 뜻이다.

 

구조자가 치료를 해주시거나 여유치 않으면 구조협회에 연락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적극적인 검사나 처치를 부담스러워 하셨다.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수액과 기본적인 처치를 해드렸다.

 

진료가 끝나고 다른 진료를 보는데 길냥이를 데려온 분이 진료비를 내지 않고 그냥 가셨다고 스텝이 전해왔다.

 

그럴 분으로 보이지 않았기에 전화를 한번 드려보라고 했다. 스텝이 전화를 드렸더니 남성분이 황당하다는 듯 길냥이도 돈을 받냐고 말씀하신다.

 

스텝이 저희가 공공보호소는 아니기에 무상으로 치료를 해드릴 수 없음을 설명드렸다. 대신 비용을 최소로 청구했다는 점도 말씀드렸다. 그제야 이해하고 계좌로 입금해주시기로 했다.

 

사실 이런 일이 잦다.

 

유기견, 길고양이, 또, 새를 구조하면 동물병원에 우선 데려온다. 여기까지는 크게 상관이 없다.

 

하지만, 구조자는 할 일을 다했다며 수의사에게 이후를 부탁하는 경우가 있다. 정말 천사표 수의사는 그리할지 모른다. 하지만 동물병원은 죄송하게도 동물구조협회가 아니다.

 

구조자가 최소한 선의를 책임지려할 때 수의사도 작은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는 법이다. 나몰라라 떠넘기거나 무상으로 치료를 해주길 원한다면 솔직히 난감하다.

 

오래 전 어떤 분께서 길냥이를 직접 와서 구조해주지 않는다며 원망한 적이 있다. 내가 그때 그리 말씀드렸다.

 

직접 가서 구조해주는 분은 참 좋은 수의사다. 하지만 좋은 수의사가 아니라고 다 나쁜 수의사가 아니다.

 

좋은 수의사가 아닌 나머지는 그냥 평범한 수의사다. 도움을 드를 수 있으면 좋지만 저는 생업이 있는 수의사이지 동물구조협회 직원이 아니다. 그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말씀드렸다.

 

그 분은 다소 기분 나쁘게 전화를 끊었다.

 

동물을 구조하거나 유기동물들을 돌보는 분들은 대부분 좋은 분들이다. 하지만 동물병원은 동물을 치료하는 곳이지 동물를 구조하는 공적인 기관이 아니다.

 

본인의 좋은 뜻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우리를 나무라지 말았으면 좋겠다. 돕고자 하는 마음도 상대가 책임감이 있을 때 생기는 법이다. 부디 이 점은 좀 지켜주었으면 한다.

 

유경근 방배한강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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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댓글 2건

  • jerry yoo 2018/10/25 11:58:23
    좋은 글입니다. 자기 위안 삼자고 자기기준을 다른사람에게 들이대는 묘견족이 많은 세태가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답글 1

  • 김동철 2018/10/31 13:31:54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동물병원에서 자기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길고양이를 치료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듯 한데 이해할 수 없네요.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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