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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에 붙은 진드기 터뜨리지 마세요"

활동기 불청객 진드기..길 가운데 다니고 예방약도 고려해봐야

진드기 확인은 필수..제거할 땐 조심히, 터뜨리지 말아야

제거 어렵고 걱정된다면 동물병원으로

 

[노트펫] 한 보호자가 강아지 꼬리에 까만 혹이 있다고 내원했다. 조심히 살펴보니 혹이 아니라 진드기였다. 혹시 풀숲에 가신 적이 있는지 여쭸더니 며칠 전 서울숲을 다녀오셨단다.

 

외부활동이 많은 계절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은 동물의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더욱 자주 산책을 해야 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외부 기생충 등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진드기는 여러 질병을 매개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진드기는 주로 우거진 풀, 낮은 관목, 낙엽 등에 숨어 있다가 동물들이 근처에 다가오면 채취, 체온, 움직임 등을 감지하여 동물의 몸에 붙는다. 심지어 그림자를 인식해서 동물을 감지한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진화의 산물이다. 점프를 하거나 날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접촉 있을 때 털 등에 붙어 흡혈할 장소로 기어서 이동한다.

 

일단 흡혈할 장소를 찾으면 입으로 피부를 찢고 빨대같이 생긴 주둥이를 그 속에 넣는다. 그리고는 접착제 같은 성분을 집어넣어 입을 피부에 단단히 붙인다. 이 때문에 진드기를 제거할 때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후 흡혈을 시작한다. 한번 흡혈을 시작하면 수일동안 천천히 흡혈하여 영양분을 축적한다.

 

 

많은 분들이 진드기를 발견하면 그 자체로 많이 놀란다. 특히 최근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까지 하는 일명 살인진드기라고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가 매개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증후군(SFTS)때문에 더욱 그렇게 인식된다.

 

솔직히 징그럽게 생기긴 했지만 그렇다고 진드기 자체가 그렇게 위험한 것은 아니다. 진드기가 흡혈을 해봤자 그 양은 사실 지극히 적기 때문에 감염동물의 건강을 해칠 수준은 아니다. 물론 정말 많은 진드기가 감염되었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진드기가 위험한 이유는 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다른 질병이다. 흡혈과정에서 진드기는 침을 감염동물에게 집어넣게 되는데 이 때 만약 해당 진드기가 어떤 질병 매개체를 지니고 있었다면 동물에게 그 질병을 옮기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개에게 가장 많이 걸리는 진드기 매개질환은 바베시아증이다. 고열, 황달, 빈혈,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된 진드기에 물린 후 1~3주 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심되면 빨리 동물병원에 가야한다.

 

이외에도 라임병, 아나플라즈마증, 얼리키아증 등도 감염될 수 있다. 진드기에 물리거나 물렸다고 의심되는 상황에서 1~3주 후 고열, 식욕부진, 다리 절음 등의 증상 등이 나타난다면 빨리 동물병원에서 검진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진드기가 확인되면 조심히 제거해야 한다. 입 부위를 겸자 등으로 확실하게 잡은 상태에서 비틀지 말고 힘을 줘 천천히 입까지 다 빠지도록 제거한다. 그냥 제거하면 그 과정에서 더 혹시 있을 감염체가 더 동물 속으로 옮겨갈 수 있다. 자신이 없다면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제거 후 진드기는 터뜨리지 않는 것이 좋다. 그 과정에서 감염체가 상처난 피부 등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진드기 매개 감염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걸릴 수 있는 질병들이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알콜 등에 담아서 죽이거나 밀봉한 상태로 버리는 것이 좋다. 산 상태로 외부에 버리면 다시 다른 동물에 감염될 수 있다.

 

동물에게 진드기가 확인되면 같이 생활하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도 감염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의류는 세탁 후 충분히 햇볕에 건조하도록 하고 동물 뿐만 아니라 사람도 잘 살펴봐야 한다. 한번은 강아지가 진드기에 물렸다며 내원했는데 물린 위치를 찾고 있는 보호자의 머릿속에 진드기가 확인된 일도 있었다.

 

당연히 감염 전에 예방을 하는 것이 제일 좋다. 주로 봄부터 가을 사이에 감염이 되기 때문에 이 기간 외부활동을 할 때는 풀숲 등에 들어가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산길을 다닐 때는 줄을 해서 가능한 길 가운데로 다니게 하는 것이 좋다.

 

연구에 따르면 진드기는 사람과 동물이 자주 다니는 길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정말 무서운 놈들이다. 솔직히 내가 진료하는 서울 도심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심지어 집 정원에서 감염되어 오는 강아지도 있다.

 

그리고 외출 후에는 털을 헤쳐 잘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때론 유충이나 애벌레 단계에서는 크기가 작아 잘 안보일 수 있다. 수시로 동물의 피부를 살펴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럴 때를 대비해 정기적으로 약으로 예방하는 것이 좋다. 주로 도포하는 형태의 약이 있는데 최근에는 목걸이형, 먹는 약 등도 나와 있다. 자세한 약의 사용은 동물병원에서 상의하면 된다.

 

동물과의 즐거운 외출이 괜히 질병으로 연결되지 않게 사전에 충분히 질병에 대해 이해하고 예방하는 습관을 갖길 바란다. 

 

유경근 방배한강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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