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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은 보고 있다!”..고프로가 담은 장애 차별 영상

아미트 파텔과 안내견 키카

 

시각장애인이 안내견 등에 고프로 카메라를 달고, 매일 장애인이 차별 당하는 씁쓸한 현실을 영상으로 담았다고 영국 일간지 메트로가 지난 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응급의학과 의사 아미트 파텔(37세·남)은 5년 전 원추각막 안질환으로 시력을 잃고, 병원을 그만뒀다.

 

파텔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키카를 만난 뒤부터 매일 런던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게 됐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5%만이 시각장애인이 에스컬레이터를 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키카는 그 5%에 들어가는, 우수한 안내견이다.

 

파텔은 키카의 등에 액션카메라 고프로를 달고, 그가 매일 직면하지만 볼 수 없었던 차별을 영상에 담았다. 파텔이 동영상을 촬영하기로 결심한 것은 에스컬레이터에서 자신을 밀치고 지나가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파텔은 키카 덕분에 에스컬레이터를 탈 수 있었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마다 키카를 밀치고 지나가는 행인들 때문에 키카는 매우 당황하고 두려워했다.

 

파텔이 왼쪽에 키카의 목줄을 잡고 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에스컬레이터 통로를 가로막게 됐다. 파텔은 “사람들은 통로에서 비키라고 키카를 우산이나 가방으로 친다,”며 “지나갈 공간이 있지만, 시각장애인을 밀치고 지나가는 것이 재미있어 그러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최악의 상황은 파텔의 등에 대고 혀를 차고,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파텔은 “한 여성이 그녀의 뒤에서 (정체를) 견디는 사람들에게 사과하라고 말하기까지 했다,”며 “나는 그녀에게 내가 눈 먼 것을 사과해야 하는 거냐고 묻자 그녀는 그렇다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그들은 시각장애인에겐 뭐든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오만불손했다. 파텔과 키카가 지하철이나 기차에 타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승객들. 폐쇄된 도로 앞에서 도와달라고 외치는 파텔을 무시하는 역무원들. 파텔과 키카를 밀치고 지나가는 행인들. 승차를 거부하는 택시 운전사들. 안내견에게 다가와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어, 갈 길을 갈 수 없게 만드는 사람들.

 

파텔은 매일 컴퓨터에 이 동영상들을 옮겨 담고, 아내 시마에게 모두 보여줬다. 시마는 파텔이 당시에 감지하지 못한 사실들을 볼 수 있었다.

 

지하철에서 한 여성은 빈자리에 파텔을 앉히는 대신에 자신의 가방을 놓기도 했다. 막힌 길 앞에서 5분간 도와달라고 외쳐도 무시한 역무원들은 파텔과 키카를 보지 못했다고 둘러대기도 했다.

 

파텔은 “시력을 잃은 것은 매우 외롭고, 대중교통으로 다닐 때면 때때로 구석에 앉은 어린 아이가 된 것 같다,”며 시각장애인에게 따뜻한 배려를 호소했다.

 

파텔은 현재 영국 왕립시각장애인협회(RNIB), 시각장애인을 위한 행동(Action for Blind People),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Guide Dogs for the Blind) 등 여러 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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